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남자 주인공 봉수는 캠코더 앞에서 미래의 아내에게 편지를 씁니다. 남자에게 같이 저녁 먹자고 제안했다가 '앞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소리를 들은 여자 주인공 원주는 남자가 다니는 은행 365 자동화 코너에서 CCTV를 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나요? 봉수 씨! 나는 봉수씨하고 얘기하는 게 참 좋아요. 아니... 좋았어요. 봉수씨, 그거 알아요? 봉수씨 웃을 때 왼쪽 뺨에 살짝 보조개 잡히는 거... 잘 안보면 아마 모를 거예요. 잘 안 보면... 그래요 안보이는 게 세상엔 참 많죠? 봉수 씨! 김봉수 씨! 잘 지내세요. "
다소 엉뚱하면서 독특한 여주인공과 평범하지만 또한 독특한 남주인공의 만남. 이 영화에서는 유독 비가 오는 장면이 많아요. 장마철이어서 그렇긴 하지만. 비를 매개로 그들은 가까워집니다.
전도연 배우의 풋풋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 두 배우의 연기는 뭐 말할 것 없구요.
영화를 보면서 2000년으로 돌아가 추억여행을 실컷 했네요. - 지하철이 고장 나 한 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는 이야기 - 전화번호 016이 아주 흔하던 시절 - 남자주인공이 다니는 은행 - 한미은행 - 분필로 쓰고, 칠판 지우개로 탁탁 털던 시절 - "세탁! 세탁" 외치고 다니던 시절 - 은행 컴퓨터는 모두 배뚱뚱 옛날 모니터
첫댓글 우리동네엔 아직 세탁! 세탁! 외치고 다녀요. ㅎ
어머나! 그렇군요.
찹쌀떡~ 소리와 함께 정겨운 소리.
2000년 하니까 까마득한 옛날 같어요 ㅎㅎ
1900년대에도 살았으면서요^^
25년 전이니 오래되긴 했죠. 전도연은 엄청 앳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