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가을, 평소 음악적 친분이 두터운 오태호가 참여한 그의 첫 앨범 [B.C 603]을 발표, 타이틀 곡 '텅빈 마음'이 라디오를 통해 크게 히트하며, '기다린 날도 지워진 날도', '눈물로 시를 써도', '가을 흔적'같은 발라드곡으로 유명해지게 된 이승환은 TV보다는 라디오,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나며 이름을 알린다.
조명을 모두 철수시키고 관객들이 나가는 동안, 출구를 통해 노래를 부르며 무대로 다시 올라가는 등,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획기적인 공연을 연출해가며 관객들을 매료시킨 그는 단 1장의 앨범을 발표하고도 매니아층을 형성하는 신화를 창조해간다.
1991년 발표한 2집 [Always]에는 콘서트에서 락 넘버로 편곡하여 불러 높은 호응도를 끌어내던 최희준의 '하숙생'을 수록하였고, 타이틀 곡 '너를 향한 마음',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등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전국투어를 진행, 93년 5월에는 2장의 LP로 이루어진 실황앨범 [The Show : Tour 1992-1993]를 공개한다.
모친상을 겪고 1993년 9월에 발표한 3집 [My Story]는 김광진 작사,작곡의 '내게'를 타이틀 곡으로 오태호 작곡의 '화려하지 않은 고백'등 기존의 '이승환표 발라드'곡과 'Dunk Shot' 과 'Radio Heaven', 정석원과 작업한 '너의 기억'과 '사랑에 관한 충고'등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1995년, 4집 [Human]을 발표하는데, 'Water Side', 'Fire Side'로 나뉘어 전반부 'Water Story'는 대중들이 기대(?)하는 '이승환표 발라드'들이 수록되어 있고, 'Fire Side'에는 댄스나 록 스타일의 그가 하고싶어하는 음악이 담겨있다.
정석원과 김동률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Human]앨범은 외국의 세션맨을 기용해 다양한 색깔의 소리를 담으려 노력했으며, 타이틀 곡인 김동률 작곡의 '천일동안', '다만'과 브라스 섹션에 비트를 가미한 '악녀탄생',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등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
국내외를 오가며 제작된 1997년작 5집 [Cycle]은 우선 독특한 3D 입체 재킷의 앨범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549명이라는 엄청난 인원의 팬들이 코러스로 참여하여 화제가 된 타이틀 곡 '가족'은 발표와 동시에 각종챠트를 석권하며 화려하게 복귀한다.
방대한 스케일의 퍼쿠션 장비를 사용하여 제작된 '사자왕'은 아프리카 스타일의 독특한 리듬으로 녹음 당시 미국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고, 후속곡 '애원'은 M/V에 귀신이 촬영되어 지상파로부터 방송금지 당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1997년에는 그 동안의 발라드곡만 모은 'Lsh His Ballad'를 발표했다. '이상과 현실', '그들이 사랑하기까지', '침묵의 기록'등 세 곡의 신곡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들이 사랑하기까지'는 강수지와의 듀엣으로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은 콘서트장에서도 구입가능한 통신판매용 한정 발매반인 [Yuchippong](유치뽕)과 'THE CLASSIC'과 함께한 싱글 [Happy Christmas]을 98년 공개했고, 1999년 6집 [The War In Life]를 공개한다.
'정상', '비정상'이라는 두가지의 컨셉으로 꾸며진 [The War In Life]에서 정상 Side는 대중들이 그에게 바라는 음악을 실었고, 비정상 Side에는 급진적이고 강렬한 곡들을 실어 이승환의 음악적 변모를 볼 수 있다. 유희열과 윤상, 지누, 이규호등이 참여한 이 앨범에는 타이틀곡이자 웅장한 발라드로 그래미상 수상 경력의 편곡자인 'DAVID CAMPBELL이 스트링 편곡을 맡은 '그대는 모릅니다'와 김진표의 랩이 곁들여진 댄스곡 '애인간수', 여고생 가수 이소은의 미성을 들을 수 있는 '나는'등을 수록했다.
후속곡 '세 가지 소원'과 '당부'가 많은 사랑을 연이어 받는데, 차은택 감독이 제작한 '당부'의 M/V는 90년대후반, 제작비 최고기록 갱신으로 인정받으려는 M/V시장에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의 조화로 보기드문 수작으로 꼽히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99년 10월에는 97년부터 99년까지의 공연중 엄선된 38곡(2곡은 신곡)을 3장에 나눠담은 앨범 [無敵傳設](무적전설)을 발표하여 그의 팬들을 고무시켰고, 2000년 5월에는 [Long Live Dreamfactory]라는 타이틀로 그와 음악적 친분을 가진 이들과 히트곡과 신곡, 뮤직비디오로 구성된 3장짜리 앨범을 발표한다.
2001년 10월, 7집앨범의 신곡 '동지'의 M/V를 지상파를 통해 먼저 공개한 이승환은 12월 초, 'Christmas Wishes' M/V또한 먼저 공개하고 15일, 7번째 정규앨범 [Egg]를 발표한다. 계란이라는 한가지 재료가 요리사의 가공방식에 따라서 각양각색의 맛과 형태가 나오는 것처럼 음악도 마찬가지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앨범타이틀이라고.
앨범발매와 맞춰 진행하게되는 콘서트 티켓을 예매시작 1초만에 매진시키는 등 팬들의 기대와 성원속에 공개되는 앨범 [Egg]는 'Sunny Side-up'과 'Over Easy'라는 각각의 서브 타이틀이 붙은 2장의 CD에 총 23곡으로 구성되어있다. 1240명의 팬이 코러스에 참여하고 미국과 체코, 국내를 오가며 녹음이 진행되어 500여명의 제작진이 투입되었는데, 자신있게 '이승환스러운 음악'으로 내세운 타이틀 곡 '잘못'의 M/V는 'Star Wars'의 제작진이 참여하여 화제가 되고있다.
대중들이 그에게 바라는 것과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의 조화를 이루어낼 줄 아는 이승환. 그의 7집앨범 [Egg]가 이승환의 음악인생의 '완결판'이 아닌 '중간점검'이라고 하니, 과연 그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글 / 아시아뮤직넷 김상구 (yo2yo@asiamusi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