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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회사에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한단다.. . 감사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감사를 해야 할 입장이라.
부산/ 경남지방을 돌며 감사해하고 또 감사해한다.. 햐...힘들다..
겨우 일을 마무리 하니. 이런. 강원도 영월에 계시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왔다..
하루에 몇 시간 못 자 가며 이젠 푹 한 번 자봐야지. 했는데.. 오래오래 곤히 외할머니 주무신다는 소식에 마지막 인사드리러 서둘러 강원도로 올라 간다.
평생 강원도 오지에서 고생만 하신 할머니..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세요 ...
집에 도착하니..이런 지리산 종주가. 코 앞이다. ..
슈의 방식을 빌리자면 올 한 해의 제목은 푹..잠자긴 글렀다 해로 명명해본다.
지리산 종주....산행 전 날 첫번째 압박
우리 종주팀의 유일한 종주 경험자이자. 희망인 풍각쟁이님이. 갑작스런 집안일로 종주를 함께 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가슴에 압박이..그동안. 산장예약과. 산행 준비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한 몫하신 풍각쟁이님의 부재가 몹시도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에 함께 하기로 하고 나름 종주과정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두번째 압박
산행 당일 오후 3시. 사상 이마트에서 순한여우님과 개굴개굴님을 만났다. 오렌만이라. 넘 반가웠는데
풀꽃사랑님의 개인일정상. 버스를 타고 출발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단다. 가슴에 압박이..
급히 내가 차를 다시 가져오고 산처럼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산처럼님의 차가 수리를 요하는 상황이라 진영까지만. 일단 차를 가져가고 진영에서 풀꽃님의 차와 나의 차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아.... 시작이 순조롭지 않아.. 하지만.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삼으며. .
순한여우님과 개굴개굴님과 장을 본다.. 이 거. 너무 재미있다..극장에 가면 예고편이 항상 재미있어 보이듯 미리 장을 보면서. 왠지 신이나고. 흥겨워져서. 이것 저것 고른다. ..후에 이것 저것 때문에
고생 신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번째 압박
오후 6시경 사상에서 보쌈으로 단단히 요기를 하고. .. 나만 고양이님의 배웅을 뒤로하고
진영휴게소를 향해서 출발한다.. 짜고 한 것 도 아닌데 내 차에는 여울각시님과 순한여우님.그리고 아프락삭스 여자만 탑승했다.. 차 안에 음기가 가득하다. ㅋㅋ 참..삭스는 청년이쥐...^^
도착해서 보니. 산처럼님의 본네트에서 하얀 연기가 올라 온다.. 가슴에 압박이..열어 보니. 라디에이터가 터져버렸다
이런..시동을 걸어보니. 엔진은 무리없이 돌아가고. 산처럼님.. 종주부터 하고 보자.. 수리는 나중이다.
풀꽃사랑님과 조우하고 드뎌 종주팀 지리산 백무동으로 출발한다.
네번째 압박
꼭 MT가는 기분이다. 남자 넷 여자 넷 음양의 조화도 훌륭하고. 지리산이라는 명산을 종주한다는
생각에 마음도 들떠 있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차 안엔 그래서 그런지..수다로 가득 차 있다..
화기애애 에너지로 가득찬. 차 안.... 웃다가 웃다가. 보니..내 앞의 풀꽃사랑님의 차가 사라져 버렸다
아니..고속도로에서 어디로 가신가여.. 가슴에 압박이.. 겨우 통화가 되고..우여곡절 끝에 남강휴게소에서 조우하고 겨우 한 숨을 돌린다..
여울각시님의 왠지 순조롭지 않아라고 하는 말..
순조로우면 재미없지..생각했는데.. 종주내내 재미있었다 ^^
다섯번째 압박.
