국립등대박물관을 찾아가다.
송하 전명수
육지에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가 개설되어 있는 것처럼 연안이나 망망대해에도 선박이 지나다니는 뱃길이 있다. 바다에는 얕은 여울이나 암초 등 위험한 곳이 많아 선박이 빠르고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바닷길이 정해져 있는데 이것을 항로(航路)라 한다. 그리고 바다위에서 운항 중인 배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게 하며 운항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섬이나 항구, 만, 곶, 협수로 등에 동광, 형상, 색채, 전파, 음향 등 인공적으로 설치한 항행원조시설을 항로표지(航路標識)라 한다. 아주 오랜 옛날의 항로표지라 한다면 횃불을 밝혀 뱃길을 인도하였고 암초나 수심이 얕은 곳에는 나뭇가지를 꽂아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다가 기원전 280년경에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인들은 지중해 연안의 파로스섬에 최초로 등대를 세웠다. 이 등대는 높이가 135m 이상이었다는데 3단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맨 아래층에는 4각형, 중간층은 8각형이고 가장 위층은 원통형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 등대는 세계 7대 불가의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수십 개의 방을 비치하였다고 한다. 중세 아랍인들은 꼭대기의 등대를 작은 모스크로 바꾸었고 12세기 이후에 무너져 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제국이 일제와 체결한 통상장정(通商章程)에 따라 높이 7.9m, 지름 2m의 등탑을 만들어 1903.6.1 팔미도등대를 세워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인천항에서 15.7km 떨어진 작은섬 팔미도에 우뚝 솟아있는 하얀 등대는 인천항을 드나드는 수많은 선박들의 안전운항을 위하여 지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의 팔미도등대는 26m 높이의 등탑과 전망대, 100주년 기념상징물인 천년의 빛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등명기(燈明機)는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와 대형회전식 등명기로 불빛을 50km까지 비추며 10초에 한 번씩 불빛을 번쩍이고 있다. 우리나라 최근의 등대는 1998.12.19에 새로 세운 독도등대로 백색원형 콘크리트조인데 높이 15m이다. 독도등대는 1954년도에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이다. 우리나라 최동단의 화산섬에 세워진 등대이며 등대원이 상주하며 국토지킴이 역할과 선박의 안전운항에 기여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해안과 섬 지역 39개소에 등대가 설치되어 있다. 동해안에는 주로 육지에 등대가 설치되어 있는 반면에 남해와 서해에는 섬의 산 정상에 설치해 놓았다.
산업기술의 발달과 시대적인 변화로 점차 사라져가는 항로표지시설과 장비들을 영구히 보존, 전시하고 그 역사를 연구하기 위하여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2리 221번지에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한차례 다녀간 적이 있었지만 주마간산 식으로 바삐 훑어보았기 때문에 이번에 친구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나들이할 기회가 있어 다시 둘러보기로 하였던 것이다. 이 박물관은 등대관, 해양관, 기획전시관, 수상관, 야외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등대관은 광장의 계단을 통하여 2층부터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정보 검색실에서는 박물관의 각종정보검색시스템과 다면영상을 통하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과 관람정보에 대하여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항로표지 역사관에는 항로표지 역사를 연대기별로 살펴보고 세계최초의 등대인 파로스등대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를 3D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항로표지 유물관에는 빛, 소리, 전파를 이용한 항로표지 시설물을 여러 가지 유물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각종 등명기구와 장거리 무선항법 시스템, 전기사이렌이 눈에 다가온다. 등대원의 생활관에는 매직비젼을 활용한 디오라마 모형과 등대업무에 관련한 각종 문서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등대지기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등대원의 업무일지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를 통하여 밤낮으로 혼자서 일하는 등대지기의 외로움이 묻어나기도 하였다. 등대사료관에는 등대역사와 관련한 각종 문서와 선박모형을 통하여 근대식 항로표지와 그 발달사를 알아볼 수 있었다. 1951년도에 작성한 팔미도 등대서류를 접해볼 수 있었는데 조금 더 세월이 지나면 중요한 사료적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 같다.
해양관에는 고대에서 현재까지 사람들이 해양활동을 위하여 이용하였던 선박의 변천을 선박의 모형과 그래픽 판넬로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지연의 마지막 보고라 할 수 있는 해양을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양연구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설명해 놓았다. 바다생물의 표본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연근해에 살고 있는 바다생물들을 관찰 할 수 있었다. 바다목장 모형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 코너에는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국민들에게 양질의 양식 제공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바다 목장사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바다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해야 할 것 같았다. 우리의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해양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겠다. 내륙에서 살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이곳에 와서 바다의 원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갔으면 참으로 유익할 듯하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찾아와서 일찍이 바다로 향하는 포부를 가지게 하였으면 해양강국으로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수상전시관에는 인어상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항로표지에 관한 기술개발과 기준을 설정하여 국제적인 표준화를 이루기 위하여 만들어진 국제항로표지협회(IALA)의 심벌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포항의 항구와 영일만의 모형과 울릉도, 독도의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데 이것도 이 지방의 특색이며 특히 독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온 국민이 가져야 할 시대임을 생각할 때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모형물이라 여겨진다.
야외전시장에는 부표와 부등표, 전기혼, 송신국 안테나, 포항 신항 서단등대 모형을 전시해 놓았다. 부표는 불빛을 내지 아니하고 모양과 색채로 항로의 좌우측을 구분하며 등부표는 불빛을 내어 좌우측을 구분케 해 준다. 전기혼은 안개나 눈비가 내릴 때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회전하여 금속진동판을 울려 그 소리로 위치를 알리는 장비이다. 이 전기혼은 인천 팔미도 등대에서 최초로 사용하였던 등통이다. 장거리 무선항법 시스템 송신국 안테나는 포항 해상 무선 표지소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를 송신하는 무지향성 안테나 구조물로 알미늄 3각 지선식인데 137m의 높이를 9m로 축소모형을 전시해 놓았다. 포항 신항 서산등대는 1969년도부터 건설된 포항 신항의 항만 내 파도를 막아내기 위하여 설치한 파제제에 설치한 FRP로 건축한 7.5m의 높이의 무인등대이다.
이렇게 등대박물관에서 관찰해 본 등대에 관련한 시설과 장비들이 우리 인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기회가 되었다. 바다는 자동차, 곡식, 원유, 기계장비 등 부피가 크거나 무게나 많은 물류를 수송하는 선박과 연안여객선이 운항할 뿐만 아니라 연안은 물론 원양에서 잡고 기르는 수산업의 보고이며 먹을 양식을 제공해 주는 원천임을 새롭게 인식시켜준 게기가 되었다. 영해는 영토 못지않다는 사실을 재인식하게 해 주기도 하였다. 내륙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이 해양의 상식을 더 넓혀줄 수 있는 교육의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참으로 좋을 것 같다. (2013.5.4, 토)
* 모스크(mosque) : 이슬람교의 예배장소.
* 파제제(波除堤) : 파도를 저감시키는 구조물.
첫댓글 송하님,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 호미곶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불을 밝힌 등대라고 하더군요. 등대박물관에는 등대 역사가 전시 되어 있어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는 곳 같더군요. 저도 그곳에서 2년 동안 생활하였습니다. 정말 아이들 교육에 좋은 장이 될 것 같더군요. 송하님, 행복하세요.
국립 등대박물관의 상세한 정보와 역사공부 잘습득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등대에 관한많은 공부 잘하고갑니다 수고가많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