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라는 이름의 고양이 [진수미]
죽음은 강물 위
흐르는 안개를 타고 걷는 일
새벽 호수의 북단
어슴푸레 멀다
삶이란 모두 잠든 밤
삐걱대는 마루를 디디는 일
발끝을 뾰족 세워도
존재의 기척은 요란하다
당신을 깨우고야 만다
살아있음에, 미안함에
이 밤이어서, 추위여서
더듬더듬
가운을 여민다
단추와 단춧구멍을 꿰려 한다
단추와 구멍은 만나지 못한다
구멍 사이로
밤이어서
동그래진 고양이가
사라진 손가락을 타고 간다
흐릿한 경계를 밀고 간다
영하의 안개를 걷는 고양이
영원의 강물을 서성대는 고양이,
고양이들
- 고양이가 키보드를 밟고 지나간 뒤, 문학동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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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센세라는 이름의 고양이 [진수미]
joo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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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3
25.02.15 08:1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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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삶이란 살아있는 자에게 선물입니다~~
다이소에서는 안 파는 선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