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선교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모르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시는 본당 신부님의 지도 아래 진리이신 하느님을 믿으며 가두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해 왔던 이웃들이 보잘 것 없는 저희들을 통하여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선교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저 또한 그랬듯이 신자분들도 선교가 얼마나 쑥스럽고 힘들고 부담스러운가를 조금 먼저 겪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그 동안 제가 선교하면서 만났던 분들을 이야기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저도 얼마 전 까지는 이핑계 저핑계를 대면서 열심히 선교하지 못했는데 저희 성당은 꾸리아를 통하여 Pr. 차례대로 신앙상담소를 차리고 선교를 하는데 저의 차례가 돌아오면 책임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다보니 이것은 곧 제가 하는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 저를 통하여 준비해 두신 분들을 꼭 만날 수 있는 것을 체험하면서 지금은 아무 두려움 없이 진정한 마음으로 그 동안 주님의 종으로서 사명을 제대로 다하지 못함을 깨닫고 좀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 제가 요즈음 선교하면서 조금 변화가 온것은 외출하여 거리를 오갈 때 저를 그냥 스쳐가는 분들이 예사로 안 보이고 모두가 선교의 대상으로 느껴집니다. 초대교회 예수님께서도 사도들을 통하여 복음전파 하실 때 같은 심정이 아니셨을까! 미천한 제가 감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의 본당 신부님께서는 적당한 시기를 정하셔서 레지오 단원들을 중심으로 거리 신앙상담소·방문선교 등을 통하여 우리의 이웃을 만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많은 지원과 배려를 해 주십니다. 저 또한 단원들과 본당선교를 비롯하여 부족하지만 타본당 선교사로 다니면서 많은 분들과 신앙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또 저의 본당은 얼마전 부터는 초등학생 비신자들을 상대로 “예수님 사랑학교”를 개설하여 수업이 끝나는 시간을 이용하여 아이들에게 안내장과 간단한 선물을 주면서 성당을 소개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나와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선교하러 나가기 전에는 먼저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며 성령께서 꼭 저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만나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며 저에게는 합당한 말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도록 열렬히 활동 전 기도를 바치고 나가면 새로운 용기와 힘이 생깁니다. 선교를 하다 보면 별의별 유형의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는데 반갑게 잘 받고 관심 있다며 소개서를 써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리서부터 눈도 안 마주칠려고 외면하는 사람, 말을 걸어도 못 들은 척 하고 대답도 안하는 사람, 손을 아예 내젓는 사람, 무척 바쁜 척 하는 사람 등 입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항상 웃는 얼굴로 미소를 잃지 않고 공손하게 최선을 다 하다보면, 냉담자와 관심있는 몇 분을 꼭 만날 수 있게 되며 거부하던 분들도 다시 책을 받으며 소개서를 적어 주고 대화도 하게 됩니다.
