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오른 지난해 오늘 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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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647
천자문236
동봉
0853이을 접接Connect
0854잔 배杯Cup
0855들 거擧Lift
0856잔 상觴Goblet
지에베이쮜샹接杯举觞jiebeijushang
(거문고에 노래하며 주연을열고)
-권하거니 자시거니 이어지누나-
0853이을 접接Connect
"이따가 접붙이러 오시면 소를 내드려라"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아부지 접붙이는 게 뭐지유?
토마토와 감자를 접붙이듯이 그런 건가유"
이번에는 아버지가 내게 되물으셨습니다
"토마토와 감자도 접을 붙이니?"
나는 학교에서 배운 까닭에 신이 났습니다
"네, 아부지 학교에서 접을 붙여봤어유."
아버지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시며
"소 접붙이는 것은 다르단다."
아버지는 못 미더우신지 말씀을 보태셨습니다
"이를테면 흘레하는 거란다."
그러시면서도 뭔가 이해시키기 어려우신 듯
"흘레한다는 게 뭔지는 알겠니?"
나는 처음 듣는 말씀이라 고개를 가로저었지요
"글쎄 저 처음 들어유 아부지."
"그래, 그렇겠지. 아무튼 말이다."
"네, 아부지."
"밤골 영수 아부지 오시면 알 게 될거다"
"네, 아부지. 그때 소만 내주면 되지유?"
나는 비록 14살 어린 나이였지만
작년부터 그때까지 이태나 농사를 지었습니다
나는 내용은 모르면서 대답은 곧잘했습니다
아버지가 그 말씀을 하시기 전부터
우리가 먹이던 암소가 사흘째 울어댔습니다
소가 그렇게 우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아버지가 챙기셨기 때문에 전혀 무관심했는데
이번에 소를 내주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소가 내리 울었다는 게 생각났지요
게다가 우리집에서 첫 집이 나오기까지는
2km 이상 산길을 내려가야 하는 산중이었습니다
얼마 후 영수 아버지가 오셨습니다
누런 황소(숫소)인데 거무틱틱해 보였습니다
웬걸 우리집 외양간 소와 가까워지자
콧바람을 식식 내불며 콧구멍을 벌름거렸습니다
우리 암소도 덩달아 꼬리를 치며 울었습니다
나는 우리 암소 고삐를 풀어 넘겼습니다
영수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네가 쇠고삐를 잡거라 날 주지 말고."
나는 건네려던 쇠고삐를 다시 잡았습니다
그리고 소를 달랬습니다
"워~워~, 워워~ 워~ 워~"
영수 아버지가 황소 고삐를 끄셨습니다
황소는 우리 암소 뒤로 돌아서서
냄새를 맡고는 하늘을 향해 씨익 웃었습니다
눈깜짝할 사이 황소가 암소 뒤로 올라탔습니다
그리고는 잠시후 곧바로 내려왔지요
황소는 만족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거시기에서 우유빛깔의 물이 뚝뚝 떨어졌지요
영수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너네 소 접은 잘 붙였다. 난 간다!"
아! 이게 접불임이었고 흘레하는 거였습니다"
몇달 뒤 우리 암소는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어미를 꼭 닮은 암송아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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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 접接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사람의 손의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과
소릿값 첩妾 자가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첩妾은 여자 종이었습니다
비록 종의 신분에서 벗어나더라도
남자를 돌보는 여자를 첩이라 불렀습니다
이을 접接 자에 담긴 뜻은
잇다, 접붙이다, 접하다, 흘레하다, 빠르다
접촉하다, 체험하다, 견문하다, 사귀다
교제하다, 대접하다, 대우하다, 대답하다
응대하다, 모으다, 모이다, 회합하다
가까이하다, 가까이 가다, 받다, 받아들다
신속하다, 엇걸리다, 교차하다 등입니다
옛날에는 글방書堂 학생들이나
과거에 응하는 유생들 모임이 접接이었으며
등짐장수들의 동아리를 접이라 했습니다
혁명 동지들의 모임을 접이라 했고
글방의 회장을 접장接長이라 했습니다
접接 자는 뒤의 들 거擧 자와 상대개념입니다
이을 접接은 상대가 내게 주는 것이고
들 거擧는 내가 남에게 건넴입니다
따라서 술잔이 내게 오는 게 이을 접接이요
내가 남에게 술잔을 건넴이 들 거擧입니다
또한 남이 내게 주는 잔은 배杯요
내가 남에게 건네는 잔은 상觴입니다
상觴 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보겠습니다
이을 접接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擑 : 이을 접
紹 : 이을 소/느슨할 초
絡 : 이을 락/얽을 락
繼 : 이을 계
續 : 이을 속
纘 : 이을 찬 자가 있습니다
0854잔 배杯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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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린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예수 그리스도 최후의 만찬 [성체성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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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배杯 자는
나무목변木에 꼴소리 문자입니다
나무의 뜻을 나타내는 나무목木 부와
소릿값 아닐불不이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이 술잔은 나무로 깎은 것일까요?
