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스토브리그 중간 성적표] 강민호 얻은 삼성은 'A+', 이병규 내친 LG는 'D'
시즌이 끝난 뒤, 겨울은 야구팬들에게 가장 심심한(?) 계절이다. 그러나 따끈한 난로 위에서 익어가는 군고구마를 보는 것처럼, 각 팀이 겨울 동안 전력을 보강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다.
2018 시즌을 앞두고 KBO 스토브리그도 달아 오르고 있다. 서프라이즈 및 알찬 보강을 통해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구단도 있고 반면에 지지부진한 전력보강 움직임으로 인해 팬들의 분노 게이지가 높아만 가는 구단도 있다. 그렇다면 각 구단의 스토브리그 중간 성적표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FA 및 2차 드래프트 기준, 소개 순서는 2017 시즌 정규시즌 순위의 역순).
▲ 황재균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1. kt 위즈
FA 영입 : 황재균 (내야수, 4년 88억 원)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조현우(투수) , 금민철(투수) , 김용주(투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최대성(투수. 두산) , 유민상(내야수. KIA)
중간평점 : A
kt는 올 시즌 FA시장의 최대어 중의 한 명이었던 황재균을 발빠른 움직임으로 잡는 데 성공했다. 4년 88억 원을 투자했는데 구단 창단 이후 최대 금액이다. 이로써 kt는 한번에 우타거포 및 3루 내야를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영입 과정에서 황재균의 몸값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정착하는 데 실패했고 역대 커리어로 볼 때 최정이나 박석민 등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들을 압도하는 성적도 아니었다. 우승 경험조차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88억 원이라는 거액을 챙겼다. 황재균 본인은 계약금 금액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고 하지만 내년 시즌 그의 성적에 따라 몸값 거품 논란은 끊임없이 일어날 전망이다. 몸값 논란에도 불구하고 kt는 황재균 영입을 통해 3루수 핫코너를 보강했고 동시에 중심타선의 무게감도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는 3명의 좌완투수들을 영입했다. 선발 및 계투로 투입가능한 조현우, 금민철, 김용주의 가세는 기존의 정성곤, 심재민의 좌완 투수진의 뎁스(depth)를 보강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단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전력보강에 나선 kt의 스토브리그는 내년 시즌 전망의 긍정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2. 삼성 라이온즈
FA 영입 : 강민호 (포수, 4년 80억 원)
FA 계약 : 권오준 (투수, 2년 6억 원)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이성곤(외야수) , 손주인(내야수) , 김용주(투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김주온(투수. SK)
중간평점 : A+
롯데 자이언츠 간판이자 현존하는 KBO 최고의 포수인 강민호를 전격 영입하면서 올 스토브리그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최근 2년 동안 박석민, 차우찬, 최형우 등 주력 선수들을 연달아 타 구단에 FA로 내주면서 전력이 약해진 삼성 라이온즈는 올 스토브리그 최대어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강민호를 영입하면서 2년 연속 9위로 밀려난 팀의 자존심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강민호의 영입을 통해 배터리의 중심이 잡히면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더 큰 기대가 가능해졌고, 이승엽의 은퇴 이후 간판스타의 공백 및 중심타선의 중량감 공백도 메워질 수 있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 또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이성곤, 노련한 내야수 손주인 등을 영입하면서 전력 강화에 성공하였다. 현재까지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알찬 전력보강을 이룬 팀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3. 한화 이글스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문동욱(투수) , 백창수(외야수) , 김지수(외야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허도환(포수. SK) , 김용주(투수. kt)
중간평가 : C
프랜차이즈 출신의 한용덕 감독을 영입하면서 동시에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는 한화이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외부 영입시장에서 일찌감치 철수했다. 지난 2년 동안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이다. 내부 FA 정근우, 박정진, 안영명 등과의 계약 협상속도는 상당히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선수 뎁스가 얕은 한화이글스로서는 인위적인 세대교체에 앞서 전력뎁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백년대계부터 제대로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스토브리그 시장에서 계약의지와 관계없이 SNS 막말파문을 일으킨 김원석을 방출하면서 의도치 않게 우타 외야요원을 잃게 되었다. 뚜렷한 전력보강 요인은 없어 보이는 이글스의 내년 시즌 전력의 변수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4. 넥센 히어로즈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없음
2차 드래프트 유출 : 김건태(투수. NC) , 강지광(외야수. SK) , 장시윤(내야수. LG) , 금민철(투수. kt)
해외 진출선수 재계약 : 박병호
중간평가 : B (기승전'머니'에서 기승전'박병호'로 진화)
넥센은 외부 FA영입은 예상대로 철수하고 심지어 2차 드래프트에서도 단 한 명도 지명하지 않고 4명의 자원을 타 팀으로 보냈다. 가뜩이나 넥센은 자금사정이 안 좋다는 소문에 시달리는 터다. 팬들은 "구단은 운영 의지가 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넥센은 단 한 번의 영입으로 모든 의문부호를 잠재웠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팀의 간판타자 박병호를 연봉 15억 원에 다시 불러 들였다. 박병호의 영입으로 넥센의 공격력은 2018 시즌 10개 구단 중 정상을 다툴만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정후, 서건창, 김하성, 김민성과 더불어 박병호가 빚어낼 시너지는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던 2014시즌의 재현을 기대하게 할 만하다. 박병호 영입 이후 박병호를 다시 트레이드로 되판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그러나 넥센구단은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소문을 진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장석 대표가 재판을 진행 중이고 워낙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이는 넥센구단이기에 앞으로 어떤 서프라이즈 뉴스가 나올지 두고봐야 할 것이다.
