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희들이 이렇게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도해 주는데
내 어찌 일어나지 못하겠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너희들을 거세게 몰아쳤었는데
불평 한 번 토로하지 않고 모두들 쾌유를 빌어주니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 너무나 고맙구나.
지난 3월에는 집사람과 함께 잠시 호산을 찾아가 보았는데
정겨운 풍경은 옛 그대로더구나.
내 몸이 건강하다면 원덕고등학교에서
다시 열정을 불태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 때는 신출내기 교사였기에 운신의 폭이 좁았지만
이제는 맘만 먹으면 더 잘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야.
10여분 정도 머무르다 돌아오면서
작진과 노실에도 들어갔다가 나왔지.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던 2001년도에
원덕고등학교로 장학지도를 나갔었는데
내게는 장학지도보다는
묻어 있는 체취를 느끼기에 바빴었단다.
장학지도 후 약속되어 있던 선생님들과의 회식 자리도 마다하고
난 너희 동기와 1년 선배들이 마련해 준 자리로 가서
코가 비뚤어질 정도로 마시고 또 마셨지.
그 때만 해도 세상모르고 마셨는데…
그 친구들에게 다시 한 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이제 너희 나이도 39살,
그러니 대개 38에서 40까지이겠지?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니 건강에 신경들 써야 한다.
질병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니
지금 건강하다고 몸을 혹사하거나 방심하지 말고
평소에는 적당한 운동으로 체력을 잘 지키면서
2년에 한 번은 꼭 종합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느니라.
직장에서 행하는 신체검사는 믿을 것이 못된다.
나의 경우, 2003년도에 상당히 진행된 3b기의 폐암을 발견했지만
2002년도와 2004년도의 공무원신체검사에서는
X-Ray 결과가 모두 정상으로 나왔으니 뭘 믿을 수 있겠니?
가정 사정이 넉넉하지 못할지라도
부부 두 사람이 적금을 들어가면서
2년에 한 번은 정밀신체검사를 받을 것을 간곡히 권한다.
건강을 잃는 것은 곧 세상의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니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단다.
자신과 배우자의 건강 관리는 물론이거니와
시댁과 처가 어르신네들의 건강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삼척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10여회 이상 해 주었는데
재작년까지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작년부터는 건강을 가장 많이 강조하고 있단다.
그 만큼 건강에 대해 절감한다는 얘기겠지.
나는 반드시 일어나겠지만,
병마와 싸우는 것은 나 한 사람으로 족하니
나 같은 사람이 두 번 다시 나오지 않도록
내 간절한 바람을 귀담아 꼭 들어주길 바란다.
------------------------------------------
바람이 세차게 불어
산사에는 겨울이 찾아오나 싶었는데
오후 들어서는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어
정말 고즈넉한 정경이로구나.
여기는 너무 한적한 곳이라
겨울을 나는 것이 조금은 걱정된단다.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교통 두절로 병원도 제 날짜에 가지 못하진 않을까 염려되는데
모든 것은 시간이 잘 해결해 주겠지.
때에 따라서는 강릉 집에도 가 있고 하면서
슬기롭게 겨울을 잘 보내야지.
학창 시절에 대한 아련한 기대감으로
빛바랜 추억의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늦가을에
사이버 술잔을 높이 들고 우리 한 번 부딪혀 보자.
내가 건배를 제의하마.
원덕고등학교 제19회 졸업생들이여!
흐트러짐 없이 늘 웅장한 기상을 뽐내고 있는 해망산의 소나무처럼
건강이 1년 365일 푸르게 푸르게 활짝 피어 있고,
꿈과 희망과 행운을 날개짓하는 저 푸른 창공의 파랑새를 따라
행복이 5대양 6대주를 끝없이 끝없이 훨훨 날아 다시고,
제19회 원덕인들의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에 의해
영원한 모교 원덕고등학교가 나날이 나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기를 소망하면서
자, 건강과 행복과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최 준 철
첫댓글 건강한몸에서 가정의 행복이 있고 우리의 앞날에도 발전의 탄탄대로가 이어지는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절절한뜻을 마음에 새기면서 생활하겠습니다.
새삼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원덕고 장학지도 내려 왔을때 호산전기 동석이랑 호산 닭갈비에서 선배들과 같이 소주 한잔 했던 전성규입니다. 우리모두 선생님의 쾌유를 빌면서 모두의 기를 모아 선생님께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