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계산은 국도24호선을 사이에 두고 적성 채계산과 동계 채계산으로 나뉘는데, 지난 3월 두 산등성이를 잇는 채계산출렁다리
월하미인이 반기는 채계산출렁다리 입구
진입로는 제1주차장과 인접한 동계 채계산 쪽이다. 입구에 월하미인(月下美人)이 반긴다. 채계산은 적성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이와 관련이 있다. 적성강 변 임동마을 매미 터에서 보면, 산이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 달을 보며 창을 읊는 모습(월하미인)과 닮았다고 적성산이라 한다.
중간전망대에서 두 산등성이를 잇는 채계산출렁다리를 올려다본다.
계단 입구에서 채계산출렁다리까지 295m, 약 15분이면 오른다. 여정은 세 가지 방법으로 즐긴다. 첫 번째 쉼터인 중간전망대에서는 두 산등성이를 잇는 채계산출렁다리를 올려다보며 잠시 숨을
돌린다. 일종의 예고편이다.
채계산출렁다리에서 본 적성 들녘과 섬진강
두 번째는 채계산출렁다리 건너기다. 출렁다리는 바닥 아래가 보이는 스틸 그레이팅이다. 그 위로 걸으면 높이 75~90m가 생각보다 아찔해, 몇 걸음 디딘 다음에야 주변 풍경이 눈에 찬다. 적성 들녘과 섬진강이 그림 같다. 잠시나마 출렁이는 스릴을 잊게 할 만큼 광활하다. 출렁다리는 최대 1300명, 최대 풍속 66m/s를 견디도록 설계해 안전하다.
어드벤처전망대와 채계산출렁다리
세 번째는 어드벤처전망대다.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정상 쪽으로 265m, 약 15분을 더 올라간다. 어드벤처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건널 때와 다른 스릴이 있다. 채계산과 채계산출렁다리, 적성 들녘과 섬진강의 파노라마 풍광은 보너스다. 출렁다리 건너편 적성 쪽 한옥정자에서 보는 풍경도 장관이다. 채계산출렁다리는 입장료가 없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강천산단월야행’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강천산은 이제 밤의 풍경이 더해 계절을 넘나든다. ‘강천산단월야행’은 지난 2018년 8월에 시작했다. 강천산 입구부터 천우폭포까지 1.3km 구간의 색색 조명과 영상이
‘밤의 단풍놀이’를 방불케 한다.
그 흐름을 알고 보면 좀 더 흥미롭다. 단월(檀月)은 채수가 지은 한글 소설 《설공찬전》에 나오는 나라 이름이다. 《설공찬전》은 공찬과 공심 남매가 적룡을 물리치고 달빛여왕을 구하는 이야기다. 그 내용을 기본으로 야행 테마를 부여했다. 단월문광장을 지나 구름계곡, 신비의강, 빛의정원, 달빛궁궐 등 소설 속 주제 장면을 영상과 조명으로 구현한다.
빛의정원 별자리암벽
병풍폭포광장 주변의 구름계곡은 적룡의 공격과 달빛여왕의 전투다. 신비의 강은 작은폭포까지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다. 빛의
정원은 별자리암벽이나 거라시바위를 스크린 삼은 미디어 영상이 눈길을 끈다.
천우폭포 옆 메타세쿼이아 길
강천산단월야행의 마지막 코스인 천우폭포는 달빛궁궐 테마다. 천우폭포에 펼쳐지는 영상의 규모가 크고, 폭포 옆 메타세쿼이아 길이 만드는 운치가 각별하다. 단월야행은 여기서 지나온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줄거리를 따르지 않고 신기한 볼거리 삼아 즐겨도 족하다. 바닥을 수놓은 희망찬 글귀나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는 오색 불빛만으로도 이른 여름밤의 특별한 산책이다.
어둠이 내리기 직전의 강천산 산책로
강천산단월야행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초·중·고생) 2000원이다. 목~일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개방하며, 점등 시각은 일몰 시각에 따라 달라지니 미리 확인하자. 어둠이 완전히 내리기 전에 들어가, 서서히 어둠이 드는 숲을 느껴보길 권한다. 계곡의 물소리가 단월야행의 배경음악처럼 들리니 그 또한 귀 기울여 걸어볼 일이다. 채계산출렁다리와 강천산단월야행 모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