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션 디바이더-
서장
평화
-Dimension divider-
Prologue
Peace
-그대들... 평화를 궁극의 추구물로 생각하는 자들이여...
한번이라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본적 있는가...
그대들은 알 것이다... 오만, 허영, 부정, 들로 가득찬 행복한 육체...
그것들에 무릎을 꿇는 그대들의 존재....
그대들의 그것들 때문에 깨끗하고 어린 육체 마저도 썩어간다는 것을..
겉으로는 밝은빛 내면으로는 어두운 빛을 추구하는 자들이여...
그속에 평화란 존재할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는가...
평화를 위한 그대들의 희생... 없기를 바라는가...
그대들은 왜 자신의 이익을 위한 희생은 존재해야하고...
모두를 위한 자신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움직이는 인형들이여....
이제난 그대들을 움직이는 생명체로 만들어 줄것이니라...
그대들을 움직이는 쓰레기로 만들어 줄것이니라...
그대들이 추구하는 평화의 길로 인도해 줄것이니라...
그대들이 원하는 전쟁의 길로 인도해 줄것이니라...
영원히 밝은 빛에서 살아갈수 있게 해줄것이니라...
영원히 어두운 빛에서 살아갈수 있게 해줄것이니라...
'천지와 대지의 무' 의 봉인체를 가진자...
'천지와 대지의 유' 의 봉인체를 가진자...
그리고 보수를 원하는 자들...
선택은 그대들에게 달렸다...
그대들이 원하는 곳으로 발길을 재촉하라...
그대들이 원하는 구원자를 향해...-
-신성서 제1장 1절-
Episode1. 지키지 못한 약속
-서기 3056년 엘라레쓰 20년-
저 밝은 하늘위의 창공에서 내려다보면, 끝이 없는듯 넓은 아틀란틱의 한 가운데, 세상에서의 어떤 대륙 보다도 아름다워보이는 조그마한 섬이 하나 있었다. 부드럽고 고운 햇살이란 햇살은 다 받은것같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산자락과 온갖 꽃들은 다 모여 있는듯한 색색이 아름다운 대지와 평원... 정말 이 어떤 우주에도 이런대륙이나 섬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게하는섬, 그곳은 바로 아키레마와 이아록을 사이로 둔 국경섬... 라필로네 였다.
라필로네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공산주의 '아키레마', 동쪽으로는 민중이 국가를 지배하는 '이아록', 두개의 대륙이 서로 '언제 쳐들어가 저곳을 정벌할까' 하는 음흉한 생각을 하며 대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삭막함의 가운데에서도 라필로네만은 평화로움과 그 만발이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오고 있었다. 또 그런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 깊숙히 파고 들어가면 그 섬보다도 더욱작고, 백배 평화로운 한 소박한 집안에 아름다운 두 마리의 새가 서로를 위안해주며 소박하게 살고있었다.
"라베니언 일어나 아침이야 밥먹어야지!"
창문사이로 비껴든 맑고 따스한빛,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와 함께 그의 방으로 조심스레 들어왔다. 그들은 조용히 그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고 그는 언제나 그런 자연과 함께 새로운 아침을 시작했다.
"아함, 잘잤다..... 엄마, 아침 다 됬어? 오늘 아침은 뭐야? 맛있는거야? 이 냄새는... 맛있을거 같다."
그는 정말 순진하고 호기심이 많은 꼬마였다. 그의 이름은 라베니언... 어릴적 아버지를 잃어서 어머니와 함께 초라한 단칸방에서 함께 사는 꼬마였다. 비록 가난 하고 아버지를 잃었다지만 라베니언은 그의 어머니만으로도 충분했다. 언제나 같이 놀아주고, 자신의 기분을 이해해주고... 그야말로 어머니는 라베니언에게 있어서는 없어서는안될 또 하나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참... 성격도 다급하기는... 음... 오늘 아침은 새로운거야 엄마의 엄마가 매일 매일 해 주던건데, 이게 이름이.... 아 맞다! 소프트 로넬티('로넬티' 라는 과일을 가운데만 남기고 그 안에 꿀을넣어 아주 달게만든 음식) 라고 하지 엄마도 좋아하니깐 아마 라베니언도 좋아하 게 될꺼야."
라베니언의 어머니는 항상 그렇듯 자상하고 다정하게 라베니언에게 답을 해주었다.
"엄마, 나 나갔다가 올게 아직 눈이 잘 안떠져.... 괜찮지?"
라베니언은 밖으로 나가고 싶은지 어머니에게 애교를 떨며 물었다.
"나가 도 되는 대신 조심해 밖에서 나쁜사람이 뭐 사준다고 하면 뭐라고 해야지?"
"싫어요! 저는 엄마도 있고 집도 있어요! 아저씨가 안사줘도 된다구요!"
