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공작소
- 신병호
소리가 의미를 갖고
문자가 직조되며
말들이 날아다니는 길목이었지
몇몇이 꼭대기에서 떨어졌다는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세상 떠나는 길 함께 했다는
어이없는 소식들이 전달되는
누가 누구를 책임질 수 없고
내가 나를 마냥 탓할 수만 없어
거짓은 거짓을 낳고
거짓은 또 거짓을 낳았지
호스피스병동에도
기약할 수 없는 삶은 있고
안개인가 연기인가
모든 게 제자리 찾는 시간
이슬처럼 진실은 반짝이고 있을거야
<시하늘> 202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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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 시골학교에서 눈길을 끄는 세 사람이 함께 근무를 했더랬습니다
입만 열면 구라를 친다고 '조달구', 입만 열면 '부아'를 돋군다고 '조달부'
나아가 입만 열면 피새를 놓는다고 '조달피'라고 불이었지요
50대 후반의 교장 교감과 불혹의 중견교사들 틈에 신출내기 교사들이 섞였거든요
19학급 규모였고 남여 비율이 4:1정도였는데
'조달 0'로 불리는 새내기들 때문에 근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더랬습니다
예나지금이나 하급자가 상급자를 비아냥거리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기존의 관습을 강요하거나 권위적인 지시와 명령을 내리면 항상 저항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최소한 교사로서의 양심은 지켜졌고,
제법 큰 실수나 실언도 감싸주는 훈훈함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 조달구, 조달부, 조달피로 불리던 분들도 교직에서 은퇴하시고
세간의 주목을 받는 유명인사들은 중앙정치판에서 이전투구 중입니다
작은 성공을 뻥튀기해서 주목받더니, 이슈를 찾아내서 음모론을 뒤섞는 능력만 커졌습니다
세계를 정복했다 싶던 위대했던 역사도 기록으로만 남은 지금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뻥뻥거리는지 참으로 오리무중입니다
모든 게 제자리를 찾는 시간이 별로 멀지 않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