5. LG 트윈스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이진석(외야수) , 장시윤(내야수) , 신민재(내야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이병규(외야수. 롯데) , 유원상(투수. NC) , 손주인(내야수., 삼성) , 백창수(외야수. 한화) 중간평가 : D 이번 스토브리그를 가장 험난하게 보내고 있는 중이다. 발단은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팀내 베테랑 우타자 정성훈을 방출한다고 긴급 발표하면서부터다. 2009년 FA로 팀에 합류한 이후 꾸준한 활약을 보이던 정성훈의 방출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뉴스였다. 그리고 2차 드래프트에서 팀에 실전 전력 활용이 가능한 이병규, 유원상, 손주인, 백창수 등이 타 팀으로 이적했다. 특히 꾸준한 활약을 펼친 정성훈과 손주인의 방출 및 이적에 대해 트윈스 팬들은 많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2015년 이진영, 2016년 이병규(9번) 등 팀 내 간판급 고참선수들에 대한 푸대접성 방출에 대해 섭섭한 감정이 누적된 트윈스 팬들의 분노는 급기야는 잠실구장 트윈스 사무실 앞에서 일부 열혈 팬들이 양상문 단장의 퇴진 시위를 펼치는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2018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4연속 통합제패의 위업을 달성한 류중일 감독을 전격 영입한 트윈스는 아직까지 류중일 감독에게 별다른 선물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다. FA시장에서 타겟으로 삼았던 황재균(kt), 손아섭(롯데) 등을 연달아 놓치면서 이제 유일한 대어급 대상자인 김현수(필라델피아)에게 올인하는 상황이다. 만약 김현수 영입에 실패한다면 트윈스 프런트에 대한 팬들의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프런트의 좀 더 영리한 리빌딩 실행이 아쉬운 장면이다.