풀꽃사랑님의 차를 놓칠세라. 바짝 붙어 가는 도중 빠져야 할 곳을 지나쳐 왔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그것도 상당한 거리를 가슴에 압박이... 시간은 예정 스케쥴을 한 참 벗어나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즐겁게 즐겁게.. 마침내..백무동에 도착.. 그러나. 시간상 민박을 하며 잠을 청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이놈의 잠은 끝까지 나와 악연이다. 어쩔 수 없이. 백무동에 주차를 하고 택시를 불러 성삼재로
향하기로 했다. 가슴이. 조여온다. 언제쯤이면 이런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섯번째 압박
새벽 1시가 넘어 성삼재에 도착했다..와...하늘의 별이 초롱초롱 이다지도 많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기분 다시 업된다.. 맥주와 소주를 짐이 많아진다는 주위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사들고 오신 산처럼님과 하비비님 덕택에 시원하게 맥주 한 잔하고 통닭으로 안주하며 새벽 3시. 산행 시작되기 전까지..
사진도 찍고 대화도 나누며. 여유를 즐긴다.. 삭스가 마지막 만찬이라고 했는데..결국 마지막 만찬이었다. ㅎㅎ 아무렴 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눈앞의 보이는 것과 지금 입안의 행복감으로 멀리 보지 못하거늘. 내가 그러하다. 낼 일은 낼 생각하고 지금은 오로지 이 여유를 마냥 즐기고만. 싶다..
드뎌 출발이다. .. 아..이 설레임 꿈에도 그리던 종주를 드뎌 첫걸음 한다..
근데 45리터 배낭 가득찬 짐의 무게가 장난 아니다. 어깨가. 너무 아파온다.. 그동안 산과나에서 소풍가방으로 산행 할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고통이 어깨 가득 엄습해오고. ..
이래서 앞으로 어찌 60/80 리터 가방을 들까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절래절래..
하지만. 다리는 별 무리가 없다. 어느새 도착한. 노고단. 입구 한 층 밝은 별을 보며 우와 하고 있는데
삭스가. 별똥별을 보았단다.. 소원 빌었어 하니..빌지 못했단다..
별똥별님에게 삭스랑 같은 팀이라고. 말하고 늦었지만. 종주 성공을 기원해본다..
후에 좀 편안하게 종주 성공하게 해달라고 빌껄 후회했다. 단어 몇 개만 추가하면 되는데...
뱀사골 대피소로 향하는 길 생각보다. 여울각시님이. 잘 따라오신다. 나름 헬스도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셨다는데. . 몸의 변화는 별로 없어 보임.. ^^ 그리고 풀꽃사랑님 우려했던 거 보다. 더 처지신다.
음..잠도 못 주무시고 모르는 길 운전하느라. 피곤하신거 같다. 조금씩 쉬는 시간 길어지고 산행속도가
떨어진다.; 어느새 날이 밝았다..그러나. 걱정했던거 보단..날이 시원하다..능선길을 따라서인지..
공기가. 차갑다.; 삼도봉에서..구름쑈를 본다..정말 아름답다..그동안의 고생스럽고 힘들었던 마음이.
다시 업된다. 아...구름이 이다지도 빠를 줄이야..
그나저나..어깨가 계속 아프다..잠시 쉬는 타임이면 내 짐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쓴다..
오이드세요 오이드세요..그러나. 날이 선선해서인지...한 낮에 먹잔다.. 아.....어깨 아파
파스좀 뿌리세요 파스 좀 뿌리세요 ...아직 다들 괜찮다고 하신다.. 아...어깨 아파..
산장에서 읽을거라고 책을 갖고 왔는데.. 내가 미쳤나보다.. 바지 3벌 겨울잠바 포함 윗옷 4벌
속옷 3장 양말4켤레.. 산에서 패션쇼 할 거도 아닌데..후회막급이다..
뱀사골에서 라면 먹자고 해야지..생각했는데 화개재에서 자다가. 여울각시님. 스틱 사라져버리고
우리 일행들 이미. 김치찌개와 얼린밥 얼버무려 놓았다.. 가슴에 압박이...
여울각시님에게 억지로 껌 한 통 떠 넘겼다.. 아마도 한참을 씹을 거 같다. ..
