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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바다에 빠진 차에서 소중한 생명 구한 의인.."무사해 다행"형민우 입력 2020.01.04. 16:01 소호항서 2명 구조한 김진운씨..침수 중인 차 유리 깨고 구조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는데 두 분 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4일 오전 전남 여수시 소호동 소호항 앞바다에 빠진 트럭에서 여성 2명을 구한 김진운(48)씨는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호항 인근에서 낚시가게를 운영하는 김씨는 오후에 출항을 준비하기 위해 낚싯배로 가던 중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김씨가 마주 오던 트럭이 지나가도록 정차를 하자 트럭은 갑자기 도로 옆 시멘트 말뚝을 들이받고 3m 아래 바닷물에 빠졌다. 곧바로 차에서 내린 김씨는 포구 앞에 묶여 있던 바지선 위로 몸을 날렸고, 주변에 있던 철제 의자를 들어 트럭 앞 유리를 깼다. 김씨는 운전석에서 A(59)씨를 끌어내 옆 바지선에 옮겼다. 구조 과정에서 김씨는 깨진 유리 파편에 왼손을 다쳐 출혈이 심했지만, 차가운 바닷물로 다시 뛰어들어 조수석에 타고 있던 B(63)씨를 구했다. 20여분에 걸친 사투 끝에 2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김씨는 바지선 위에 쓰러지고 나서야 119에 신고했다. 구조된 A씨와 B씨는 찰과상 하나 입지 않았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차 유리창을 깨면서 곳곳에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에서 간단한 응급조치만 받고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 오후 늦게 거문도로 낚시꾼 20명을 태우고 출항하기 위해서다. 몸을 사리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구했지만, 김씨는 6년 전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아 몸이 불편한 상태다. 김씨는 "척추가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지만, 제가 아픈 것보다는 눈앞에 사람이 죽어가는데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119에 신고할까 잠깐 망설이다 너무 늦을 것 같아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고 차량에 유리창이 다 닫혀 있었는데 다행히 바지선에 철제 의자가 있어 앞 유리를 깰 수 있었다"며 "누구라도 그런 사고를 봤으면 구조에 나섰을 것이고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차가 물에 빠지면 내부에 물이 곧바로 들어차기 때문에 골든 타임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했을 텐데 다행히 구조가 빨랐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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