6. SK 와이번스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강지광(외야수) , 김주온(투수) , 허도환(포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최정용(내야수. KIA) , 김도현(외야수. 두산) , 이진석(외야수. LG) , 박세웅(투수. 삼성)
중간평가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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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SK는 외부영입에 소극적이다. 2002년 김민재, 2003년 박경완, 2005년 김재현, 2012년 조인성 등을 제외하면 그 이후에는 주로 집안단속에만 집중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넥센의 외야수 강지광을 투수로 전향시키기 위해 영입한 부분이다. 염경엽 단장이 넥센 감독 시절 당시 눈여겨봤던 자원인만큼 과연 강지광이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 중의 하나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KIA의 에이스 양현종에 대해 꾸준히 입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점이다. 물론 양현종이 KIA외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그러나 SK는 혹시라도 모를 가능성을 잡기 위해 지갑을 두둑히 채워넣는 중이다. 만약 양현종이 SK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김광현과 더불어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원투펀치가 탄생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7. NC 다이노스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유원상(투수) , 김건태(투수) , 박진우(투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황윤호(내야수. KIA)
중간평가 : B
2차 드래프트를 통해 3명의 투수를 보강했다. 한때 LG에서 중간 에이스로 활약한 유원상의 재기 여부가 변수이다. 젊은 선수 Pool이 타 구단 대비 풍부한 NC에서 2차 드래프트 유출선수가 황윤호(KIA로 이적) 1명에 불과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이다. 내부 FA인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과 계약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다. 팀의 리빌딩 기조와 맞물려 고참선수 3명에 대한 FA 재계약 결과도 주목할 부분이다. 나이를 감안할 때 세 선수의 타구단 이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현 스토브리그 추세를 볼 때 세 선수의 계약금액은 구단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8. 롯데 자이언츠
FA 영입 : 민병헌 (4년 80억 원)
FA 계약 : 손아섭 (4년 98억 원) , 문규현 (2+1년, 10억 원)
FA 유출 : 강민호 (4년 80억 원. 삼성)
2차 드래프트 영입 : 고효준(투수) , 이병규(외야수) , 오현택(투수)
2차 드래프트 유출: 문동욱(투수. 한화) , 김지수(외야수. 한화) , 조현우(투수. kt)
중간평가 : B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줄 알았던 포수 강민호를 삼성에 빼앗겼을 당시만 해도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LG와 더불어 팬들에게 가장 큰 비난을 받고 있었다. 만약 간판 외야수 손아섭마저 타 구단에 빼앗겼다만 내년 시즌 성적 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김주찬, 홍성흔을 내리 타 구단에 빼앗겼던 2013 시즌의 찬바람을 능가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롯데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뒀던 손아섭을 잡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추가로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유틸리티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했다. 이제 롯데 외야는 손아섭, 전준우에 민병헌이 가세하면서 8개 구단 중 최강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KBO 리그에서 알아주는 강견인 손아섭과 민병헌이 지키게 될 코너 외야는 상대팀의 주루 플레이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도 롯데는 즉시 전력감을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고효준, 이병규, 오현택) 지명타자 요원 및 중간계투 진의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포수 강민호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어쩌면 올 시즌 내내 숙제로 남을지도 모른다.
9. 두산 베어스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민병헌 (4년 80억 원, 롯데)
2차 드래프트 영입 : 최대성(투수) , 김도현(외야수)
2차 드래프트 유출: 이성곤(외야수. 삼성) , 신민재(내야수. LG) , 오현택(투수. 롯데) , 박진우(투수. NC)
중간평가 : B
한국시리즈 종료 후 두산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택했다. 2013 한국시리즈 종료 후 당시 팀의 주력선수이던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과의 FA 계약을 포기하고 리빌딩을 선택한 사례와 흡사하다. 내부 FA이자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 중의 한 명이었던 주전 외야수 민병헌을 잡지 않았다. 올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37을 기록하여 KBO리그 우익수 중 5위이자 팀내 외야수 중에선 김재환, 박건우에 이어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민병헌에게 80억원 (롯데와의 계약기준) 투자를 포기하고 대신 정진호(WAR 0.67), 조수행(WAR -0.03), 국해성(WAR -0.15) 등에게 기회를 주는 길을 택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는 만년 유망주 최대성을 영입한 것이 이채롭다. 최대성이 영점 조준에 성공한다면 두산의 계투진의 depth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우타 거포 요원 보강을 위해 김도현을 영입한 것도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차세대 거포로 성장 가능성이 보였던 이성곤을 2차 드래프트로 내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팀내 김재환, 국해성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이성곤의 설 자리가 상대적으로 좁았기에 두산은 어쩔 수 없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원칙이 확고한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성공사례가 있기에 타 팀이었다면 논란을 증폭시킬 수도 있는 장면들이 두산에서는 매우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10. KIA 타이거즈
▲ 양현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단과 재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FA 영입 : 없음
FA 유출 : 없음
2차 드래프트 영입 : 최정용(내야수) , 황윤호(내야수) , 유민상(내야수)
2차 드래프트 유출 : 고효준(투수. 롯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내야 및 지명타자 백업을 대거 보강했다. 내야 백업요원인 고장혁의 군입대와 주전 김선빈의 수술에 대비한 선택이었다. 좌타 거포 유민상의 영입을 통해 팀 내에 부족한 좌타 대타요원을 보강했다.
중간평가 : A
17년 시즌 우승 이후 착실한 전력보강 행보를 보이고 있는 KIA는 내부 FA 대상인 양현종과 김주찬 재계약에만 성공하면 스토브리그에서 목적했던 바를 충분히 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