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 가는 것에는 바퀴가 있다.
부지런히 빙글빙글 돌지만 바퀴의 지나온 괘적은 늘 땅과 만난다.
그리고 만난 자리에 자국을 낸다.
굴러 가는지 달려 가는지 나는 모르나 시간이, 세월이 지나간 자리에는 저 사진에서처럼 단단한 바위에도 자국이 남는다.
비 오고, 파도치고, 순한 바람, 성난 바람, 천둥, 번개, 때론 새들의 지저귐까지 세월의 두께가 쌓였다.
가로, 세로로 쭉쭉 금이 가기도 하고 틈이 생기기도 하고 때론 떨어져 나가 움푹 패이기도, 돌출 하기도 한다.
틈이 생기고 패이고 돌출한 곳에 사람들은 이름을 갖다 붙인다.
병풍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해골바위, 두꺼비 바위, 돛대바위,사자바위, 십자동굴.....
저 바위가 저만 살려고 다른 존재를 거부했다면 저렇게 아름답진 않을 것이다.
그 틈새에 흙을 넣어주고 이끼를 품고 풍란, 석란, 떡갈나무, 후박나무, 굴참나무, 동백나무들과 갈매기도 알을 품도록 허락하니...
그래서 아름답다.
그래서 해금강이다.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얼굴도 몸도 주름이 늘어가지만 마음 안에 많을 것을 품을 수 있다면 이 또한 멋진 일 아닐까?
오늘... 시간의 두께를 눈으로 매만져 본다.
선장님의 구수한 만연체 해설과 함께 해금강을 한 바퀴 휘돌아 유람선은 한려수도를 미끄러져 외도로 향한다.
때로는 한 개인의 집념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여기서 본다.
척박한 외로운 섬이 수십년에 걸친 한 부부의 노력으로 식물의 천국으로 변했단다.
<외도 보타니아>다.
이 곳은 완성된 곳이 아니라 아직도 진화 중이란다.
그런 점이 좋다.
완성되어 정체되어 버린 박제품이 아니라 시간을 따라 변해갈 수 있는 것.
다시 오더라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저 멀리 배경으로 떠 있는 섬들과 바다, 하늘, 운행 중인 구름이 있어 이 섬은 더욱 풍요롭다.
식물들도 사는 방식이 참 다양하다.
사람 사는 방식보다 더 다양할 듯 싶다.
좁은 땅과 물을 두고 생존경쟁의 치열함도 엄청 날텐데...
이 섬엔 그래도 물이 풍부하다니 다행이다.
-------------------------------------------------------------
외도를 빠져 나와 매미성으로 간다.
한 개인의 집념의 산물을 여기서도 본다.
거제도 매미성이다.
태풍 매미로 초토화됐던 곳에 한 개인이 20여년 건축이 진행중인 성채이다.
다만 전쟁 대비용 성채가 아니라 태풍 방어용 성채다.
푸른 하늘에 구름도 적당히 풀어 놓아 저기 수평선에서 만나는 바다와 하늘이 한 몸 같다.
이제 바람의 언덕, 몽돌해변으로 떠난다.
=====================>
https://photos.app.goo.gl/RNv2yKpKY1NkRFL38
첫댓글 해금강에 가면
바다와 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은
아름다움을 준다
희망을 준다
이것은 너무 밋밋하다.
그저 감탄을!!!
누군가는
자연의 품 안에서
기쁨도 누리고 슬쁨도 이겨내는
세월속 바위주름
바다의 금강산을 보여주는 구려
쫑파는
해금강 _시간의 두께속에서
머무르고... 탄성이 절로 나오고
100% 충전이 되었겠구려.
연일 계속되는 폭염주의보에
해금강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혀보네.
차에 휴대폰 네비게이션을 켜고 한참 가니까....
차 유리로 들어오는 햇볕을 받아 휴대폰이 뜨거워 지더니 곧 먹통이 되었다.
한계치 이상의 열을 받으면 회로가 엉킨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더위로 인한 열 뿐 아니라 감정소모, 스트레스 등..
사람의 회로를 엉키게 하는게 참 많단다.
이 더위에...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들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