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이상훈 · 노성호 · 박재상 · 최두환 편저 / 대한출판문화협회 刊
금년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순국 400주년을 맞이 하여 학술회의를 비롯한 여러 가지 기념사업이 활발히 벌어졌습니다. 이 책자의 발간은 그 기념사업의 하나로서 충무공의 삶과 평소 그가 구상하였던 전략 • 전술을 새롭게 정리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400년 전인 1598년(선조 31)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임진왜란의 실질적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퇴각하는 왜선 500여 척과 대회전(大會戰)을 벌려 200척을 격파하는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충무공은 전투가 한창일 무렵 진두에서 지휘하다가 왜적의 흉탄을 맞고 ‘내 죽음을 알리지 말래’는 유언을 남긴 채 선상에서 순국하셨습니다.
충무공은 본래 문반 가문 출신이었으나 32세에 무과에 급제하여 무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때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5년 전의 일입니다. 이후 그의 관리 생활은 험난하였습니다. 충무공의 곧은 성격으로 말미암아 승진도 늦었고 때로는 상관의 미움도 샀으며, 심지어는 관직을 삭탈당하고 백의종군(白衣從軍)까지도하였습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1년 전에야 비로소 지우(知友)인 서애(西M) 유성룡(柳成龍)의 적극적인 천거와 후원으로 고급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전라좌수사가 되었습니다. 부임 후 충무공의 꼼꼼한 군비(軍備)의 보수(補修)는 결국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국가를 구하는 근간이 되게 하였습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충무공은 임진년에 벌어진 네 차례의 전투에서만 왜선 359척을 격파하고 왜군 3만여 명을 살상하는 대전과를 을렸습니다. 또한 전쟁 전 기간을 통틀어 700여 척을 격침시키고 23척을 나포하는 등 세계 전쟁사상에서 유례가 없는 26전 26승이라는 놀라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충무공에 대하여 우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이야기를 듣고 또 교과서에서 배우따 여론조사에서는 한국 사상의 위인으로 충무공 이순신을 으뜸으로 꼽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대체로 충무공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고 숭앙과 흠모의 대상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그의 순국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충무공이 전사했다는 부음이 전해지자 호남사람들은 할머니로부터 아이들까지도 모두 슬퍼하면서 울음을 터뜨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 《선조실록》을 편찬한 사관들도 일편단심 충성스런 마음을 나라를 위해 바쳤고 한몸을 아낌없이 의리를 위해 바쳤으니, 비록 옛날의 명장이라 하더라도 그보다는 못할 것이다’라고 평하였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충무공 추모사업으로 이어져 국가에서는 순국한 직후에 좌의정이었던 이덕형을 전라좌수영(여수)에 보내어 충민사를 세웠고 이를 전후하여 남해안의 승려와 백성들이 스스로 그를 추모하는 사당을 마련했습니다. 여수 • 통영 • 한산도 • 고금도 • 남해 관음포 • 아산 등지에 세워진 사당은 오늘날까지도 잘 보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을 모신 사당 가운데 충무공의 것
이 가장 많을 것입니다. 충무공에 대한 추앙은 국가사업으로 그에 관한 글을 집대성하여《충무공전서》를 발간하는 것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일제시대에는 우리 역사 속에서 외적의 침입에 결연히 맞서 승리를 이끌어 낸 을지문덕 • 강감찬 • 최영 • 이순신 등을 통하여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충무공에 대해 글을 쓰고 책을 냈습니다. 또 해방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장군에 관한 책을 냈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충무공에 대한 추앙이 커서 아산 현충사를 른 사당으로 조성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충무공에 대한 관심이 켜져서 임진왜란과 충무공에 관한 저서와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가 충무공에 대한 한두 편쯤의 책은 읽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충무공에 대한 책들이 예전에 간행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최근의 연구 성과는 미처 반영되지 못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에 우리 집필자들은 이를 감안하여 종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간 이순신’의 측면과 그간 연구된 바의 임진왜란 중 충무공과 조선 수군의 전략•전술을 쉽게 풀이하여 새로운 책을 간행하게 되었습니다.
충무공의 생애는 그야말로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극적인 요소마저 두루 겪은 분으로 보이며, 이 점은 우리들이 그를 더욱 존경하고 사랑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 이면에는 몇 가지 일관된 충무공의 생활 철학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충무공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용화하는 데 무척 고민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병서를 통해 평소 육지에서, 바다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전술을 깊이 연구하였고 그 결과 혁신적인 학익진이라는 함포전술을 고안하기도 했습니다. 또 끊임없이 무기를 개량하고 성보(城塗)를 수축하고 둔전(范田)을 경작하여 군량미를 확보하는 등 군비의 강화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결국 이는 백전백승의 결과를 가져오게 했던 것이었습니다.
