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동기 동창회 어언 40년
올해 스승의 날이 지나고 며칠 뒤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부터 11명이 모여 40회 동창회를 가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보내왔다. 서울에 사는 초등 동기동창들이 매년 스승의 날을 전후해 은사님들을 모시고 사은의 자리를 마련해 가져온 동창회가 올해로 마흔 살을 먹었다는 자랑스러운 소식에 다시 놀라며 모교 역사가 갑자기 더 궁금해졌다.
모교는 1938년6월9일 보문산 아래에 대전대흥공립심상소학교로 설립인가를 받고 1949년12월31일자로 대전대흥국민학교로 교명이 변경이 된지 47년만인 1996년3월1일자로 현 교명인 대전대흥초등학교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1938년에 설립인가를 받아 태어난 무인생이니 범띠인 나와는 띠 동갑이 되는 묘한 인연인 셈이다.
대흥 10회가 1952년 2월에 졸업했으니 졸업한지도 60년을 넘기고도 5년째 접어들었다. 해방되던 다음 해인 1946년 봄 입학식에서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면 ‘하이!’라 하지 말고 ‘예!’라고 답하라고 주위에서 몇 번씩 주의를 주었는데도 그만 ‘하이!’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순간 입학식장에 일어났던 웃음소리가 흘러간 세월과 상관없이 아직도 생생하게 들리는 기분이다.
졸업한 지 23년을 지난 1975년 동기 두 동기가 뜻을 함께 해 재경 대흥초등학교 10회 동기동창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다음 해인 1976년부터 재경 은사님 세 분을 모셔 은사님의 사랑에 모두 큰 절로 인사드리고 행복하고 건강하시어 장수하시길 빌며 은사님의 사랑과 동기들의 우정이 함께 하는 회식과 즐거운 시간을 가져왔다. 첫 회부터 동창회에 모셨던 은사님 세 분 중 한 은사님은 호국영령(해병대 대령)으로 국립대전 현충원에 모셔져 있고 한분은 91세 다른 분은 89세로 생존해 서울에 계신다.
건강이 여의치 못해 동창회에 참석하시어 함께 하시지 못하는 두 분께는 스승의 날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동창회에서 마련한 사은의 선물을 전하며 모두는 건강하시어 장수하시길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 동창회를 발의해 결성한 한 동창은 매년 연초와 스승의 날에 별도로 은사님을 찾아뵙고 감사의 뜻을 전해오고 있으며 다른 두 동창과 와병 중이신 은사님을 댁으로 찾아뵙고 문병, 밖으로 모시고 나가 자시고 싶다는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사제 간에 사랑의 담소를 해 오고 있는 것이다.
교장 출신 모임에 참석하셨던 한 은사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한 토막.
은사님이 ‘매년 스승의 날에 우리 대흥 옛 제자들이 잊지 않고 계속 초청을 해 참석해 선물도 받고 함께 담소하며 즐거운 회식을 해오고 있다’고 자랑삼아 말씀하셨다가 동석했던 교장선생님들로부터 핀잔 아닌 ‘핀잔’을 당했다는 것.
‘여보시오 요즘 세상에 그런 제자들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을 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스승의 날에 제자가 올린 감사인사 장미카드를 꺼내 보이며 ‘이래도 믿지 못하느냐?’고 했더니 그제야 ‘인정하더라’ 면서 함께 웃으셨다는 것이다.
2016년 2월18일 제74회 졸업식을 가졌으니 대흥초등학교는 그간 졸업생 3만4천여 명을 배출한 것이다.
‘뜻을 세우고 힘을 기르는 어린이’란 교훈 아래 자란 대흥인들은 교목, 느티나무처럼 수 백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대흥인의 긍지와 기상을 자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교가 가사를 한번 다시 음미해보며 음송해보았다..
‘보문산 산자락에 깃을 내리고 튼튼히 자리 잡자. 우리의 동산. 빛 내리 정의 예의 공덕과 책임 이루자 크게 크게 대전 대흥교.’ (2016. 5. 27.)
첫댓글 긴 세월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고 보은을 지속하고 있는 미담이 흐뭇하네.
역시 기억력 한번 최골세.
공군 동기생 한 명은 서울에 사는 초등 동기를 집으로 초대 16명이 졸업, 근 70년만에 한 자리에 모여 우정의 꽃을 그윽하게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알려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