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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엔 산이 많다. 이렇다 보니 구불구불 산길이 셀 수 없을 정도다. 굽이굽이 돌아가다 보면 시간이 몹시 오래 걸렸다. 나들이 가는 길은 참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화물을 운송해야 하는 물류적 입장에서 보면 경북의 길은 글자 그대로 '견디기 힘든 길'이었다.
그러나 경북의 길이 달라지고 있다. 곳곳에 고속도로가 뚫리고 있다. 저속도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88올림픽고속도로가 마침내 내년이면 확장 공사가 마무리돼 새 얼굴로 찾아온다. 도내 오지 곳곳을 이어주는 국도와 지방도도 속속 개통 준비를 하고 있다. 길이 있어야 사람이 다니는 법. 곳곳에 새 길이 뚫리고 기존 길이 확장되면서 '사람이 몰리는 경북, 물동량이 쏠리는 사통팔달 경북'이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전국 최고 고속도로망 갖춘다 전국 유일의 2차로 고속도로인 88올림픽고속도로는 필요한 재원(3천807억원)을 대부분 확보, 내년 확장 공사가 모두 끝난다. 영`호남을 잇는 대동맥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포항~울산 고속도로도 내년 개통된다. 그동안 7번 국도 용량 포화로 밤낮없는 교통체증을 앓았던 경주~울산구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철강산업과 울산의 자동차 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데 가교역할을 할 전망이다. 내년 공사가 본격화되는 고속도로로는 경북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상주~안동~영덕고속도로가 있다. 2016년 완공되면 상주에서 영덕까지 3시간 20분이나 걸리던 거리가 1시간 안으로 줄어든다. 개발에서 소외됐던 동해안과 북부권, 중부내륙이 연결되면서 발전 통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상주와 영천을 잇는 민자고속도로도 내년 5천억원 이상이 투자되며 영천~언양 경부고속도로 확장 사업도 속도를 낸다. 이 구간이 6차로로 확장되면 대한민국 제1호 고속도로로서의 자부심을 회복할 예정이다. 이 구간은 인근 국도 4호선보다 더 형편없는 교통상황이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다. 내년 경북도내 고속도로 분야에는 10개 지구에서 올해보다 3천620억원 늘어난 모두 2조2천525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새 고속도로와 관련, 세종시~신도청 고속도로 개설을 위한 기본조사가 진행 중이다. 남북 7축고속도로인 포항∼영덕∼삼척 고속도로 공사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포항∼영덕은 내년 착공을 위한 사업비가 반영됐다. 영덕∼삼척구간은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동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간 국가간선도로망이 구축된다. ◆최고의 국도`지방도 교통망 갖춰간다 내년 경북도내 국도 건설 재원은 지난해보다 52%나 폭증했다. 30개 지구에 모두 5천578억원이 투자된다. 내년엔 김천~교리 외 6곳이, 2016년에는 다인~비안 외 3곳, 2017년도에는 봉화~울진 국도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국도 건설을 위한 재원도 국비 예산 항목에 대폭 반영되면서 내년 3곳(한기리~교리, 예천 용궁~개포, 안동~영적)에서 신규 착공이 이뤄진다. 새로 설계가 이뤄지는 곳도 내년 3개 구간(예천~지보, 김천~구미, 매전~건천)이나 된다. 도내 국도건설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전한 도로관리를 위한 안전 관련 국비 예산도 내년 1천500억원이나 반영돼 쾌적한 도로환경 조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지원 지방도 사업과 관련, 내년 전국 국지도 사업의 3분의 1가량이 경북도내에서 이뤄진다. 내년 1천300억원의 국비 재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용암∼선남, 청도∼경산 국가지원지방도가 내년에 준공된다. 계속사업 12개 지구로는 동명~부계, 왜관~가산 도로 건설 사업 등이 포함돼 도로 공사에 속도를 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축산~도곡, 상원~청하, 울릉일주도로 2구간, 효자~상원 국지도 사업이 새롭게 반영됐다. 고령~성주 지구는 신규설계 대상으로 선정됐다. 국도 대체 우회도로 사업에도 모두 5지구에 걸쳐 1천686억원의 국가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주, 안동, 구미, 영주의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 작업이 빨라지게 됐다. 신규 지구 사업을 통해 경주(효자~상원) 구간에 5억원이 투입돼 공사착수가 가능하게 됐다. 울릉일주도로 전 구간 완전개통도 눈앞에 두고 있다. 투자가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어 2016년 완공이 무난할 전망이다. 한편 도내에서는 청통∼신령, 금호∼대창 지방도 2구간이 내년에 준공되는 등 모두 15개 노선 443㎞에 달하는 도로가 준공된다. 도내 어디든지 2시간 내 생활권이 가능한 사통팔달 경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최경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