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
차영미
주문 내역 리스트 사이로 좋아요를 누르고 까르르 웃는 화면의 아이를 어루만진다 무한 재생 영상은 출구가 없는 욕망을 닮아 어디로 갈지 묻지 않는다 비밀을 일상처럼 펼쳐 놓고 돌아보면 오타, 다시 보면 탈자, 건너편에는 나를 닮은 원피스가 졸고 있다 클릭을 기다리는 웹소설, 웹툰이 스마트폰 아래, 아이패드 안으로 숨어든다 어제 쓴 시어 몇 자도 잊어버리고 어머니는 자꾸만 기저귀를 숨겨둔다 나의 숨어버린 욕망은 보이지 않는 냄새를 찾아다닌다 이사에 적응 못한 반려견을 데리고 골목에서 우줌을 누이고 빈집 모퉁이를 들여다보는 반려견, 요양 병원을 견디지 못한 어미니는 엉덩이로 방안을 돌고 방향제를 뿌리고 서로의 말을 삼키고 경관식은 위루관을 자주 빠져나온다 슈퍼 블르문을 들여다보는 사람마다 스마트폰으로 조준하고 달의 뒤편을 들여다보고 싶어 채우지 못한 곳을 날마다 욕망한다 비우는 법을 모르는 너는 고요의 바다를 들쑤시고, 배덕감은 한 켜씩 꼬리를 말아두고
눈을 감고 가끔,/내 안의 우주를 마주한다/고요는 빼곡하고/ 손바닥은 따스한다
시를 쓰는 일은/늘 결여와 갈망의 뒤섞임이었다
시가 오지 않아/시집을 내기로 한다 |시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