모두들 잠 못자고 피곤해서인지..뱀사골에서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일곱번째 압박..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잠은 생략하고..다시 무거운 몸을 추스리며 연하천대피소를 향해 출발한다..
오르고 오르고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삭스와 나른히 선두에서서 가면서 문득 내가 왜 내 돈 들여가며
이런 고생을 자처 할 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삭스 생각이 궁금해서 물어본다.
" 삭스야 왜 이렇게 힘든 산행을 하니? "
" 음...가슴이 뛰고 두근거리는게 좋아요 "
" 연애를 해도 가슴이 뛰고 두근거리는데..."
" 그러게요 ..^^ "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일들이 마냥 두렵고 귀찮고 그동안 살아온 삶의 테두리에 안주 하고 되고 매너리즘에 빠져서 도전하고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삭스의 두근대고 설레임때문에 산행을 하게 된다는 대답은 많은 자극을 주었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갑자기 이 시가 떠올랐다. 지금.. 까지의 내 삶이란. 나 자신조차 뜨거워 질 수 없는 삶인 것 같아서
오늘 이 순간 삭스는 나에게 연탄재의 뜨거운 존재처럼 날 일깨워 준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 덧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들 ..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많아서. 반갑기 그지 없다..
서둘러. 물 한 모금 떠다. 마시는데 넘 시원하다...그동안의 열이..한 번에 식는 느낌이다..
삭스가 건제준 쿠키를 하나 먹고 응가를 보고.. 흡연장소에서 담배도 두 어대 피고 ..해도
팀원들이 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나? ...살며시..걱정이 깊어질 무렵 ..
반가운 사람들..우리 팀이 왔다.....더욱 더 반가운건..라면을 등산가방에서 꺼낼 수 있다는 사실..
순한여우님이 안 왔으면 이번 종주 굉장히 힘들 뻔 했다.. 살림꾼이다.. 뭔가 필요한 게 있다 싶으면
순한여우님이 척척 해결하신다..여자 만능님 같다. ^^
라면을 먹으려 하는데 산처럼님이.. 점심도 먹지 아니 하시고. 먼저 출발하신다.. 허기지실텐데..
개굴개굴님이..시간상 특공대를 파견해서 산장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자..모두들 만장일치로 삭스와
개굴개굴님을 지목했다.. 해서.. 삭스와 개굴님이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 일행들도 점심식사 마무리를 하고 다시 벽소령을 향해 힘차게 출발한다..
힘들다 ...힘들다..라는 소리가. 계속 나온다..나도 모르게..
미쳣지 내가 미쳣지...집에 있으며 시원하게 수박이나..한 입 베어 먹으면서..책이나 읽을 걸..
모든 일상이 그리워 지기 시작한다..
풀꽃사랑님도 많이 힘드 신가..보다..순한여우님과 여울각시님 그리도 나는 풀꽃사랑님과
힘이 나시라고 계속 옆에서 같이 간다.... 사실 모두가 힘드리라...잠 한 숨 제대로 못자고...
장시간 산행을 하고 있으니....그나마..고도가 높아..모기가 없어 정말 다행이다..
슬슬 발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고 뻐근해져 온다..어깨는 살을 후벼 파는 것처럼..짓눌려져 오고..
드뎌...벽소령에 도착했다..모두들 체력이..바닥났다..하비비님은 먼저 오셔서..대피소 밑 그늘에 있으면 우리들이 지나칠까봐 땡볕에서 주무시다..깨어나셨다..참...여러모러 모두들 힘들다..
이대로 벽소령에서 고마 자고 싶어졌다...대피소 방송으로 이미 세석산장은 밖 야영장 까지 포함 모든 자리가 다 채워졌다고 한다.. 예약 안 하신 분들은 모두 집으로 가란 말이리라..
차라리 우리도 예약을 안 했더라면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고..ㅎㅎ.. 벽소령관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벽소령에서 세석가는길...보통이 아닙니다..각오 하셔야 합니다..
아니..지금 까지의 과정도 보통 이상인데... 덜 컥 겁이난다.... 하지만..여기서 더 있다간..시간이 넘 지체되어..다시 모두들 으샤으샤 화이링 하고..세석으로 향한다..