또 충무공은 인화를 중시했습니다. 늘 아랫사람의 의견을 듣고 여러사람의 뜻을 최대한으로 모아 최선의 방책을 찾기 위해 힘썼습니다. 또한 자신의 부하들의 공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단 결정된 일에 대해서는 이론을 달거나 따르지 않는 부하들은 엄벌에 처하는 엄격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충무공에게서는 가슴 뭉클하게 하는 인간적인 체취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라를 위한 뜨거운 충성심, 어버이를 향한 지극한 효성, 가족과 자식에 대한 자애롭고 성실한 가족애, 부하 장수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 등에 대해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낍니다.
그 동안 우리는 충무공을 ‘성웅’ 민족 구원의 태양 등으로 너무도 많이 미화하고 신격화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또 이러한 작업이 관(官)에 의해 특정 목적을 띠고 행해진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충무공의 위대성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애써 외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들의 여러 시각과는 관계없이 충무공은 그의 삶 자체로써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충무공에 대한 연구와 평가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현재의 삶 속에서 충무공을 단지 ‘성웅’으로만 추앙하는 데서 벗어나 그를 바로 알고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의 우리의 책임이며, 후대에 바라는 희망일 것입니다.
끝으로 미흡한 원고를 수차례에 걸쳐 꼼꼼히 읽고 고쳐 주신 감수위원 최영희 • 이장희 두 분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이 책의 출간을 위해 도와 주신 문화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 •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이상훈과 노성호가 제1부 이순신의 생애를, 최두환과 박재광이 제2부 이순신의 전략과 전술을 주로 집필하였음을 밝힙니다.
― <발간사>
- 차 례 -
1부 이순신의 생애
이순신이 태어날 무렵의 국내외 정세
화려하지 않은 이순신의 가계
이순신 태어나다
전쟁놀이를 즐기던 소년 순신
늦깎이로 시작한 무과급제에의 도전
변방에서의 하급관리 시절
전라좌수사로 발탁된 이순신
신중하게 진행된 초도출정
- 왜군은 조선을 절대로 침략하지 않는다
- 조선은 길을 비켜라 .
- 1차 출전 - 옥포해전
- 2차 출전 - 당포해전
제해권을 장악한 조선 수군
- 선제공격으로 승리한 한산대첩
- 왜군의 교두보를 깬 부산포대첩
수군통제영 한산도 경영
- 응포해전과 왜군 수색작전
- 수군통제영 한산도 만들기
- 불신과 모략이 진행되다
사또, 우리는 어찌하오리까
- 서울로 압송되는 이순신
- 무너진 조선 수군
이순신을 재기용하다
-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
- 열세 척이 거둔 기적
통제영을 고금도로 옮기다
- 고금도로 통제영을 옮긴 이유
- 명나라 수군이 원병으로 오다
- 조선 수군과 명나라 수군의 연합작전
나라 위해 이 한몸 기꺼이 바치리라
- 최후의 대회전
- 순국한 이순신, 그 뒤의 일들
-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위대한 해군 제독
2부 이순신의 전략과 전술
조선시대의 해안 방어
- 임진왜란 직전의 방어체제
- 제승방략의 취약점 .
조선 수군의 편제
- 조선 수군의 조직
- 조선 수군의 지휘체계
조선 수군의 병기
- 화약병기
- 활과 화살
- 도와 검
- 이순신이 사용한 무기
- 천자총통
- 지자총통
- 현자총통
- 황자총통
- 개인용 소형 총통
- 왜군이 사용한 병기
천하무적 거북선을 건조하다
군 기강과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다
수군 인력과 군량을 확보하다
병기를 개량하다
새로운 화포 운용술을 개발하다
활발하게 전개한 수군 정비작업
선제 기습공격으로 적을 쳐부수다
거북선을 앞세워 결전전략을 펴다
수중 철색으로 왜선을 침몰시키다
화공분멸로 적을 불사르다
당파공격법으로 왜선을 쳐부수다
다양한 전투진형으로 공격하다
시의적절한 공격전술을 펼치다
의병을 작전에 활용하다
3부 좌담
‘충우공 이순신’ 못다한 이야기들
4부 연보/참고문헌
연보
참고문헌
[1998.12.15 발행. 343쪽. 정가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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