라베니언이 총명한지 율라시안이 훈련을 잘 시켰는지 라베니언은 어색하지만 똑바르고 크게 대답했다.
"그래 아주 잘하는구나.. 호호.. 그래 그럼 15분 후에 들어와라 엄마가 아침 맛있게 만들어 놓을게 아참! 그리고 오늘은 엄마가 시간이 많으니까 아침먹고 라베니언이 좋아하는 꽃밭 으로 같이가자꾸나"
"정말? 와~~~ 그럼 꼬~옥 약속 자!"
라베니언이 손을내밀자 어머니도 손을 내밀며 서로의 새끼 손가락을 맟추며 약속했다. 라베니언은 기분이 꽤나 좋은지 펄쩍펄쩍 뛰며 말했다.
"엄마! 나 그럼 빨리 갔다 올께요"
"호호... 그래그래 잘갔다 오너라."
밖에서 산책하는건 라베니언의 취미여서 그런지 어머니의 승낙을 흥쾌히 받아내자 라베니언은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집을 나섰다. 라베니언이 대문을 열고 밖으로 첫발을 내딛자 그를 제일먼저 반겨준 것은 그를 깨운 따스한 빛과 시원한 바람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라베니언이 매일 매일 아침산책을 나오는게 대견스러운지 인사도 해주고 쓰다듬어 주며 그를 반겼다. 라베니언이 언제나 밖으로 나오면 맨처음으로 향하는곳은 마을의 중앙분수대를 지나 조금만 가면 있는 조그마한 꽃밭이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라베니언이 보기엔 세상에서 엄마다음에 두 번째로 아름다운것이었다. 라베니언이 꽃밭에 도착하자 라베니언과 같이 항상 아침마다 꽃밭으로 찾아오는 할아버지가 와있었다. 그 할아버지는 언제나 라베니언에게 좋은말도 해주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었다. 라베니언은 그런 이야기가 듣고 싶어 찾아오는지도 모른다. 역시 그날도 라베니언은 그 할아버지에게로 달려가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라베니언 이예요"
그 할아버지는 눈이 너무 않좋은터라 적당한 거리에있는 큰 글자도 안보였다. 그러니 라베니언을 볼수없었던건 물론이었다.
"오, 라베니언왔구나 어제는 잘잤니? 허허 오늘도 이야기를 들으러 온게로구나"
"네... 히히 오늘은 무슨이야기 예요? 빨리 듣고 싶어요."
"허허허 고녀석참 성격은 급해서... 그래 오늘은 이 할애비가 너에게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마 하지만 들어놓으면 커서라도 아주 잘 쓰일거야... 허허 그럼 이야기를 시 작해볼까?"
그 할아버지가 아주 길어 얼굴부터 가슴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하얀 털을 쓰다듬으며 말문을 열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옛날옛날에 그것도 아주 먼 옛날이지... 그때는 정말 지금이 마을보다도 아름다운 세상이 있었단다... 사람들은 전쟁, 분노, 미움, 욕망 이라는 단어들을 모르고 살았지...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었어... 꽃들은 어딜가나 밝은 웃음으로 사람들을 맞아주고 사람들도 그에 대답하듯 정답게 웃어주었고 또 사람들은 서로서로를 언제나 돕고 살았지 설사 그사람이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해도 말이다..."
"할아버지! 그때는 꽃도 얼굴이 있었어?"
정말 라베니언은 순진한 꼬마였다... 꽃들이 어딜가나 웃는다는 얘기를 듣고 꽃에 얼굴이 있냐고 묻다니.... 하여튼 그 질문을 들은 할아버지는 황당하다는 듯 대답했다.
"하하 고녀석 꽃들이 아주 많고 아름답게 피어있다는 뜻이지 고녀석... 그래도 꽃에 얼굴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구나... 허허..."
"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에이... 할아버지 그냥 이야기 해줘... 빨리"
"오냐오냐 그런데 사람들보다도 진보된 신 들은 정말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에 바빳지 정 말 사람과는 상반되는 모습들이었어... 꽃들이란 하나도 없고 전쟁, 욕망, 허영 같은 말들이 땅을 메우고 있었단다... 그리고는 서로가 스스로 원하는 곳으로 가려고 애를썻고 결국 신 들은 전쟁을 통해 스스로 분단 되고 말았지..."
할아버지는 라베니언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진지하게 이야기 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가 이야기 하고있을 때 라베니언은 그 말을 알아듣지를 못한다는듯 계속 연달아 하마 같은 입을 벌리며 하품만 했다.
"하암... 할아버지... 나 집에 가야되...아침먹으러... 할아버지 나머지 이야기는 나중에 해줘"
라베니언은 왠지 듣기가 지루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할아버지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위해 아침을 핑계로 빠져나오려고 한 것 같았다.
