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신심은 무엇을 믿는 것인가? / 송담 큰스님
말세에 태어났고, 못나게 태어났고, 무식하게 태어났고,
여자로 태어났을망정 이 몸을 끌고 다니는 주인공은
삼세제불과 역대조사와 조금도 다름이 없다고 하는 사실을 믿는 것이며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만 하면 결정코 나도 견성성불할 수 있다고 믿는 거
이것이 바로 대신심인 것입니다.
여러분 가운데는
신심이 있다. 신심이 있다’ 하면 절에 가서 절을 많이 하고,
불공을 자주 가고 그러면은 그것을 ‘신심이 있다’ 하고
혹 생각하실 분이 있을는지 모릅니다마는
그것도 일종의 신심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참다운 신심은
나도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는 진여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그리고 바르게만 하면 결정코 금생에
이 몸속에 똥과 피와 오줌과 고름을 가뜩 담아 있는 채
견성성불할 수 있다.'고 믿는 거, 이것이 바로 대신심이요,
참다운 바른 신심인 것입니다.
이 신심이 있다면 분심이 일어날 수밖에는 없습니다.
'왜 나와 불보살과 조금도 차등이 없는 똑같은 진여불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과거의 성현들은 진즉 이 문제를 해결하고 진리를 깨달아서
대성현이 되었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계시는데
나는 왜 오늘날까지 깨닫지를 못하고 육도윤회를 하고 있는가?
오늘날까지 왜 깜깜한 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는가?
이것을 생각하면
대분심이 아니 일어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사촌이나 일가가 잘되면 거기서는 분이 나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이 시뻘겋게 시기와 질투를 할 줄 알면서
어째서 과거의 모든 성현들은 대도를 성취하셨는데
나는 오늘날까지 칠통을 타파하지 못하고 육도윤회 속에
개미 쳇바퀴 돌듯이 돌면서 몸부림치고 있는가에 대해서
분심이 일어나지 아니한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인 것입니다
대신심과 대분심이 있는 곳에는
저절로 화두가 들지 아니해도 들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억울한 욕 한마디를 하면
그 말이 부애가 나고 억울하고 분이 나서 핏대를 세우고,
혈압이 올라서 밥도 먹기 싫고, 잠도 자기 싫고,
당장 쫓아가서 따지고 요절을 낼랴고 펄펄 뛰면서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 분이 풀리지 아니하고,
한 달 두 달이 지내도 그 억울한 분이 풀리지를 아니하고,
10년 20년이 되고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 소리는 잊지 못하겠다고 치를 떨 줄 알면서
어째서
자기 문제, 가장 급하고 요긴하고 중대한 문제,
자기의 생사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한만히 남의 일처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하루하루 헛되이 세월을 보내고
심지어는 듣기는 듣지만 ‘저건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저건 스님네나 하고, 늙어서 다 가정일 끝난 다음에
선방에 갔을 때 그때 조금 해 보리라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남편 때문에 못한다, 아들딸 때문에 못한다,
집안 살림 때문에 못한다’ 이렇게 핑계를 하고. 또 ‘몸이 아파서 못한다’
이러한 등등 갖은 핑계를 대 가지고 그럭저럭 세월을 보냅니다.
이래 가지고 그럭저럭 보내다가 한 해 두 해가 가고,
병이 나고 허리가 꼬부라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그때 가서는 ‘아차!’ 해 봤자 이미 그때는 때가 늦은 것입니다.
이 공부는
어떠한 이유 어떠한 핑계도 여기에는 닿지를 않습니다.
왜 그러냐?
어떠한 일이라 하더라도 죽음보다는 덜 급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죽음이라 하는 것은 누구도 막아줄 수 없고,
대신할 수 없고, 자기도 피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중대사를 앞에 두고 어떠한 이유를 대 가지고
뒤로 미루고 그럭저럭 지낸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고 미련하기가
그지없는 사람일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출처 : 금음마을 불광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