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작가의 글이 내 마음에 든 것은 작년 가을 잠깐 들었던 글쓰기 수업의 영향이 크다. 그 때 글쓰기에 대해 배우면서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그대로 쓴 글보다는 비유적으로, 묘사를 통해 쓴 글이 더 큰 감동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수업 후 나의 글 읽기가 좀 달라졌다. 예전에는 스토리 중심으로 글을 읽었는데 이젠 스토리와 함께 잘 쓴 표현들을 찾으면서 글을 읽게 된 것이다. 그리고 김애란 작가의 글은 그런 나의 읽기 취향에 딱 맞는다.
《비행운》 김애란 소설집 / 문학과지성사 / 2012
뚱뚱한 백수가 되어 첫사랑을 만나게 된 여자, 재개발 구역 안에 집을 구한 임산부, 이주 명령이 내려진 아파트에 살고 있다가 장마를 만나 모자(母子), 가문의 수치이자 왕따인 용대, 공항 청소부 기옥씨, 20대 평범한 직장 여성, 동남아 여행을 떠난 여대생 은지와 서윤, 학원강사를 하다 다단계 조직에 걸려 고생한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 그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하나같이 다 안타깝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함께 한숨을 내쉬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만큼은 불행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 나의 모습에 가만히 가슴을 쓸어내린다. 행운이라고!
《바깥은 여름》 김애란 / 문학동네 / 2017
아이 잃은 부모, 할머니와 사는 노찬성, 공시생, 대학 시간강사, 다문화 자녀로 성장하고 있는 사춘기 아들의 잔인함을 알게 되는 엄마, 제자를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남편을 둔 아내, 그리고 소멸 언어 중 그 언어의 유일한 사용자인 노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어떤 이야기도 가볍지 않다. 알지 못하는 내 옆 누군가가 겪고 있는 이야기인 듯하다. 하지만 그들을 알지 못하기에 관심을 두지 않기에, 그들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 난 여름을 즐기고 있다.
첫댓글 김애란 작가에 대해 잘 모르는데 얼마전 산 책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에도 글을 썼네요. 힘든 사람들을 잘 이해해는 작가가 아닐까? 꼭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