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책>
유수연
<식물의 책>에는 식물에 대한 역사와 연구 이야기도 많이 실려있지만, 세밀화가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세밀화로 그리니 식물을 더 잘 알기 좋고, 어떻게 그리는지 조금은 배우는 느낌이어서 더 좋았다. 저자인 ‘이소영’이라는 분은 식물원에서 일하며 세밀화도 그리고 식물을 탐구하셨다는데 나도 한 번쯤은 식물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계절마다 바뀌는 식물을 보면 삶의 생기가 돋을 것 같다.
우리 집에서 몇 년 전부터 알로에를 키웠다. 부모님의 직장에서 따온 잎이었는데 벌써 5년이 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알로에를 무턱대고 키웠다. 다육식물은 어떻게 해도 잘 자라는 건 맞지만 지금은 ‘다육식물을 위해 환경을 잘 만들어 줘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겨울이면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 몰랐었다. 그냥 한 달에 한 번씩 물을 줬다. 이젠 조금 더 알로에를 신경 써줘야겠다.
알로에를 키우고 몇 년 뒤 다른 다육식물도 키우게 되었다. 그때는 이름을 알 생각을 안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나 싶다. 다육이가 정말 대단한 게 어떻게든 산다. 죽을 뻔했던 다육이의 잎을 때어서 심어놨더니 뿌리를 내렸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다육이도 사람만큼 쉽게 죽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그렇게 다육이는 우리 집에 자리 잡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 같아서 좀 미안하다. 이제부터 집에 있는 다른 식물들도 더 잘 돌봐주고, 알아야겠다.
당연히 떠나가 버린 식물들도 많다. 더 신경을 써줬더라면 떠나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많은 이유 중에 벌레 때문에 다리를 건넌 적이 정말 많았다. 흙에는 왜 그렇게 많은 벌레가 사는지 모르겠다. 잡기도 너무 무서워서 계속 ‘없어지겠지, 없어지겠지..’하다가 한순간에 너무 심해져서 버려야 했던 적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픈 생명을 외면하고 버렸던 것에 대한 죄책감이 참 많다. 내가 진짜 왜 그랬을까? 이제부터라도 정말 잘 해줘야겠다.
<식물의 책>은 처음엔 읽고 싶어서 읽었다. 하지만 계속 읽으면서 나도 식물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 책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많은 궁금증을 주었다. 이젠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닌 산책하며 식물에 대해 더 곰곰이 생각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