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되는 시간 속 30일간의 사랑: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보고>
나나츠키 타카후미 작가의 이 일본영화는 남녀 주인공이 서로 시공간이 반대로 흐르지만 교차되는 지점에서의 운명적인 사랑을 담은 로맨스 내용이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라는 제목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영화를 감상하면 제목에 내포되어 있는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서로 ‘엇갈리는 시간’ 속에서 운명적으로 5년마다 만날 수 있는 두 남녀가 20대에 서로를 만나 사랑을 한다. 그러나 여자의 시간은 남자의 시점에서 정 반대로 흐르기 때문에 함께 나누던 사랑과 추억은 남자만 간직한채 여자는 하루하루 모든 것이 새롭게 되며 결국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된다. 30일의 시간속에는 시간별로 남녀간의 감정이 대조되는데, 남자의 입장에서 초기시점에는 여자와의 추억이 모두 처음이지만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이 흐르는 여자는 남자 주인공에게 처음인 것이 여자에겐 마지막이 되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30일간의 끝 시점에서는 여자가 처음이 된다. 그럼에도 “내일 또 보자”라는 대사를 통해 서로는 ‘현재’의 시간만큼은 서로 소중히 여기며 ‘미래’의 불확실 속에서도 훗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준다. 이런 시공간속 흐름에 따라서 두 주인공간의 세세한 감정선도 잘 드러나있다. 영화는 남자의 시점에서 보여주지만 세계관을 넓혀서 여자의 시점에서도 바라본다면 영화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따뜻한 색감과 특유의 청량함이 정말 좋았다. 여운이 굉장히 남았는데 특히 ‘엇갈리는 시간’이라는 타임슬립을 이용하여 이루어질 수 없는 연인에 대한 애절함을 잘 느껴주며 운명적인 만남에서의 30일간의 추억은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현실에서도 정말 시간은 영원하지 않으며 그래서 더욱 사랑하는 사람과 풋풋하고 감동적인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