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에 조별 활동에 성과를 보인 Pr.이 있다 해서 눈이 번쩍 뜨여 찾아 갔다. 수원교구 수리동성당(주임신부 김상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천상의 모후 Cu.(단장 이숙희 아녜스) 소속 신비로운 장미 Pr.(2003. 1. 8 설립)이다.
서글서글한 단장님을 따라 회합실로 가니 마음은 모두가 39세인 단원들이 활짝 핀 꽃처럼 인사하신다. 이분들도 코로나 19 때문에 2월에 만난 이후로 오랜만에 만났단다.
단장 정명숙 사비나, 부단장 임경복 헬레나, 서기 심주영 임마누엘라, 회계 임희순 프란치스카, 단원 신희숙 필로미나, 유현숙 프란치스카, 신화섭 엘리사벳, 이경순 우술라 8명으로 40~80대로 구성되었다. 연령층은 다양해도 언제나 39살처럼 활동한단다. 열심히 활발히 활동하고자 하는 마음이 보인다.
이 Pr.은 매주 수요일 오전 8시30분에 주회합을 시작한다. 초등학생을 두고 직장생활을 하는 분, 손주들을 돌봐야 하는 분 등 하루 일정이 바쁘다 보니 이른 시간에 주회합을 하게 되었다. 출석률이 아주 좋았다. 제17차 사업보고서(보고일 2020. 2. 18.)에 의하면 단원 출석률이 98%, 간부들의 평의회 출석률도 아주 우수하였다.
출석률에 관한 특별비법이 있나 여쭤보니 단원의 의무를 충실히 한 것뿐이란다. 어느 단원은 해외여행에서 귀국하며 집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여행 가방을 끌며 성당으로 와서 Pr. 주회합에 참석할 정도였다니 단원들의 열의를 짐작할 수 있었다.
레지오에서 조별 활동은 당연한 것이지만, 조별 활동의 성과가 뚜렷하다고 했다. 어떤 활동을 했으며 어떤 성과가 있었던 것일까?
조별 활동을 하기 전에는 단원들 모두 바쁘다는 이유로 조별 활동 배당이 없이 자유 활동만 하다 보니 주 2시간의 활동시간을 채우기가 어려웠다. 주회합 날이 되면 활동보고에 대한 부담감으로 출석하는 것이 괴로울 정도였고, 성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퇴단까지 생각하는 단원도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대책을 논의하던 중 조별 활동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바로 가정방문 활동이었다. 요즘 시대에 가정방문 활동이 성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다.
조별로 가정방문, 부재시 메모 남겨
모든 일은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첫 번째 난관은 개인정보 누출 등으로 본당에서도 대상자명단을 제공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전에 배당되었던 지역의 아파트를 1개 조가 3~4개 동씩 맡아 방문하기로 했다. 지금은 3개 조이지만 시작할 때에는 4개 조가 나뉘어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교우패가 붙어있는 가정부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벨을 눌러놓고도 문을 열고 나오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가슴이 쿵탁쿵탁 하다가 아무도 없으면 오히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하기까지 했다는 웃픈 일은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부재중인 가정이 대부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늘의 문 Co.에서 배부해준 메모지를 활용하여 방문 사실을 기록하여 붙여 놓았다. 그러자 반갑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다녀가셨네요. 병원에 다녀오느라 못 만났네요. 고맙습니다.”는 문자도, 전화로 자주 방문해주기를 요청해 주시는 분도 계셨다. 점차 독거노인, 아픈 사람들, 예비자교리 받는 사람들, 신영세자들, 냉담교우들을 알게 되었으며 이들에게 기도와 단체 활동 권면, 견진 성사 권면, 냉담 회두 권면 등을 하였다. 이제는 매주 회합 후 방문 활동을 하고 있다. 가족과 직장의 배려로 회합 날에는 얼마간의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선종하셨지만 어느 여름에 수박을 예쁘게 썰어 놓고 단원들을 기다리고 계셨던 한 자매님은 성가 듣기를 좋아하셔서 매 방문 때마다 성가를 1장부터 차례차례 1절부터 끝절까지 목이 아플 정도로 몇 장씩 불러드리고 마침노래는 꼭 151장을 불렀는데 성가를 불러드린 단원들이 더 큰 기쁨을 얻고 왔다고 한다. 얼마 전 5월에 이분 따님이 평화방송 미사에 151장이 나와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며 문자가 왔었다.
반면 냉담교우를 방문할 때 불친절에 가슴이 아릴 때도 있었다. 그래도 방문하는 일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 방문 활동 중에 알게 된 80대 부부가 앞을 보지 못하는 아내를 인도하며 주일미사에 오실 때는 멀리서부터 알아보고 달려가서 인사하며 반가이 맞아드릴 때 목소리를 듣고서 기뻐하는 모습은 활동의 보람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해 주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잠시 방문 활동을 하지 못하지만 전화통화나 카톡, 문자 등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고 성사생활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가정방문 활동도 어언 3년이 되어 간다.
또 다른 조에서는 주기적으로 복지시설과 요양원을 방문하여 함께 기도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활동으로 그곳에 계신 분들은 물론 방문자들 자신들도 가슴 따뜻한 감동을 안고 돌아온단다.
공동활동으로 가두선교와 자연보호 활동도 열심
이 Pr.에서는 공동활동으로 본당 차원 또는 꾸리아 차원의 가두선교 활동과 자연환경 보호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가두선교 활동에서는 버스를 타시려는 분께 천주교 안내지를 드리며 권유하여 연락처를 받아 교리반으로 인도한 분이 세례를 받고 지금은 본당상임위원회 간부를 하고 계신다. 이분도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발걸음을 딛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침 안내지를 받고 인도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기에 이러한 선교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야 함을 다시 느끼게 하고 있다.
연도 횟수도 많았다. 선종하신 분이 많은가 했더니, 본당에서 구역으로 배정을 하고 꾸리아에서도 배정을 해 선종하신 분을 위해 연도를 적극적으로 인도한다고 했다. 본당관할 지역에 어르신들의 비율이 높기도 했다. 레지오 설립 100주년 준비 특별 접촉 활동은 현재는 7건이나 앞으로 조금 더 힘쓴다면 보다 많은 활동도 기대해 봄직하다.
레지오 확장을 위한 활동은 입단 권면을 하여 다른 Pr.으로 안내해주었단다. 이른 오전에 주회합을 하다 보니 시간대가 맞지 않아 단원 확보를 못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의 활동은 물론이고 내후년쯤 맞을 1000차 주회에 맞춰 Pr. 분단을 목표로 단원 확보에 힘을 기울이려 한다. 입단에 장애가 되었던 주회합 시간도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은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부단장 임경복 헬레나님과 단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레지오 경력 30년의 단장님의 이끄심을 뽑았다. 정명숙 사비나 단장님이 앞장서고 간부들이 힘을 모으고 단원들이 밀어주고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맏언니 이경순 우술라 님의 끊임없는 기도는 활동의 원동력이 되었고 전임 단장 신희숙 필로미나 님의 통통 튀는 웃음은 이 팀에 활력을 촉진시키는 비타민이다.
이 Pr.의 활동이 한 켜 한 켜 쌓여져서 본당의 Pr. 나아가 모든 Pr.의 귀감이 될 수 있기를 성모님께 전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