가다 보니 생각 보다 여성 산악인들도 많다.. 많은 것도 많은 거지만..이처럼..힘든 코스를 힘차게 가고 있는 걸 보니..내가 더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다가... 남성은 강하고 여성은 약하다라는 넘. 이분법적인 생각 같아서...그래.. 난 약한 남성이고 저분들은 강한 여성일게야 하고..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우리 특공대가 세석산장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햐..우린 아직 한 참인데..
서둘러야지..하는데..하다가...제대로 삐끗했다..고통에 아야 소리가 나도 모르게 크게 펴졌나 보나
순한여우님과 여울각시님이 괜찮냐고 물어본다.. 안 괜찮다라고 대답했다.
체력이 소진 될 무렵이면 부상을 조심해야 하거늘.. 이 중요한 순간에..내가 사고를 내다니...
하늘이 노랗다...가슴엔 압박이... 산과나의 닥터..여울각시님이..어느새 압박붕대로 내 다리를 통통 감고 있다..정말.. 이번엔 제대로 압박이다... 상 하로 압박을 당했으니.
걱정을 많이 했는데 파스로 도배를 하고 신속히 압박붕대로...응급처치를 해서 그런지..생각보다 고통이
덜한 것 같다...게다가.. 이 핑계로..스틱도 여울님에게 얻어서..쓰게 되니..한결이..산행이..편하다
스틱이 이렇게 유용한 지.. 처음 알았다..그저 귀찮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참..사람이 이래 둔하다..
꼭 몸으로 느껴보아야 좋은 걸 아니..그 만큼 고생이다..
통증은 덜한데 발목에 힘이..부실하다.. 나 때문에 더욱 늦어 질까봐...애써..앞장 서서 간다..
벽소령관리자의 말은 괜한 말이 아니었다.. 체력의 극한을 시험당하는 것 같은 길...
지리산은 대표적인 토산이며 어머니산이라는데..이 길은 온전히 바위 길이다...오르고 내려가고 오르고
내려가고..공룡능선을 타 보지 못했지만...이 길 아마도..지느러미 수는 설악산 공룡보다 많지 않을 까 싶다. 입은 타들어가고...물을 마셔도..그 때 뿐이다...아...괴롭다..너무 괴롭다..
군대 행군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는데...물집은 허가도 안 해줬는데 내 발에 불법 건축물을 도처에 짓고 가다 보니..뒤에 일행들 쉬고 있다...나도 이 틈에 쉬어본다..아니 주저 앉았다..
이젠 발목이 욱신거린다...옛날..중국여인들은 발을 작게 만들기 위해 조그마한 신을 신고 다녔다는데
내 발목도 비좁은 듯 압박붕대와..씨름중인갑다..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억울해서도 아니고..서러워서도 아니며 속상해서도..아니다..너무 감동을 받아서...슬퍼서도 아니고
단지..힘들어서..눈물이 나온다.. 새삼..공기가..그립다..도시의 탁한 공기가 그립다..많은 인파들이..그립고..온갖 소음들이..간절히 그리워진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금의 순간이..너무도..한 스럽다..
배가 고프다...한없이 배가 고파졌다..가방을 뒤져보니..이상하게 내가방엔 먹을 게 없다..
초코바도 벌써 바닥났고..누룽지는 낼 아침 메뉴이고...생쌀이 보인다.. 아득아득 씹어 먹고 싶다
하지만..참아야 한다..겨우 순한여우님에게 아몬드를 얻었다..평소 먹지 않던..견과물을 우득 우득 씹어 가며 다시 길을 나선다...곳곳에 곰이 출현 했던 곳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문득 겁이 났다..
곰이 나타나면...공격적으로 으르렁댄다면...나 어떡하지..
아몬드..먹는 걸..중지한다....곰 나타나면 이걸루 시간을 끌어야지.
날은 점 점 어두워지고...안개는 이미 자욱하다.. 정신마저..몽롱해지는 것 같다...
