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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안동어뱅이 ♡ 원문보기 글쓴이: 雲 谷
땅에서 찬바람이 난다는 처서가 지났다. 후덥지끈한 기운은 좀 식어 들었지만 가을 햇살이 더욱 따가워 여전히 땀을 흘리고 살아간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계절은 면역이 있어 잘 견디지만 반대의 계절은 잘 견디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생일이 섣달 그믐이라 더위에 유난히 약한데 나이를 먹으니 더욱 더 더위를 견디지 못한다. 남들은 올해가 작년보다 덜 덥다고 하지만 난 올해가 작년보다 더 더운 것 같다. 아니, 일생에 올해가 가장 더운 것 같다.
모두 흔하게 가는 피서를 올해는 가지 못했다. 갈 곳도 없거니와 가고 싶은 곳도 없다. 며칠전, 처남내외가 합천 계곡으로 피서를 간다고 가자고 했지만 벌초하느라 가지 않았더니 이번에 홍천으로 여행를 가자고 한다. 번번히 따라가서 신세를 지니 미안한지 아내가 가지 않겠다고 사양을 했지만 고집스런 처남댁의 성화에 못이겨 같이 가기로 했다. 대구에서 식당을 하니 토요일 오전장사를 끝내고 온다고 한다. 평소 같으면 어디론가 돌아다닐 성격인데 오후 3시까지 방안에서 딩구니 가슴이 답답하다. 4시가 되어서야 딸네 식구들과 같이 출발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서안동 IC에서 만나 처남댁 차와 딸네 차에 우리부부가 편승을 해서 중앙고속도로를 달린다. 피서철이 끝났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들이 가득하다. 2시간을 넘게 달려 드디어 홍천에 도착을 했다. 지난 겨울 눈이 왔을 때에도 부근 콘도에서 쉬었다 간 적이 있는데 이번엔 조금 다른 곳이다. 비발디 파크...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 비발디,,,, 그의 이름을 빌려 콘도를 지은 걸 보니 그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우리나라 콘도계를 주름잡는 설립자를 만났다. ㅎㅎ 작은 계곡에 스키장과 콘도를 만들어 작은 도시를 만들었다. 주차공간이 없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역시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다! 체크인을 하고 방안에 들어가 밖을 내다보니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니 마냥 평화롭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마음의 평안을 느끼며 밖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인가. 콘도 내부는 넓은 거실, 큰 침대가 있는 방이 2개, 온돌방이 1개다. 3식구가 머물기에 분편함이 없다. 언제나 만나면 술 파티다. 이번에는 음식을 많이 가져 오지 않았단다. 쇠고기, 돼지 삼겹살, 전복, 어묵, 소세지 등을 돌돌이에 돌려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모두 맥주를 마시는데 난 소주를 마신다. 맥주는 배만 부르다. 평소 소주 한 병을 마시는데 오늘은 반병을 마시고 일어선다. 먼저 침대로 가서 쓰러진다. 꼰대가 젊은이들과 끝까지 앉아 있으면 눈치를 받는다. 흉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일찍 잤으니 당연히 일찍 일어난다. 모두들 3시까지 술을 마시고 골아 떨어졌다. 살그머니 나와서 사우나를 찾아간다. 꽃길을 만들어 놓아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거닐고 있다. 한참을 노닐다가 사우나로 가서 몸을 담갔다. 야외음악당도 만들어 놓았다. |
첫댓글 좋은 "작품과 칼럼" 감사하며, "일생에 올해가 가장 덥다"는 운곡 선생!
원인 중의 하나가 연세가 아닐런지?
나이를 먹으니 더위도 더 극성을 부립니다.
사람을 얕잡아 보는 것 같이 기분이 안 좋네요. ㅎㅎ
솔직담백한 운곡의 성격! 好, 不好 표현도 최고의 좋은 矜持!
선플로 달았는데?, 악플이 되어 未安, 未安!
@도상보 하하! 친구가 오해를 한 것 같으이.
얕잡아 본다는 것은 더위를 말하는 거라우...
운곡은 처남내외와 딸네하고,좋은곳은 국내외를 막론,누비고 계십니다.
가족간에 情나누고 살면 그 얼마나 좋으리요.
거의 반세기 전에 내가 군 생활 했던 곳입니다. 내 기억에 홍천군 서석면에 스키장 생겼단 말만 들었는데...
그 때 서석면은 독가촌만 있고 아주 시골이었는데 많이 변했네요.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좋은추억 남기시고 아름다운 여생을 보내시길 보기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