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스무날 하고도 몇 날
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
이 모란이 안다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 류 시화 시 ‘모란의 연(緣)‘ 모두
* Spring, February, 2025. 2월이다. 뭔가 막, 시작되고 피어나는 느낌이라고 새삼 느끼면서,, 곧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온다는 생각에 ’ 감사한 마음’ 은 내가 스스로 노년의 체온을 느껴서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해마다 겨울을 맞으면서 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을까?!,, 하고 두려워지는 것은 투석 이후에 7년이라는 세월 동안에 노력은 나름대로 하지만, 하나, 둘 찾아오는 몸의 ’ 신호‘ 때문 이기도 하다.
정리하고, 버리고, 다시금 둘러보면서,, 새삼 ’ 무소유‘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다 버리고 떠나기‘라는 간단한 어조가 얼마나 ’ 천근의 무게‘로 다가오는지.., 다가오는 봄처럼 화사하게 ‘다시’ 피어 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