시간도 정지 된 것 같고...내 몸 도 정지 된 것 같고.. 고통만...자욱하다...
이마트에서 샀던.. 더덕술을 꺼낸다..문득 더덕님이 떠오른다..
혼자..4잔을 마신다...속이 뜨겁다...아니...불난 것 처럼...타오른다..
그래도.. 고통은 덜 하다... 배고픔도 덜 해지는 것 같고 ....
아직 세석은 보이지 않는다...
여덟번째 압박
그냥 좋았다..지리산 종주를 한다는 사실이 좋았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 본 다는 사실이 그냥 좋았다.
그래서일까..그 기분에 취해서일까.. 너무 준비가 소흘했다 뼈져리게 후회할 만큼
종주산행의 방법이나..등산도구들의 사용법등
산은..결코...쉽지 않다...가볍게 보아서도..안된다... 언제나..겸손하게 올라야 하리라..
저 멀리....세석이 보인다... 세석산장이...보인다...
앞으로 더욱 세산산장님이 좋아질 것 같다... 오늘 하루 성삼재에서 세석산장까지 오는 길
세석산장은 희망의 실체였다. 그 희망이.. 바로 지금 눈 앞에 놓여 있다..
생각보다 크다.. ... 그리고 나의 허기진 배와..피곤한 몸도 단번에 해결될 거라..생각했던 기대감도
생각보다. 컷던 모양이다.. 몇시간 앞서.. 도착한 회원님들이 산장예약이며 수고했을 시간들은
전혀. .. 고려하지 아니하고..단순히..밥이 되어 있지 아니한..사실 때문에...기분이 상했다..
지금 생각하면 두고두고 부끄러운 순간이다.... 가슴에 압박이..모두들 서운한 표정속에 하비비님이..기분 좋은 웃음지며 나서서..밥을 챙기신다....그 동안 싫은 내색 아니하시고 오로지..힘든 순간에도 든든하게 웃음으로 일행들을 챙기신다.. 새삼.. 의 식 주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존스튜어트 밀이 말한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라는 말이 학창시절에는 그 게 뭐 어렵나 생각했는데 .............. . .. 생각보다..어려운 일이다..^^
아홉번째 압박
그러나..모두들 마음 넓은 사람이라.. 서로의 예민함을 부끄러워 하며 금방 화해한다..
한 여름임에도 세석산장의 밤은 무척 추웠다...세수만 하고...담요를 받아 들고 드뎌.. 잠자리로 향한다
생각보다.. 좁다..그리고 우리의 자리에 낯선 분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다..
아.....깨우기 미안한데....하비비님이..그 분들을 깨우신다...휴우..
푹 잘 수 있을거라...생각했는데...새벽 2시경부터..일찌감치..산행을 준비하는 다른 일행들의 시작을 기점으로... 시간대별로...사람들의 움직임이..분주하다...에긍.......역시 곤히 자기는 힘들구나...
새벽 다섯시경 도저히..잠이 오지 않는다...옷을 입고..밖으로 나가...차가운 새벽공기를 온 몸으로 마셨다 ....좋다...마냥 좋다..ㅎㅎ... 더구나...걱정했던 발목도..응급치료 덕분인지...생각보다..양호하다..
천왕봉에 가리라..속으로 다짐하고.. 갑자기 배가 아파...응가를 보고 나오니..어느새 다른 님들 모두 일어 나셨다...즐겁게 아침식사 하고..이가 갈리던 세석산장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산처럼님과..선두에 서서..앞 서 간다.. 리더 아닌 리더가 되신..개굴개굴님..이틀동안 잠 한 숨 제대로 못 주무시고..후방에서..지친 회원들 짐까지 도맡아..짊어지시고..참..수고하신다..
천왕봉에서..내심 빌었다.. 시험에 합격하시길..
그래도 조금 자고 일어나서 잘 먹고 걷다보니.. 몸에서 힘이 난다...
세석평전과....지나..금새..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해서..주위를 둘러본다..아...아름다워라..