나무목변木에 썼다면 나무잔일 것입니다
나무木로 만든 잔이 아닐不 지도 모릅니다
옛날 사람들도 끝없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만일 하늘一 향해 화살个을 쏘게 되면
끊임없이 계속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하늘에 막혀 반드시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늘에는 장애란 것이 없습니다
두터운 장막은 고사하고 종이 한 장 없습니다
그러나 화살을 쏘든
창을 던지든
침을 뱉든
이들은 결국 떠난 자리로 되돌아오고 맙니다
마치 사람이 그의 생명이 다하면
부모미생전의 바로 그곳으로 되돌아가듯
지구만 중력이 있는 게 아닙니다
모든 물질은 다 중력을 갖고 있습니다
저승도 중력이 있어서 이승 생명을 데려갑니다
사람이거나 동물이거나 어떤 생명들도
중력을 지닌 저승세계로 돌아가고 말지요
서울대 우희종 교수는 윤회를 부정하나 본데
삶을 마감하면 그 사람도 온 곳으로 돌아갑니다
아니불不 자는 막음 없는 하늘一에 막혀
더 오르지 못하는 화살个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절대부정絶對不定의 법칙입니다
이 절대부정은 헤겔의 변증법과 다릅니다
지구의 탈출속도를 넘는 것을 제외하고
어떤 것도 하늘을 뚫고 계속 나아갈 수 없음이
다름아닌 나의 절대부정의 법칙입니다
술잔만 나무 용기가 아니라
다른 많은 기구들이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틀 기機 자가 나무목변木이지요
무당巫이 성황당 나무木 아래서
나무木 제상床을 단단히 고정하였습니다
상床 위 한가운데 백설기白를 올리고
양쪽으로 오색실幺과 오색천幺을 느리고
경을 읽고 춤추는 굿판을 벌리는 데서
좋아할 요/즐거울 락/풍류 악樂 자가 생겼지요
제단祭壇을 처음에는 흙으로 쌓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기구를 발명하면서
어디서나 나무를 이용하게 되었지요
이를테면 흙토변土의 제단壇이
나무목木 자가 들어간 테이블床로 바뀌었고
급기야는 목기木器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물론 나중에 사람이 불을 발견하면서
토기를 굽고 질그릇과 도자기를 구웠습니다
지금은 나무木로 깎은 잔不이 있습니다
흙으로 빚은 잔이 있고
은으로 만든 잔이 있고
유리로 만든 잔이 있고
놋쇠를 만든 잔이 있고
종이로 만든 잔이 있고
주석으로 만든 잔이 있고
황금으로 만든 잔이 있고
심지어 플라스틱으로 만든 잔이 있습니다
잔 배杯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盃 : 잔 배
柸 : 원망할 배/잔 배
桮 : 술잔 배
醆 : 술잔 잔
㿿 : 술잔 아
䀀 : 술잔 범
斚 : 술잔 가
㮎 : 술잔 배 자 등이 있습니다
0855들 거擧Lift
들 거擧 자는
손 수手 부수에 뜻모음 문자입니다
들 거挙의 본자며
들 거舁와 같은 자입니다
두 손八/臼/手으로 쟁반一에 물건与을 받혀
공손히 들어올린다는 뜻이 들 거擧입니다
상대방이 내게 술잔을 건넬 때는
끝내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화살不과 같이
주는 잔을 약간 낮게 하여 받습니다만
상대방에게 잔을 건넬 때는
이처럼 마음을 담아 약간 높게 건넵니다
이을 접接은 받을 접接의 뜻이고
들 거擧는 줄 거擧의 뜻입니다
이을 접接은 떨어지는 화살처럼 낮춤이고
들거擧는 오르는 화살처럼 높임입니다
이 들 거擧 자에 들어 있는 뜻은
