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추위가 기어코 일주일을 채우고 마네
내내 얼음물 깨서 밥묵고 지냈네
국냄비와 라면냄비 각 하나씩 번갈아가며
설겆이 안 하고 계속 썼다
눈으로 씻으면 되지만 굳이 뭐... ㅋ
이 판넬집에 아무 것도 안하고 손 놓고서
춥다 춥다 하는 것이 아니고 나름 이것저것...
먼저 홑창이 세개 있는데 거기에는
커튼이나 짜투리천, 보자기, 심지어 요까지
이중으로, 이중으로 죄다 걸어놨다
작은 곳에 창문이 세개다 보니 벽까지도 덮었네
창유리에는 젤 같은 거 바르면 풍경도
걸리적거림 없이 보고 온도는 2-3도
올려준다 해 그작년에 발랐으나
누가 콧물이라도 흘린 것처럼
주루룩 너저분... 이것 함정이
방안 온도가 최소 10도 이상은 돼야
제 기능을 한다고 써졌다는디 몰랐어
방화문인 출입문에는 밖은 시트지 붙이고
안은 스펀지 같은 거 붙이고 거기다가
방풍비닐을 따로 설치했다
잠자는 곳인 텐트 친 곳은
양쪽 벽과 천장에 비박용 메트를 붙였다
방바닥은 종이상자 두꺼운 것을 깔고
그 위에 은박지 깔고 그 위에 방수된 돗자리를
깔았다 만져보면 소름끼치게 찬기운은 아닌디...
4×3 정도 되는 천장과 싱크대 있는 바닥 빼곤
다 이렇게 그지(?) 같이 뒤덮였다
근데도, 근데도 40리터 되는 스텐보온병 속 물이
살얼음 얼더니 나날이 켜켜이 얼어간다
저렇게까지 했는데 이럴 일이냐고...
이번 혹한에 헛웃음 나오는 일이 몇 가지
스텐보온병 안 살얼음 깨고 물을 뜨면
바로 그릇 표면이 살얼음으로 뒤덮인다
물이 싱크대나 바닥에 떨어지면 그대로 얼음땡
새벽에 쩌억 하는 소리에 기겁했는데
혹 판넬이 어찌 된건가 싶어 조마조마
뜬눈으로 지새다 아침에 보니 물병이 터졌다
물병에 물을 꽉 채운 것도 아니고
또 물병도 두꺼운 거라서 얼어 터진다는 건
생각도 해본적 없단 말이지
압력솥에 해놓은 밥이 얼었는디
어찌나 꽝꽝 얼었던지 칼로 썰려 했으나
썰어지진 않고 칼날 끝이 아주 작게 부러지며
겨우 쬠씩 갈라서 먹었다 웃음 나온다
이렇게 돌딩이가 된 것 역시 이해 안 됨
밥 묵음서 부러진 칼끝 씹을까 살얼음이었는디
다행히 입안에서 걸러냈다 오싹...
들어는 봤나
아침에 폰을 충전하려니 너무 차가와 충전
못한다는 메시지가 뜬다 이 또한 어이 없음
그 뒤로는 폰도 나랑 같이 이불 속에서 잔다
아침에 안되는 전자기기 또 있다
바로 커피포트. 얘도 얼어서 스위치가 꿈쩍 안함
예전처럼 삼한사온이라야 이런 일이 안 생길 거
같은데 살얼음일지라도 서너번 얼면
이렇게 천하무적이 되는가 싶다
이번 한파 중 젤 추운 날인가
천장을 올려다보니 성애가 끼었고
기둥인 철근에도 허옇게 성애가... 헉...
그거 보고는 국 끓이는데 수증기 많이 나올까봐
뚜껑 잘 안 열고 다 끓고 나면 한참을 기다려
수증기가 잦아들어서야 밥을 먹는다
그 수증기가 올라가 고드름 될까봐...ㅋ
저렇게까지 단속하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될 일이냐고 증말...
내가 하지 않은 것은 딱 하나
*연료를 때서 하는 난방*을 하지 않았다는 거
그거 하나 안했는디...
잠자리는 전기매트를 깔고
6단계까지 있으나 2단계까지만 올린다
날이 풀리면 1단계로 내리고...
오늘은 날이 좀 풀리나 기대했드만
죙일 흐리니 에휴...
첫댓글 어쩔 수 없이 전기장판을 쓰지만 그래도
전기에 의존하는 생활방식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연료를 쓰지 않고 겨울을 난다면
더이상 탄소가 안생기니 다행이지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이 생기는 쓰레기는 어찌헐꼬
지구 환경을 살리고 탄소발생을 억제해야 하는 일은 맞습니다.
그런데 한사람이 산골에서 이렇게 동사(?)할 지경으로까지
하면서 산다는 것은 말도 안되지요.
삭정이 나무 주워다가 장작불도 지피고
전기담요 온도도 팍팍 올리고 해서
몸을 따숩게 해야 합니다.
글을 읽는 내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쫑말이 아녀요 에고 쫑말이님 걱정마셔요
사람에 따라 다른 게 저는 뜨거우면 잠 못자거든요 그래서 전기장판도 쬠만 뜨거울라치면 으이그... 따뜻까지는 괜찮지만 뜨끈해지면 잠 못자요~ㅋ
이불 밖으로 나오면 자주 밖에 나가 많이 어슬렁거립니다 30분 정도만 그러면 등짝에 살짝 김이 날 정도되는데 기분이 괜찮아요 춥다 웅크리지 않고 몇번씩 어슬렁대다 보니 나름 운동(?)도 되는 거 같고요 그러다 6시쯤 되면 다시 이불 속으로...
제 생활방식을 점점 더 단순함으로 가려고 더욱 발전시키려 노력 중~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생각 있음 갈촤주시구요~~
요즘들어 하나 아쉬운 것이 제 목소리가 힘을 받는 위치였음 참 좋을텐데 하는... 제가 머리카락을 밀어버린 걸 보고 동참해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그런 위치였다면 하는... ^^
날이 쬠 풀리니 금방 미세먼지에 점령당하네
이런거 보면 정말 심각한 환경인 건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