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장석남]
언덕
파란 눈썹과 같은 언덕
나는 언덕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무엇이든 그 언덕을 넘어서 왔거든
나는 언덕을 넘어오는 한 사람으로부터 나였으니까
그 한 사람을 무슨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지
그리하여 한번도 부르지 못하고
나는 그 언덕의 노래였으면 했지
주인이 없거든 노래는 갇히지 않지
그 언덕과 같지 노을 속에서
멀리 사랑이 보이지 붉게 타는 노을
사랑이 보이는 그 긴 언덕을 나는 사랑하지
나는 그 언덕을 넘어서 가지
누구든 언덕을 넘어서 갔거든
하늘 보며 작아지며 넘어갔거든
나는 보이지 않지 그대로
언덕이거나
적막이거나
나는 언덕을 넘어오는 한 사람으로부터만
나였으니까
- 내가 사랑한 거짓말, 창비, 2025
* 대구에 가면 청라언덕이 있습니다.
미국 선교사가 살던 곳이고 그다지 가파른 언덕은 아니고 잘 가꾸어진 정원 같은 곳입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라언덕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동무생각이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청라언덕처럼 우리는 시를 사랑하는 동무가 되어
이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며 노래 노래부르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어제 주페님의 잔잔한 목소리로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맞이하는 언덕은 평화롭기를 바라겠습니다^^
ㅎㅎ잔잔한 목소리였나요.
감사합니다. ^^*
“나는 보이지 않지 그대로
언덕이거나
적막이거나”
여러가지로 생각에 잠기는 하루,
모두들 행복한 하루 되시길~~
언덕이기도 하고 적막이기도 하고
몸은 점점 작아지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갑니다.
하루하루를 잘 버티고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