들다, 일으키다, 행하다, 낱낱이 들다
빼어 올리다, 들추어내다, 흥기하다
세력이 왕성해지다, 선거하다, 추천하다
제시하다, 제출하다 등과
거동, 행위, 다, 모든, 온통 따위입니다
들 거擧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挙 : 들 거
㪯 : 들 거
举 : 들 거/마주 들 여(간체자)
舁 : 마주 들 여/들 거
舉 : 들 거
與 : 더불 여/줄 여
輿 : 수레 여/명예 예
0856잔 상觴Goblet
잔 상觴 자는
불각변角에 꼴소리形聲 문자입니다
뿔의 뜻을 나타내는 뿔각角 부와
소릿값 글자 다칠 상傷 자의
생략형이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잔 상觴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觞 : 잔 상의 간체자와
觛 : 작은 술잔 단
埦 : 작은 술잔 완
尊 : 술잔 준
爵 : 술잔 작
觚 : 술잔 고
觶 : 술잔 치
角 : 뿔잔 각
散 : 술잔 산
巹 : 술잔 근
觥 : 뿔잔 굉
䑝 : 술잔 가 자 등이 있습니다
남상濫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술잔에 겨우 넘칠 정도의 작은 물이지요
큰 강물도 그 근원을 점차 거슬러 올라가 보면
술잔이 넘칠 정도 작은 물에서 시작합니다
성서 욥기 8장 7절에 의하면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말씀이 있지요
어떤 이는 하느님 말씀이 아니라 하지만
기고 아니고를 떠나 희망을 주는 말씀입니다
'남상'을 설명하는데 가장 맞는 말씀이지요
잔 상觴은 술이 가득 차 있는 잔입니다
술이 비어있는 잔은 술잔 치觶라 합니다
잔에는 작고치각산爵觚觶角散이 있습니다
잔 상觴 자와 관련된 한자에서 나온 것처럼
모두가 술잔의 이름들입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술잔 작爵 자이고
이 술잔 작爵자에 4가지 술잔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술잔이 비었을 때는 치觶로 표현합니다
위의 4가지 술잔 어느 것이든
술이 가득 담겨 있는 잔을 상觴이라 하고
술이 비어 있는 잔을 치觶라 합니다
따라서 가득 따른 술잔杯이 내게 왔다면
나는 그 답례로 상대에게 술잔觴을 건넵니다
건네는 술잔이 작爵, 고觚, 치觶, 각角, 산散에서
어느 잔으로 건네든 술잔이 차 있으면 상觴이고
술잔이 비어 있으면 치觶입니다
따라서 치觶는 잔의 이름임과 동시에
비어 있는 잔을 뜻합니다
작고치각산은 술잔의 크기가 다릅니다
이를테면 막걸릿잔과 소주잔처럼
크기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 다르지요
커피에 라떼 잔이 있고 에스프레소 잔이 있듯이
치觶는 각角이란 술잔의 4배 크기입니다
어려서 아버지에게 술을 배웠습니다
내 나이 15살 때로 기억합니다
"술에도 법도가 있는데 아니?"
어머니에게 잔과 막걸리를 가져오래서
앞에 놓고 물으신 말씀이셨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위해 담근 밀주입니다
"모르는데유, 아부지."
"술은 어른들 앞에서 배우는 법이란다."
나의 멋진 아버지는
막내아들을 앞에 앉히시고
자상하게 조목조목 가르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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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