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방학 중인 성도 기다리며..
겨울이 떠나려다 차가운 손으로 봄의 옷깃을 붙잡네요.
질투의 손끝 같아요.
가지마다 눈 뜨고 생기가 도는데 걱정이 앞서네요.
3년 전 우리 가슴에 사랑을 지피고 훌쩍 떠난 송 권사님이 그립네요.
성도님께서 극진히 섬기셨지요.
권사님이 유일하게 허락한 요양 보호사였어요.
돌보신 손길 흡족하여 자랑하셨지요.
그 아들 장로 사경 헤맬 때 끝까지 병상 지키며 살려낸 일,
잊을 수 없네요.
누구보다 탁월한 헌신에 감동했어요.
그 인연으로 우리 교회 나오셨고요.
행복한 만남의 시작이었네요.
사모하기에 교회가 어딘지?
새벽녘에 찾아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의 아름다운 발이었어요.
하나님께서 성탄 선물로 주신 분이셨어요.
처음 심방 날, 정리 정돈된 삶에 지고지순한 성품을 읽었어요.
조용하고 환한 분위기도 맘에 들었고요.
그리스도 안에서 교제가 복이었어요.
어린 시절 따뜻한 추억과 추웠던 날을 물었지요.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라~
어머니의 찬송 듣고 자랐다는 고백을 호리병에 담았네요.
어머니 기도가 딸을 일으켰구나! 감사했지요.
적확(的確) 한 중직자의 기본 신앙을 인지하여 다시 봤어요.
딸 초딩 때 홀몸 되어 인생 겨울 견뎌 온 심장은 내 가슴을 후볐어요.
딸 대학 졸업과 공시 뒷바라지에 얼마나 눈물 삼켰을까?
수고의 땀으로 어떤 강을 이뤘을까?
측은함이 흘러들었어요.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복된 삶을 꿈꾸도록 말씀드렸어요.
갓난아이가 엄마 품에 안기듯 하나님 품에 거할 때 행복함을 알렸지요.
새 생명 얻은 하나님 자녀로 권세 누리길 원했고요.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을 이루며 기도 응답받길 바랐지요.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하늘 소망 쌓기를 구했고요.
예배 후 나눔과 섬김도 풍성했어요.
이름처럼 예배 시간마다 미리 오셨어요.
교육 중에 새롭게 성장하는 얼굴도 예뻤고요.
6개월 지나 학습, 1년 만에 세례교인 되어 믿음의 발을 딛고 섰지요.
1년 묵상 책을 선물할 때 기쁨으로 안았어요.
하 집사님도 성숙한 신앙 도우려고 부단히 애쓰셨네요.
강 권사님의 보이지 않은 손길도 움직였고요.
생일에 모여 축하하고 먹거리 나눴지요.
말끝마다 좋은 목사님 만남이 복이라 했지요.
그래 호두과자 간식도 종종 받았네요.
어르신들 손잡아 부축하며 차에 태우신 모습도 귀했어요.
운동 삼아 걸어오심도 새삼스러웠고요.
찬양할 때마다 울며 부르셨지요.
인도하는 집사님은 감격했고요.
남창 장로님 별장에 간 날,
닭 요리 먹고 설거지한 후 봉사의 기쁨 맛보았지요.
얼굴빛이 억만금보다 나았어요.
교회 김장 날, 정성을 들고 왔지요.
피로회복제 전하며 일손을 보탰고요.
선교에 대한 관심을 키우며 동참한 일도 귀했네요.
곳곳에 흔적이 보이네요.
믿음 생활 잘하다 두 달간의 방학에 심쿵 했네요.
그 아픔으로 한 살 더 먹었어요.
누가 어떤 말로 상처 입혀 전구처럼 나갔을까?
가족 분위기에 뜻밖의 일이라 속앓이 했네요.
보름 동안 입이 쥐어 약을 말라도 소용없었어요.
독감 환자 때문에 예방 접종하고 치아 스케일링을 받았네요.
인정사정없는 간호사가 입을 찢어 낮달처럼 기울여 아렸어요.
그제 정 권사님 가정 심방하고 배가 남산만 했어요.
자전거 타고 나갔지요.
시린 별빛이 보낸 센 바람에 맞서 낯익은 모습이 스쳤어요.
이튿날 새벽, 기도하며 삶이 궁금하고 도울 일이 없을까?
문자 보냈네요.
‘봄을 시샘한 예기치 않은 추위에 감싸고 페달을 밟았어요.
건너편에서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는 뒷모습에 내심 반가웠네요.
순간 지나친 바람에 부르지 못해 아쉬웠어요.
요즘 별고 없이 지내시지요.
건강하시고요.
어려운 자리는 찾아봐야지요!
다소곳이 장례식장 조문 다녀가심에 감사했네요.
잠깐의 만남이지만 누구보다 큰 힘이고 소망이었어요.
꽁꽁 언 마음 풀려 주일 예배 오실 줄 알고 멈춤 없이 내내 기다렸어요.
하지만 아직 내 기도와 관심이 부족한 탓임을 깨달았네요.
사랑의 끈인 요플레 꾸러미도 그만 넣었으면 좋겠다!
반응에 심장이 뛰었어요.
우리가 설렘으로 만났던 때 기억하네요.
모두 고대하는 예배 자리 나오시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만의 원함은 아니겠지요.
힘든 나그네 인생길, 믿음으로 함께 다시 헤쳐 나가 보게요.
삶의 현장에서 어렵게 섬기는 자!
기도를 더하면 쉬울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좋은 아침, 최고의 날을 꿈꾸며 힘차게 출발하길 응원할게요.
행복한 만남 위해 더 기도할게요. 힘내세요.’
‘목사님, 잘 지내시지요.
먼저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요.
지금도 뭔가 순서 바뀐 생각이 드네요.
목사님께 늘 죄송한 마음이어요.
항상 포근하게 대해 주신 그 마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네요.
어느 한 사람의 믿음, 한순간의 신뢰를 감당 못한 제 부족이라 생각해요.
목사님의 여유로운 시간 때 다시 연락드릴게요.
강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네요.’
답글에 한 자락 햇살이 담겼네요.
권사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왜 안 나오는지 식사 초대한데요.
늘 안부 물어 성가시네요.
애쓴 집사님 한 분의 실망이 큰 것 같고요.
꿈속에라도 오시면 굳게 세우려고 영접하는 자세로 맞이할게요.
늦다고 여길 때가 빠르다는 말대로 새 출발 하는 열정 보고 싶네요.
예배 끝자락에 뜨겁게 치유 기도할 때 힘이 났지요.
돌아가며 고장 날 나이에 식사량이 적어 염려스럽네요.
저녁때 송 권사님 3주기 추모 감사 예배 드려요.
믿음 헐거워지지 않게 참석하여 남기신 뜻 디딤돌 삼아 일어서게요.
자녀 손도 뵙고요.
사립문 여닫는 소리 듣고 내다보던 옛날 어른들처럼 기다릴게요.
2024. 2. 23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