옛날 이렇게 높은 곳에 장이 섰다니.. 짚신신고.. 무거운 짐 등에 지고...어떻게 이리 힘든 곳에 올라왔을까 싶다.. ... 일행들 합류하고 이제 천왕봉 지척에 두고 ..오른다..
고사목들...나무로 울창했던 이곳에..나무를 불법으로 벌목하고..그 증거를 없애려 불을 질려..지금
단단한 고사목 몇십그루만.. 남아 있다.. 나쁜 사람들...
그래서 그런지.. 고사목을 바라보면 한 층 애절하고.. 슬퍼진다.. 얼마나. 뜨거웠으랴..
그 뜨거움 버티고 버티어..그래도 존재함을 드러낸..고사목들..나름 경의를 표하며....
통천문을 지나..드뎌.. 천왕봉 정상이다.... 아........... 남한에서..제일 높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섰다 물론 섬은 제외하고.. .. 날이 맑아..저 멀리 노고단도 보이고..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보지 못한게 조금 아쉽지만....그래도 마냥 좋다..
단체로 사진을 찍고.. 이젠 모두 가족 같다..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천왕봉에 무사히 오른걸 지리산에 감사드리고..내심..마음에 품었던 바램들 하나 둘 천왕봉에 하소연 해보고..그러고..아쉽지만..내려선다
오를때 몰랐는데..하산길에 발목이 좋지 않다.. 앞서 내려가서..밥을 해 놓으리라..했거늘
산처럼님과. 삭스 그리고 하비비님을 먼저 보내고 ..세월아 내월아.. 조금씩 걷는다..
뒤쳐 지고 있지만..왠지 마음은 평온하다.. 시간상..오늘 하산길은 충분하고........
못 갈 것 같았던..천왕봉도 보았으며... 그런 내가 스스로 대견해서인지...평온하다..
이 순간 만은 욕심도 없고...온전히..자연풍광만을 내 속에 담으며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을 뿐...아...세상만사 오늘만 같아라...
장터목 대피소에 내려오니..삭스는 물을 뜨러 갔고... 산처럼님이 물이..너무 작게 나와 도저히..
밥을 해먹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여..일행들 초코파이와 게토레이..끼니를 대신하기로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생 쌀이라도 먹었으리라.. 참...그나저나.. 초코하이 이 거 얼마만이가..
군대 이후로..처음 먹어보는 초코하이.. 배가 고파서인지..맛있다.. 그러고 보니..초코파이도 참 장수하는 상품이다... 일행들 모여 백무동으로 향하는 길..
발바닥은 몹시도 아파왔지만... 즐겁다...끝말잇기도 하고..하산길..나무가 쓰러져 있다
길목에 누워 있다니...그러나..나무라지 말자.. 한 참 곤히 자고 있을 뿐...
어느 덧 백무동에 도착..
미리 도착하신 산처럼님..센스있게 음식 앞 서 시켜놓아..
그리 기다리지 않고 모두들 . 즐겁게 마무리를 하고...끝으로 계곡에서
아이들 마냥 물놀이 하며...한 껏 즐거워하며....종주의 마무리를 한다....
아..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아니한다 하고....맑은 날만 계속되면..정신적으로 좋지 아니하다 하니
삶이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조화롭게 진행되어야..의미가 있지 않을까...다만. 좋은 일이 더 많아야겠죠 ^^ 이번 지리산 종주를 통해서...많은 걸 배웠습니다...
봉사하리라..없어서 먹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봉사하리라. 다짐 합니다
배고픔이...얼마나.. 큰 고통인지...
