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이던가요.
월드컵의 붉은 열기로, 1년중 가장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한여름이 시작되는데도 불구하고 TV가 자꾸 보고싶어지던 그런 여름이었죠.
<인어아가씨>는 뭐 또 좀 볼거 없나..는, TV가 이뻐죽겠는 온국민의 너그럽게 열린 가슴에서 시작됐습니다. 한마디로 드라마시작한 타이밍이 좋았던거죠.그게바로 시작부터 좋았던 시청률의 비밀(!) 중 일부입니다.
그리고 동화에서 따온 호감도 높은 타이틀과 함께,
<인어아가씨>는 상당히 내용외적인것에서부터 호감도를 높였던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년이던가 장수탤런트면서도 만년조역이던 장서희란 여배우를 일약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제작진에 대한 용기같은거 말입니다.
사실 장서희씨, <그여자네 집>에서 결혼한 차인표주변을 친구라는 미명하에 집착하고 뱅뱅돌던 캐릭터-아마 그 집요함이 맘에들어 임성한씨 맘에든게 아닐지- ,그리고 그 이전엔 에스비에스의 <불꽃>이던가요. 에서 보여준 짧은머리의 중성적이면서도 강하고 시원시원한 조연-이영애친구 방송작가던가요, 아마 이것도 임씨맘에 들었을지도,왜냐? 그녀가 자기의 분신처럼 작가자신과 맞아떨어졌을지도 몰라요- 그정도로 기억나는 눈은 이쁘지만 얼굴은 넙적한 평범한 여배우였죠. 그런데 그런 조연이 무슨 헐리웃드림처럼 주연에 당당히 입성해, 살사댄스부터 쓰기만하면 힛트치는 수퍼우먼의 능력까지 갖추었으니 시청자는 모두 그녀편이 될수밖에 없지않겠어요. 그래 잘해랴..꼭 복수해라...복수라는 심정공감대까지도 시청자들은 가질수 있었으니까요..
첨에 탄력받은 시청률은, 슬슬 자리를 뜨는 남자시청자들을 제외하고라도 간만에 채널권을 손에쥔 업사이드 같은거 잘모르고 볼만한 홈드라마한편이 그저 하루의 낙인 우리 어머니들에의해 계속 업이 되었죠.
그런데..
그외에 온갖 증상들은 더 말 안해도 다들 아실거고..
요즘 인어아가씨가 뜨더라..
월드컵보느라 술집에 예약까지하고 피곤한 목축이며 앉아서 TV시청하는게 한달간 생활화된 직장인남자들이 추억에 목말라 그시간에 습관처럼 일일드라마까지 보게되자, 모처럼 주연맡은 장서희가 긴 헤어스타일이 이뻐죽겠다고 뜬다는 겁니다. 남친이 이런말을 할때마다
마마린이니, 은아리영이니 금실라니 이름부터 닭살돋고 웬지 사끼가 느껴지고, 너무 파괴적이며, 정도가 심한 신변잡기적소재아닌가란 의문을 제기할때 그저, 여자로서의 질투심때문이거니로 받아들여질때도 참을만했습니다.
하루 20분씩 습관이되어 모니터하려고 지켜보다가 고개가 외로 꼬이는
일이 하루에도 두세번씩 반복되는 드라마지만 주변의 모두들 너무 착한 분들(!)만 계신지라 허허거리며 그저 너그럽게 여전히 웃어주는 모습을 보며 내가 너무 편벽한거니...하고 씹어삼켰습니다.
사실 보고또보고도 겹사돈의 재미로 한창 난리부를수를 추고 우리사회에 겹사돈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설정자체가 산뜻한 느낌을 주지않고 저거 쓰는사람 참 징그럽다는 생각을 갖게했었죠.
아니나다를까 그거 쓴작가도 바로 이 분이더만요....- -;
최근 이런 사이트가 생겼다하니...장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되어 와닿는지라 공감의 몇자를 적어봅니다.
원래 안델센이 쓴 인어아가씨는 비극이죠.
인간이 되고자하던 인어가 결국은 아픈 사랑을 체험한후 거품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잖아요.
우리 어린이들에겐 희극만이 아니라 비극도 가르치는 아름다운 동화지요. 다만 디즈니가 권선징악을 너무 강조해 그 섬세함을 거세하고
안델센씨의 철학을 헐리웃만화로 단순화 시켜버렸지만요.
인어아가씨는 욕심을 버리고 거품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러므로...
임성한씨의 <인어아가씨>는 한때의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그 추한 비늘껍데기를 허물을 벗어버리고 이제 하루빨리
거품으로 돌아가야 할 때 입니다....
인간이 되겠다는 허상을 꿈꾸다, 無로 돌아가는 동화 인어아가씨와 이 드라마의 사주가 어쩌면 너무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이 드라마의 제목이 인어아가씨인 이유는..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체험은 소중한것...
임성한씨 본인에게도 이 매서운 채찍이 하나의 씨앗이 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아쉬운것 또 하나. 20년동안 기회가 안되서 못보여준 끼를 맘껏 보여줬으며, 성형수술까지 공개한 솔직함에 호감가던 장서희씨 얼굴이 이젠 도도를 넘어 거만에 표독스런 기운까지 감도는 걸 보면 어느새 작가의 영혼이 분신인 여주인공에게 빙의된게 아닌가 싶어 우려스럽다면 기우일까요..
어쨌든 '좋게도' ...생각합니다
그녀때문에 시청자의 힘이 하나로 모일수 있었다는것
임성한씨가 사회에 남긴 커다란 공헌 아니겠습니까 하하...쩝....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 김지수도 은주역 이후 엠빙신 연기대상까지 받으면서 그 거만스러움이 뚝뚝 떨어졌었죠. 그래서 싫어하게 됐는데..서희도 역시나 같은 길을 걷네요. 근데 김지수 보또보 이후 별볼일 없는 배우로 전락했죠. 서희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월드컵 효과를 본 시청률이라는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뒤돌아보니 그런면이 저나 남편에게도 없지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