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황정희
운명의 고리를
풀려고 하지 마라
그리움 흘러서
붉은 붓대 세우는 날
거스른
엇갈린 역류
그 사랑을 내가 쓴다
만남과 헤어짐이
안달해서 된다더냐
깊은 마음 불꽃처럼
심지까지 사르는 날
견뎌온
기다림으로
절명의 시 다시 쓴다
-황정희 시집『그 사랑을 내가 쓴다』(상상인시선04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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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영주지부 황정희 지부회장의 두번째 시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월간문학으로 등단하고 강산이 두번 바뀌면서 필력이 날로 왕성해져서
나래시조와 월간문학의 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고 마침내 두번째 시집을 묶었습니다
그동안 미뤘던 학업까지 병행하며 먼길 마다않더니만 절명의 시를 씁니다
이번에 묶은 예순세편의 시조가 모두 사랑시편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전해수 평론가도 꿰뚫어보았듯이 시인의 사랑은 엇갈린 역류입니다
보고 듣고 겪은 사람살이는 사랑을 바탕에 깔고 있지만, 저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시인의 심지로 스며서 만남과 헤어짐을 3장 6구에 새겨넣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시집 출간을 축하드리며 시인의 건승과 무궁한 문운을 빌어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