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5회 등산 좌구산(657m) 2023-18
(충청북도 증평군, 청주시) 2023년 7월 9일(일) 흐림
충절의 정신을 공부하는 한남금북정맥의 맹주!
백두대간 산줄기에 날카롭게 솟은 속리산에서 가지를 친 한남금북정맥은 충청북도를 동서로 가르며 북쪽으로 뻗어 나간다. 한강의 남쪽 산줄기인 한남정맥과 금강의 북쪽 산줄기인 금북정맥이 겹치는 산줄기라 한남금북정맥이라 부르는 이 능선은 속리산 천왕봉부터 경기도 안성시 칠장산까지 뻗은 147Km(도상거리)의 산줄기인데 이 정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 좌구산이다.
좌구산의 이름은 앉을 좌(坐)자에 거북 구(龜)자를 써 이름 그대로 산의 모양이 거북이가 앉아 남쪽을 바라보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졌다. 예로부터 행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형상의 좌구산은 부드러운 산세를 지닌 여성 산이다. 숲이 울창하고 소나무가 무성해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산길은 흙길이어서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며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깨끗한 산이다.
특히 좌구산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좌구산을 한층 빛내주고 있다. 휴양림엔 명상구름다리를 비롯하여 야영장, 좌구산 천문대, 눈썰매장, 거북바위 정원, 동물농장, 모험 시설 체험, 줄타기 체험 등 종합휴양 관광지 시설을 완벽히 갖추었다. 여러 숙소가 있어 숙박도 가능하고 울창한 숲속을 잘 시설된 데크 길을 따라 산책도 하고 사색을 하며 휴양할 수가 있다.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하고(9:32) 좌구산 천문대를 향해 단풍나무 길로 산에 올라간다. 주차장서 천문대까지 거리는 1.2Km쯤 된다. 오른쪽의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데크 길로 진행한다. 데크는 차도 옆으로 시설돼 있는데 차를 타고 좌구산 천문대 주차장까지 가서 등산할 수도 있다. 평온한 느낌을 주는 걷기 편한 좋은 길로 11분쯤 올라가 차도와 만난다(9:43). 바로 데크로 진입하여 5분쯤 더 오르니 백골 쉼터가 나타나며 예술미가 돋보이는 안내판이 서 있다(9:48).
안내판의 시설물을 견우별, 큰곰별 등 별 이름으로 쓴 것이 이채롭다. 이제 천문대까지는 0.6Km 남았다. 잠시 데크 길로 나아가다가 산길로 들어서니 슬픈 사연을 간직한 상사화(꽃무릇) 전설 안내판이 서 있다. 이윽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멋진 우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좌구산 천문대에 올라선다(9:59).
제1쉼터 이정표
천문대를 뒤로하고 산길로 조금 올라서니 제1 쉼터 0.8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다(10:01). 산길은 가파른 길로 바뀐다. 긴급구조 표지판도 달려 있고(10:08) 소나무에 남겨진 송진 채취의 아픈 역사의 흔적도 보인다. 산에는 늘씬한 소나무가 많고 갈참나무, 신갈나무 등이 눈에 띈다. 산길이 완만해지며 한남금북정맥 능선인 제1 쉼터에 올라선다(10:15). 서쪽으로 초정약수의 산인 한남금북정맥 구녀산(484m)이 보이고 정상 1.26Km란 푯말이 서 있다.
제1 쉼터를 뒤로하고 급경사 내리막길로 3분쯤 내려서니 정맥 능선은 완만해진다. 정맥의 기를 받으며 완만한 길을 걷다가 급경사 능선을 타고 오른다. 조금 후 두 개로 갈라진 충절바위에 이른다(10:24). 충절바위는 임진왜란의 명장 김시민 장군의 손자인 김득신 선생이 좌구산에 올라 심신단련을 할 때 나라와 백성을 위해 충절을 다짐하며 내리친 칼날에 둘로 갈라졌다고 한다.
다시 완만해진 정맥 길로 제2 쉼터에 올라선다(10:29). 정상 0.7Km, 밤고개 1.24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고 임도로 하산할 수 있는 길도 보인다. 이어 완만한 능선 길로 진행하다가 내리막길이 돼 조금 가파른 길로 내려서다가 급경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10:34). 오늘 산행 코스 중 가장 경사 급한 길이다. 호흡조절을 하며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선 다음(10:45) 조금 내려가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를 거쳐 급경사 능선을 타고 작은 칼춤 바위를 지나 정상에 올라선다(10:49).
정상표지석
앞에는 한글로 뒤에는 한문으로 좌구산 표지석이 박힌 고스락(정상)의 전망은 나무에 가려 서쪽 조망만 열려 안타깝다. 좌구산 명상 구름다리가 내려다보이고 구녀산이 뚜렷하다. 구녀산 뒤로는 인경산(582m), 선도산(547m) 등 한남금북정맥의 산들이 흐릿하게 조망된다. 한남금북정맥 능선인 분젓티 4Km, 대덕마을 2Km란 푯말도 서있다.
고스락을 뒤로하고(11:16) 올라온 길을 역으로 삼거리로 내려선다(11:21). 바람 소리길 0.93Km, 좌구산천문대 2.6Km란 푯말이 서 있다. 정맥을 벗어나 산에서 내려간다. 바람은 불지 않고 새소리만 정겹다. 새소리길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산길은 급경사이고 볼품없어 이 길로는 하산길이나 등산길 모두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았다.
얼마 후 오른쪽으로 계곡물 소리가 들린다(11:47). 곧이어 동맥이지게골 표지판이 서 있고 작은 너덜 길이 나타난다(11:51). 표지판을 읽고 동맥이지게골도 사연이 있는 길임을 알게 된다. 너널 길을 통과하니 산길이 좋아지고 이정표와 돌탑 3기가 반긴다(11:55). 조금 더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나고 명상구름다리 1.2Km라고 쓰여 있다. 이제 임도를 따라 평지와 비슷한 길로 진행해 명상구름다리에 닿는다(12:15).
구름다리는 좌구산 서쪽의 깊은 협곡을 이어주는 다리로 길이가 230m가 되고 폭 2m, 높이 50m에 설치되어 있다. 구름다리를 건넌다. 출렁거리지는 않지만, 고도가 높아 명상하기는 어렵고 아찔함을 주는 것 같다. 다리를 건너니 거북 바위 정원이 나타난다.
바로 계곡 쪽으로 내려가 계곡으로 내려선다(12:23). 계곡 길을 따라 내려서다가 주차한 곳과 멀어져 뒤돌아 다시 쉼터 마루에 올라선 다음 조금 더 오르니 작은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계곡 위 출렁다리를 기분 좋게 건너 단풍나무 길로 돌아와 즐거운 산행을 마쳤다(12:34).
☺ 산행거리: 7.69Km, 3시간 2분 소요(27분 휴식 포함) 평균속력: 2.7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