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문자 메시지 한 개가 왔습니다. 1만원짜리 롯데상품권을 줄테니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승인을 받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류의 문자를 조심하라는 교육(?)을 잘 받은 터라 한편으로는 의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써 있는 내용이 그럴듯하기도 했습니다.
달포전에 마눌에게 컴포트화를 사주었는데, 딸이 신어보더니 예쁘고 편하다면서 그냥 신고 다녔습니다.
얼마 지나서 지난달 17일에 마눌이 마음에 드는 신발이 있다길래 롯데아이몰에서 쿠폰과 적립금 등을 쓰고 113,000원에 신발을 사준 일이 있었는데, 그 일로 1만원짜리 롯데상품권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미심쩍어서 인터넷에서 롯데백화점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찾아봤더니 전화번호가 달랐습니다. 확실하게 확인을 하려고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습니다. 상담원 말이 고객센터에서는 그런 번호는 안 쓴다는 겁니다.
"사기 당할뻔 했네, 만원짜리 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물어본 건데, 내가 그 물건을 산 건 어떻게 알았지?"라는 내 말을 들은 상담원은 "잠깐만 기다려보세요"하더니 잠시 후에 "그거 롯데백화점 행사 맞습니다. 그 번호는 이번 행사에만 사용하는 번호랍니다. 그 번호로 전화를 해서 상품권을 받으세요."
그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기계음성이 "인증번호를 문자로 보내드렸습니다."
문자를 받은지 24시간 이내에 롯데백화점에 가서 종이상품권으로 바꿔야 한다고 써있기에 집에 오는 길에 청량리 롯데엘 가서 1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았습니다. 그러고나서야 마눌이 "그거 사면 만원짜리 상품권 준다는데"하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사기를 당했던 일은 없으니 '자라한테 물린 놈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안 어울리지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은 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