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김이섭 / 민음사
페이지가 더해 갈수록 답답함을 느낀다. 결국 한스는 세상을 향해 발을 뻗지 못한 채 스러졌다.
찾아보니 1906년 작품이다. 이반 일리치가 [학교없는 사회,Deschooling Society, 1970]에서 말한 것들이 들어있다. 이반 일리치가 이 작품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책에서 이 소설을 언급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록을 찾았지만, 없다. 기록을 남길 수 없는 책이 있다.
한스는 결국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버린 것인가? 그의 죽음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죽음이 이제는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 버린 이 사회에서 이 책은 어떠한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자녀를 둔, 그 자녀에게 교육이라는 장을 펼쳐 보여주고, 등 떠밀며,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다듬어 가는 모든 과정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늦었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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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3쪽을 읽으며 타샤의정원과 잘꾸며진 정원이 떠오른다.
정신의 과도한 부담과 이성의 지나친 훈련 때문에 정서가 분산되거나 메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한스는 매일 - 14
오늘 이 자리에서 금전적인 이익을 위하여 자기 자식을 팔아 버렸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한 명도 없었다. 93
"그럼, 그래야지. 아무튼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하네.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 깔리게 될지도 모르니까." 146
왜냐하면 젊은 수공업자의 인생에 담겨 있는 멋들어진 시(詩)는 민중의 공유 재산이기 때문이다. 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