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미제 헬기 1989년 사고 헬기와 동일기종 71세 기장과 50대 부기장, 20대 정비사 사망 확인 여성 2구 시신 신원확인 안되고 사고원인도 확인중
한국에서 산불 감시를 위해 비행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등 5명이 숨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27일 오전 10시 50분경 T사 소속 헬기(기장 L 씨71세)가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 산허리에 추락했다.
이 헬기는 오전 9시 30분경 속초시 노학동 옛 설악수련원 주차장에서 이륙했다.추락 현장에서는 기장과 부기장(K 씨54세), 정비사(20대 남성) 등 시신 3구와 신원 미상의 여성 2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강원소방본부와 경찰은 헬기 2대 등 소방장비 40여 대와 140여 명의 인력을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
추락 당시 발생한 불길이 거세 구조와 진화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추락 1시간 만에 산불은 완전히 진화됐다.양양소방서 측은 한 주민이 헬기가 산불방지계몽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굉음이 들려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고 119에 신고했다며 헬기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탔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의 실제 비행은 이륙 전 당국에 제출한 비행계획과 달랐다.오전 8시 51분께 서울지방항공청 양양공항출장소에 전화로 접수된 비행계획 신고에 따르면 기장을 포함한 2명이 오전 9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산불방지 계도비행을 한다는 골자였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3명이 추가로 탄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계획 외 탑승 인원 중 1명(정비사)을 제외한 여성 2명의 신원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탑승자가 모두 사망해 추가 탑승 이유를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추락한 헬기는 미국 시코르스키사가 제작한 S-58T 기종(등록번호 HL9678)으로 1975년산 노후 헬기다.1989년 7월 울릉에서 경북 영덕으로 비행 중 추락해 13명이 숨진 사고를 낸 헬기와 같은 기종이다.기체 결함이나 정비 불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속초시와 고성양양군 등 사고 헬기를 임차해 온 지방자치단체들은 사고 원인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현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현 시점에서는 사고 원인을 단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불감시헬기 추락사고는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5월 기상악화 등을 이유로 산림청 소속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등 2명이 숨지고 2012년 2월 대구 달성군에서 기계 오작동에 따른 불시착 사고가 있었다.2016년 1월과 2017년 11월에도 각각 전북 김제와 전남 보성에서 헬기 추락사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