"허허... 고놈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그래... 허허... 그러거라... 그럼 가서 아침 배부르게 먹거 라... 허허허"
그 할아버지는 라베니언이 그렇게 말하자 머리를 쓴 라베니언이 대견 스러운지 그렇게 말하고 풀밭에서 엉덩이를 떼며 발걸음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할아버지~~~ 우리집에서 밥 같이먹자~ 우리 엄마가 요리 아주 잘해... 응?"
라베니언이 돌아가려다 멈춰서서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허 고놈... 이 할아버지도 집에 가야되요 할아버지도 할머니가 해주는 밥 먹어야지 안그 러니? 그리고 라베니언도 어머니와 함께 맛있게 밥 먹어야지."
할아버지는 그에게 꾸짖듯 말했다. 아무래도 두 모자의 평화로운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알았어 할아버지... 그럼 내일 계속 이야기 해줘~"
라베니언은 작별 인사를 하고 섭섭한 듯 느리게 발걸음을 돌렸다.
"그래그래 그럼 잘가거라 내일까지 건강하고 허허"
그 할아버지도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라베니언이 시야로 사라질 무렵 그 할아버지는 동쪽의 아틀란틱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그일로 고통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구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너의 운명을 그대 로 걸어가라... 라베니언... 그러면...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행복을느끼겠지만.... 다시한번...다 시 한번... 그 고통을 아니 더 심한고통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건 너의 운명 그건 신의 영역이니만큼... 나도 간섭을 할수 없구나..."
라베니언이 맛있는 아침을 먹을 것을 상상하며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집 주위에는 사람들이 먼지 구름때 처럼 몰려와 있었다. 라베니언은 무슨일인지도 자신의 집주위에서 축제라도 일어나는줄 알고 재빠르게 달려갔다. 하지만... 그가 달려가 앞이 보이질 않자 그가 아는 한 아주머니를 만나 무슨일인지 궁금해 의문에 가득찬 목소리로 물었다.
"아주머니! 무슨일이예요? 축제라도 해요?"
"아이구... 라베니언 빨리 들어가봐라 너희 어머니께서..."
그 아주머니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라베니언에게 말했다. 라베니언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작은 몸으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집으로 들어갔다.
"먹을것좀 달라는데 뭐 말이 그렇게 많어! 어! 모니유오스 주제에 감히 군국 병사에게 덤 벼들어!"
라베니언이 자신의 집앞에 왔을 때 그는 보지말아야할 광경을 보고 말았다. 자신의 어머니가 라필로네 군국 병사들의 채찍에 무참이 짖밟히고 있었던 것이다. 그 광경을 보게된 라베니언은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체로 그의 어머니에게 달려가 그의 어머니를 보호하듯 부둥켜 안았다.
"엄마! 엄마! 왜 그러는거야? 무슨일인데 이 아저씨들이 엄마를 막 때려?"
"아... 라베니언... 콜록콜록 저... 아저씨들은... 콜록..."
그의 어머니 주위에는 이미 몇구의 시체가 늘어져 있었다. 아마도 그 군사들의 불의를 보고 참지못한 사람들이 군사들에게 덤볐다가 죽은 시체 같았다. 그 광경을 지켜본 주민들은 손도 못대고 주먹만을 불끈 쥐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아저씨들 뭐예요! 왜 그러는거예요! 우리 엄..."
라베니언이 슬픔과 분노의 얼굴로 그 임시병에게 소리쳤지만 그의 어머니는 안간힘을 다해 고통스럽고 안쓰러운 목소리로 라베니언의 말을 가로 막았다.
"라베니언... 아무말도하지 마라... 말하면 너만... 콜록콜록..."
"오호 정말 아름다운 모자군 아주 감동스러운데?"
그 임시병중 얼굴이 호리호리해서 광대뼈가 다 보이고 또 거기에 걸맞지 않게 눈은 뜬지 안뜬지 구별할수 없는 듯한 임시병이 비꼬듯이 말했다.
"아저씨들! 누군데 왜 엄마를 때리는 거예요!"
라베니언이 억울함과 슬픔의 눈물을 흘리며 군사들에게 소리쳤다. 그러면서 그렇게나 순진했던 라베니언의 마음속 한구석엔... 분노와 복수 라는 불씨가 조금씩... 조금씩 타오르기 시작했다. 라베니언의 목소리가 가소로운지 이제는 얼굴의 볼살이 부운 듯 통통하고 또 코는 완전히 돼지코를 빼다박은듯한 한 병사가 라베니언에게 다가오며 목청이 날아갈 듯이 소리쳤다.
"아니 이 자식이! 죽고싶어! 어디다 대고 소리를쳐! 흐흐... 좋아... 그럼 너부터 죽고싶다 이 거냐? 좋아 누가 먼저 죽든 상관없지... 걱정 마라... 고통스럽지 않게 죽여주마... 후후..."