헤아리리라.. 내가 힘들면..다른 사람들도 같은 이치이거늘
나의 헤아림은 얼마나..좁은지.. 깊게..헤아리리라..다짐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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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자그마한 관절부위는 쉬이 낮지 않는데..치료 잘하시고 산에서 봅시다^^
울 신랑 대단해요~ 종주를 자꾸 횡단이라고 말해서 피박을 엄청 주더니... 지리산 다녀 온 다음날 우리 신랑 정원에서 도끼질 했답니다. ㅋㅋㅋ 불룩 나온 배... 구박했는데... 힘의 근원이 그배가 아닌가 싶구료,,, 담엔 나도 같이 갈 수 있는 영광을 주시구료~
정원 잘 가꾸어 가나요^^ 1년 정도가 고비일 것입니다. 생활의 터전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현실임을 잊지 마시고 일신우일신하시길..().. ^(^~
횡단도 맞는데...서쪽에서 동쪽으로 갔으니까.....힘이근원이 배....좋습니다...
전원주택 너무 부러워요. 곤충들이랑 생활하신다면서요.
곤충들은 자기 집인 줄 알아요 .. 미치겠어요 토지장부 떼어다 보여줘야지 ^^
그 놈의 압박 때문에 숨 넘어 가겠다.. 종주 수고혔고.. 발목 치료 잘 하시길.. 아우님~~^^
ㅎㅎ 명심하겠습니다. 중간 형님 ^^
아이고야..^^ 고생하셨습니다~~~ ^^종주글 역시 긴~~~ 장문 숨넘어가는줄 알았습니다..^^ 일하믄서 눈팅할라니..ㅋㅋ 고생많으셨죠?? 그렇지만~~~ 또 가고프죠~~~!! 그게 매력이죠..^^ 몸조리 잘하시구욤~~~ ^^ 발목은 특히~~ 관리 잘하셔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마이 길었죠... 정말..또 가고 싶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맙고 산에서 뵙겠습니다. ^^
그 기나긴 고생을 무사히 마치고 오신 여러분들 정말 대단하셔요~~~^^
인미야 이제 나도 김해파다. ^^
앗~~~김해파~~~ㅋㅋㅋ 뭉쳐봅시다~~~!!
참 먼거리인데 무사히 완주 한거 추카 추카 이제 백두대간 도전해보쌈~~~~
백두대간.. ㅎㅎ 후기 쓰려면.....아....
ㅎㅎㅎ지리산의 주 능선을 밟아 보니.....감회가 어떤가요^*^알수 없는 무엇이 애비다님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지 않던가요^*^..종주 축하드리고.....세석산장...이 나름 좋아질라 합니까..ㅋㅋㅋㅋ 다른 산장도 다 좋지요^*^.. 담에 산에서 뵈어요^*^..넘 수고 많으셨고 삔 다리 빨리 나으시길 바랍니다.
세석산장...정말...보기 전에는 디기 밉다가..보이니..이뻐 죽겠습니다 헤헤 어서 완쾌해서 산에서 뵙겠습니다 ^^
짝짝 짝 짝짝 이제 압박 풀었죠..^*^
네.. 훨 훨 풀었습니다 ^^
압박이 너무 무서워 ㅋㅋ 애비다님 너무 수고 많았슴 ^^후기보니 나도 도전하고 싶어 ㅋㅋ 감히^^ 발목치료 잘해야 오래오래 보지요 ㅋ 정말 대단하네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담아 두지만 않는다면 헤헤 다음에 같이 해요 누나
애비다 수고했어, 종주 다시한번 가야지...^^
헉
압박.하니까 문득 깁스의 압박이..;; 발목은 괜찮나? 힘들지만 행복했을 종주~ 넘 멋지오^^
그다지 행복하지는 헤헤 뒤돌아보니..그저 그립습니다 ..누나도 ^^
완전 재밌따..ㅋㅋ^^ 첨부텀 끝꺼정... 다 읽었써요.ㅋㅋ 저 장하지요..?ㅋㅋ 저래~ 길쭐 아랐쓰면 고마 패스~ 했을낀데.. 첨부터 잼있게 읽어서리.. 도중 끊을수가 없었어요..ㅋㅋㅋ 자꾸 그 다음 압박이 궁금해서리..ㅋㅋㅋ 종주할땐 발목이 고생하더니 후기글에선 손가락이 고생했겠네.. 와우~! 추천하나 합니당..^^
장하다 동상 헤헤 쓰다보니..읽는이의 배려가 잘 안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