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도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특히 오늘 조문객 가운데는 80년대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익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늘 오전 11시쯤 장세동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 측근 10여명과 함께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명동성당을 찾았습니다.
'제12대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긴 전 전 대통령은 조문을 끝낸 뒤 취재진에게 김 추기경과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 전두환 전 대통령] "내가 1사단장으로 있을 때 김수환 추기경님하고 지학순 주교하고 두 분이 우리 사단을 방문하셔가지고 거기서 같이 식사도 하고..."
이어 "어려운 시기에 좀 더 사셔서 나라를 위해 조언하고 도와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시기에 돌아가셔서 참으로 애석하다"고 말했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나 김 추기경과의 악연을 묻는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오늘 빈소에는 또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노신영,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조문도 줄을 이었습니다.
이강국 헌재소장은 "2년 전 가톨릭에 입문한 뒤부터 추기경님 뵙기를 기다렸는데 결국 못 뵈었다"며 안타까워했고, 노신영 전 총리는 "온 국민이 존경하는 분이 돌아가셔서 슬픔을 금할 길 없다"고 애도했습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함께 빈소를 찾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자신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좋은 일 많이 하셨기 때문에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연극인이자 환경부 장관을 지낸 손숙씨는 김 추기경의 유해가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추모기도를 바친 뒤 끝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고등학교 후배인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김 추기경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추억에 젖었습니다.
[녹취 : 안성기씨] "추기경님 이전에 선배로서의 모습도, 인간적인 모습도 많이 뵙고 다정다감했던 분으로 기억이 됩니다."
이밖에 개신교 조용기 목사는 "평소 교파는 달랐지만 늘 존경했다"며, "우리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시고 시원하게 뜻을 불사하신 어른의 그 자리를 누가 대신할지 답답하고 마음이 슬플 따름"이라고 애도했습니다.
PBC 뉴스 신익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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