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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수_오마이뉴스
좀 더 가까이서 보겠다는 욕심에 까치발을 뜨며 내쉬는 조심스런 날숨에도 제 몸을 가누지 못해 하늘하늘 흔들리는 가늘고 긴 꽃대에 피어 있는 좁쌀 크기의 물체입니다. 눈썹처럼 띠를 이루고 있으니 콧바람이라도 내쉬면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처럼 작은 흔들림이 형성되었습니다.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소식은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군청이나 소방서 같은 관공서는 물론 어느 산사나 자연물에도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소식이 드물지 않게 들려왔습니다.
식물체라면 꽃을 피우기는커녕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은 아크릴판에서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는 우담바라를 보고 있노라니 그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어떤 곳에서는 보기 힘든 우담바라가 피었으니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 정도만을 이야기 하였지만 어느 곳에서 보았던 우담바라는 혹세무민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에 한번쯤은 꼭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우담바라'를 講置玖?백과사전에서 "우담바라(산스크리트어: उडुम्बर uḍumbara)는 불교 경전에서 말하는 꽃이다. 인도에 나무는 있지만 평소에는 꽃이 없다가 3000년마다 한 번, 여래(如來)가 태어날 때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에만 그 복덕으로 말미암아 꽃이 핀다고 한다. 우담화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풀잠자리의 알을 가리켜 우담바라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우담바라를 채취하다 까치발을 뜨고 우담바라가 매달려 있는 천정을 향해 돋보기를 들여다 대 보지만 초점만 흔들릴 뿐 또렷하게는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리 준비해갔던 핀셋으로 이끼덩어리를 채취하듯 한 무더기의 우담바라를 떼어 손상 없이 시료를 보관 할 수 있는 유리병에 조심스레 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몰라 곧바로 채취한 우담바라를 광학현미경에 올려 놓고 그 수를 세어 보니 일곱 송이입니다. 송이 수를 확인하고는 관찰하기에 적당한 50배로 관찰해 보았습니다. 현미경을 통해 바라보는 우담바라, 꽃대에 매달린 하얀 물체는 영락없는 고치였습니다. 누에가 번데기의 몸을 가리기 위해 짓는 누에고치와 모양새나 질감이 같아 보였습니다. 꽃대에 매달린 우담바라의 평균 크기는 길이가 1.2mm, 가장 굵은 부분의 지경은 0.4mm쯤으로 꽃대에서부터 굵어졌다 다시 점차 가늘어져 타원구를 이루는 계란이나 럭비공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형체와 흔적은 볼 수 있었지만 광학현미경이 가지는 이런저런 특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훨씬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분석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우담바라의 실체를 밝혀라 우담바라라고 하는 그 고치, 뭔가가 고치를 빠져나가며 생긴 듯한 구멍, 구멍에 옷자락처럼 남아 있는 그 흔적이 궁금해 일곱 송이의 우담바라를 고스란히 전자현미경으로 옮겨 수십에서 수천 배의 배율로 관찰하고, 고치를 이루고 있는 물질의 종류를 알아보기 위해 분석까지 해 보았습니다. 인간 시력의 영역에서는 볼 수 없고 확인 할 수도 없는 미소의 세계가 전자현미경이라고 하는 관찰 장비에서 그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입니다.
천상의 꽃으로 불릴 만큼 희귀하고 신비로운 물체이긴 하지만 정말 하찮게 보일만큼 작고 여러 보이는 이 작은 고치에조차 생존하거나 종족 번식을 위한 조건이 이중 삼중으로 적용되었음을 떠올리고 확인하는 순간 생태계의 오묘함이 소름처럼 실감납니다. 매끈한 바탕에 다공질을 형성하고 있는 겉껍질과는 달리 속질은 수천 배로 확대하여도 작은 구멍 하나 보이지 않는 만큼 매끈한 것을 봐 계란에서도 볼 수 있는 속껍질이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수염처럼 가느다랗고 긴 꽃대는 그냥 버티기만 하면 되어서인지 아주 단단해 보이는 표면을 가졌습니다. 전자현미경에 부착된 EDX라는 분석장비를 이용하여 겉껍질의 외면과 내면을 동시에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우담바라라고 하는 물체에서는 산소만이 검출되었을 뿐 원소 상태로는 어느 것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분석 결과로 봐 고치를 형성하고 있는 물질은 섬유질이거나 단백질처럼 생물학적 분석을 통해서만 결과를 알 수 있는 유기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알을 까고 있는 풀잠자리를 본 것도 아니고, 우화되어 나오는 풀잠자리를 본 것도 아니니 '우담바라라고 하는 이것은 풀잠자리알이다'하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치의 형태나 구조, 고치에 생긴 구멍이나 구멍에 남아 있는 흔적물 등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그동안 심심치 않게 보도되었던 우담바라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우담바라'를 검색하면 백과서전에서 볼 수 있는 '풀잠자리의 알'에 일치한다는 생각입니다.
님이야 말로 피어 있는 우담바라입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 처럼 우담바라는 계속 피어날 것이고, 소개될 것이지만 뉴스나 소문으로 들려오는 우담바라보다 훨씬 더 희귀하고 오묘한 존재는 바로 님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담바라야 3천 년만에 한번 씩이라도 핀다지만 '님'이라고 하는 꽃은 태고이래 억겁의 세월에 피어났던 억조창생의 꽃 중에서 딱 한 번 피어난 꽃입니다. 누군가에게 희망과 꿈, 행복과 사랑은 물론 소원까지도 이루어줄 수 있는 님이야 말로 피어 있는 우담바라이며, 전설을 현실화 할 수 있는 천상의 꽃입니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우담바라처럼 피어 있는 님을 향하여 벌 나비의 마음으로 훠이훠이 날개짓하며 날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우담바라는 3월 5일 찍은 것으로, 보기 드문 생태계의 작은 현상을 혹세무민의 기회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몇몇 사람들의 어둔 마음을 밝혀주는 지혜의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자현미경에서는 흑백 이미지만 얻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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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넘 ㄴ머 넘 감사요 ()()()
우와~~~침질질,,흘리고 봤어요 신기해서,,
감사합니다 ...()()()
너무 신기하네요.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