두명의 임시병들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라베니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라베니언은 그의 어머니를 꼭 껴안은 손을 놓지않고 그 임시병을 불타는 복수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임시병은 잠깐동안 움찔했지만 어린애라는 생각에 다시 칼을 치껴 들고 라베니언에게로 다가갔다.
"이자식이 어딜 노려봐! 죽어랏!"
그 임시병이 소리치며 죽음의 칼을 내리쳤다. 라베니언은 죽음을 각오하고...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않기 위해 주먹을 불끈쥐고, 또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눈을 꼭 감았다.
"안돼!"
'푹!'
그 순간... 씨끄럽게 웅성거리던 주위의 정적은 아무도 없는 듯 고요해졌다. 그 임시병이 찌른칼은 목표물을 벗어났고 그 날카로운 칼 끝에선... 차갑고 붉은 선혈이 솟아 나왔다. 라베니언의 앞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자신의 가슴을 통과한 칼끝을 바라보며 고통과 안심이 뒤섞인 표정을 하며 쓰러져가고 있었고... 조금씩 조금씩 붉은선혈과 함께 의식을 잃어 가며.... 결국은 라베니언과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세상으로 조금씩 사그러져 들어가고 있었다. 고요한 정적과 자신의 손에 느꺼졌던 따뜻한 느낌이 사라짐을 느낀 라베니언은 조심스럽게 눈을떳다. 그리고는 명하니 앞만 바라보다가 자신의 눈망울에 비춰지는 모든광경이 현실이 아니길 빌었다. 자신의 앞에 쓰러져 가는 어머니... 살아있는 자신의 몸...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 그리고 붉디붉은선혈... 그 광경을 본 라베니언의 머릿속은 모든 것이 비워졌고 오직 죽음 이라는 단어만이 성난 파도처럼 물결치고 있었다. 라베니언은 눈물젖어 잘 보이지도 않는눈을 이끌며 그의 어머니에게로 달려가 어머니를 편하게 자신의 무릎에 눞힌 뒤 흐느끼며 그의 어머니의 얼굴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 어.... 엄마... 엄마!!! 엄마 일어나!!! 엄마 왜이래!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야! 엄마! 들어가서 자자... 일어나면... 일어나면... 우리... 같이 꽃밭 가기로 했잖 아... 엄마.... 집에서 자자.... 흑흑...날 여기 내버려두고 죽지마...!!!!!!!!"
그의 어머니의 칼자국에서 나오는 뜨겁고 붉은 피... 더 이상... 붉은 피가 나오지않게... 막고 있는 자신의 손의 차가운 온기가... 어머니의 체온을 뺏고있는 듯 뜨거워지고... 그랬기에.... 어머니가 자신을 떠나려고 한다는 사실에.... 라베니언은 더욱더 현실을 믿고싶지 않았다.
"그래... 그래 라베니언... 이 엄마가 라베니언곁에 있는한 절대로 라베니언을 누구한테도 빼 앗기지 않을꺼야... 엄마가 깨어나면 라베니언이랑 이 엄마랑꼭 꽃밭으로... 콜록콜록... 으윽... 꽃밭으로 같이... 산책나가자꾸나... 그리고... 라베니언... 울지말아... 그러면... 엄마도 콜록... 슬프잖아... 그리고... 이걸 받아라... 엄마가 널 보고 알아볼수있게 영원히 간직하고 있어... 우욱!"
간신히 정신을차린 그의 어머니는 그녀의 목에 걸려있던 아름다운 목걸이를 라베니언의 손 끝에 쥐어주고... 마지막으로 그의 볼을타고 타오르는 눈물을 한방울씩 닦아주며... 저 끝없는 고요의 바다를 비추고있는... 자신과 라베니언을 비추고있는 태양과같이 더없이 밝은 웃음을 마지막으로띄며... 그렇게... 다음세상을 향해 눈을 감았다.
"엄마! 엄마! 일어나! 조금만더... 조금만더 나랑 있어줘엄마! 나 엄마 없이 무서워! 흑흑...."
라베니언은 이미 움직임없는... 더 이상 아무말이 없고 눈물 한방울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그대신 붉은 피를 흘리는 차가운 어머니의 몸체를 자신의 따뜻한 몸으로 감싸듯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이것이 현실이 아니길 믿으며...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부르짖었다. 그 하늘과 땅도 그의 고통을 아는지... 자신들의 환했던 웃음을 거두고 라베니언과 함께 슬픔과 절망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아주 평화롭고 아름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던 두 마리 아름다웠던 새들은 다시한번더 평화로운 세상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불행하고 슬프게... 그리고 아름답고 평화롭게.... 그렇게 서로의 길을 향해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