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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가 어느날처럼 아침에 출근 복도를 돌며
지난 저녁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복도는 아침을 준비하는 직장인의
분주함이 땀냄새와 라면 냄새가 섞여 들어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숙희의 등장은 고시원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가벼운 소식이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점잖게 물어오는 사람은 그나마 착실한 사람이다. 일하는 직장에서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아
징징거리는 손님을 숙희는 싫어 했다.
53호실에 거주 하는 50대의 주씨는 돈이 궁하면 숙희에게 돈을 구걸 하듯했다. 그는 호주머니에 돈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일을 나갔다.
그럴때마다 숙희는 잔소리를 퍼부으며 싫은 내색을 했지만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투로 교통비를 빌렸다.
고시텔 사장은
출근하자 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
손님 들의 결재 날짜를 체크하면서 동향 파악을 한다.
그리고는 손님들 체크리스트를 보며 방세
독촉 요구를 했다 . 실장님 손님들에게 독촉좀 자주 하세요.
자꾸 봐주면 밤중에 야반도주 하면 어쩌라고요. 사장은 사람을 믿지 못한다.
숙희가 아무리 그럴사람 아니라 변명 해도 싸늘하다.자신도 월급에. 목매는 직장인으로 고시텔 영업이 부진한 요즘 상황을 보면서 자신도 스트레스가 쌓였다.
고시텔 사장인 하하경은공실이 늘때마다 늘 침울한 표정으로 빈 객실에 들어가면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숙희는 사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 하면서 무슨 내밀한 사연이 있을까 귀를 쫑긋 세웠다. 하루에도 수차례 걸려오는 부동산 사무실 전화는 숙희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다.
**_부동산 입니다. 고시텔 운영할 손님이 있는데
매매 하실 생각있습니까
숙희는 짜증을 꾹 참고
저는 사장이 아니고 이곳에서 일하는 종업원입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전화가 툭 끊겼다
만약 고시텔이 팔리면 어떡하지
여기 까지 생각이 미치자 숙희는 갈곳이 없다는 생각에 심장이 요동을 첬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자신은 넘어야 할 산을 넘듯 힘겹게 여기저기 면접 보고 기웃거렸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 하다를 실감했다.
숙희가 고향집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한후 한 직장에서 6개월 이상 일한 곳은 고시텔이 유일하다. 고시텔이 매매가 되면 자신은 또 실업자가 되어야 한다.
여기 까지 생각을 하다 고개를 저으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부엌에는 라면을 끓여 먹은
냄비가 싱크대에 널부러져 있었다. 김치 냉장고 문은 열려 있고 김치 통은 천장을 향해 누워있다.
순간 숙희는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군데 라면 끓여 처 먹고 설거지도 안한거야.
자신의 목소리가 부엌 바깥으로 너머가 복도에 까지들렸는지 손님 한사람이 부엌으로 뛰어 들어 왔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실장 왜 그래?
누가 화나게 했어? 손님이 넉살 좋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설거지를 안했잖아 가뜩이나 팔도 아픈데
게으른 인간들 때문에 내가 제명예 못 살아.
숙희가 분하다는듯이 설거지 하는데, 어깨가 들썩이는 모습이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은듯 보였다.
요즘 사장은 계속 해서 밖으로 돌고 있다,
전화가 걸려 오면
전화기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 갔다.
무슨 비밀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 같다.
아니 종업원인 숙희가 들으면 안되는 말들이 오고 ㅣㅏ는지 자신도 알수가 없다. 빚은 갚아도 갚아도 ㅋ늩이 없는데 자신은 수렁에 빠저 허우적 거리는데
자신을 둘러싼 채권자들은 유산 상속을 받은것을 알고
벌떼 처럼 달려 들어 자신을 옥죄고 있다.
자신이 몰라야 하는 것들인것 같다.
약 한달 전에도 사장 아는 부동산 업자가
다녀 갔는데, 건물 여기저기를 보고 다니며
사진까지 찍었다.
사장은 아니라고 잡아 뗐지만
고시텔 매매를 준비 하는것 같은 눈치다.
자신은 자기의 일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사장은 늘 못 마땅 하다는듯. 한 표정을 지었다.
숙희 동창생들은 숙희 엄마 장례를 치른후 숙희가
부의금을 분배해 자신들 채무를 일부 갚을것을 계산
매일 숙희를 조르고 있지만 숙희에게는
늘어가는 것은 빚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