■ 7월 유난히 무더운 오후에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으로 선교가게 되었습니다. 시원한 음료수를 준비하여 상담소를 차리고 오가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40대 초반의 한 아주머니가 관심을 가지며 서울에서 교리를 조금 받다가 신천동으로 이사 왔다고 했습니다. 1년쯤 못 나갔다고 하기에 반갑게 제가 신천성당 교리반에 안내해 드리겠다고 하니까, 서울 성당하고 대구 성당 하고 연결이 되느냐며 의아해 하였습니다. 저희 천주교회는 하나이고 어느 곳이나 자매님이 오시는 것을 환영한다고 하니까 매우 기뻐하며 소개서에 전화번호는 물론 휴대폰 번호까지 친절하게 적어 주었습니다. 꼭 기억했다가 며칠 후에 전화를 드렸더니 갑자기 곧 직장에 나갈 것 같다며 당분간은 바쁠 것 같고 다음에 꼭 나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지금도 가끔 안부 전화 드리면서 그분을 위해 기도하며 끈을 잇고 있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내에 교리반에 나오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 저의 지산본당 가까운 곳 축협 앞에서 선교하다 40대 중반 아주머니가 성당을 매우 호의적으로 생각하면서 소개서를 써 주었습니다. 다음 날 전화를 하여도 귀찮아 하는 기색이 없어 며칠 후 또 전화하여 좀 친해졌습니다. 그 다음 하루는 제가 한 동네 살고 아이도 같이 키우면서 지내니, 차라도 한 잔 하며 얘기하자고 저희 집에 오시든지 제가 가든지 편하신대로 하시라고 제의를 하였습니다. 저희 집에 오시겠다고 하여 저는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여 여유있게 서로 마음을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다음 주 화요일 당장 교리반 약속을 해 놓고 며칠 동안 마음이 바뀔까봐 애태우며 매일 미사에 그분을 위해 기도를 드렸습니다. 교리반 전 날과 입교 약속한 날 아침에 전화를 하여 차를 가지고 경비실 앞에서 기다렸다가 입교시키고 일 주일에 한 번씩 교리를 같이 들으며 식사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결석 한 번 안하고 6개월 다 되어 영세하기 직전 대모까지 서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고3 아들 때문에 불안하다며 자기는 절에 가고 싶은데 꼭 성당가야겠냐며 반대를 하였습니다. 나중에 원망 듣는 것 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영세를 보류했다가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꼭 다시 나오겠다고 매우 미안해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꼭 다시 불러주실 것이며 항상 기도해 드린다며 엊그제에도 전화를 걸어 아들 컨디션이 좋으냐고 관심 가져주며, 끈을 잇고 있으니 꼭 거두어 주시리라 믿으며 순간 순간 기도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 한 번은 분당 마태오 성당에 선교사로 가서 그곳 자매님 두 분과 상가 방문 선교를 했는데, 장식집 인테리어를 운영하시는 50대 초반의 부부가 같이 앉아 아주머니가 좀 많이 뚱뚱해 보이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마태오 성당에서 인사드리러 나왔는데 가게 안의 인테리어가 참 세련되고 독특해서 분위기가 아주 좋으네요!” 하니까 아저씨가 흐뭇한 표정으로 “그래요? 제가 직접 신경써서 시공한 것인데 다른 사람들도 좋다고 하네요” 하면서 좋아하였습니다. “믿는 종교는 있으세요?” “심심하면 한 번씩 절에 가니까 불교라기도 애매하고 무교라기도 애매하네요.” “아, 그러세요? 절에 한두 번 안가는 사람 있습니까?”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듣고 있던 아주머니가 옆에서 “성당에 나가면 살도 빼줍니까?” “그럼요. 성당에 나오셔서 열심히 활동하시고 시간이 허락하시면 남을 위해 봉사도 하시고, 기쁘게 사시다 보면 살은 빠지고 대신 은총의 살은 많이 쪄서 날아 다니실려고 하면 어쪄죠?” 하며 편한 분위기로 만들어 갔습니다. 옆에 있던 교우 자매님도 나이도 비슷하고 성당 나오면 친구도 되고 얼마나 좋은지 아냐며 아파트 도배할 때가 됐는데 여기 와서 해야겠다고 거들어 주었습니다. 요즈음은 경제가 안 좋아서 사람들이 도배도 안 한다며 기쁘게 소개서를 써 주기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전화·방문도 하라고 부탁드렸습니다.
■ 2월, 대구에서는 그렇게 많은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우리는 버스를 대절하여 강원도 철원본당에 선교사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갔습니다. 신부님께서도 일기예보, TV뉴스를 보시고 걱정이 되셔서 신자들과 미사를 드리며 자주 전화도 주시고 하셨는데 눈을 맞으며 저희들은 기쁘게 선교했습니다. 저희 조는 재래 시장 입구에 따뜻한 차를 준비하여 신앙상담소를 차렸으나 워낙 눈도 많이 오고 추워서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일부는 남겨두고 저는 그 곳 자매님 한 분과 상가 방문선교를 하였습니다. 시계·도장 파는 가게에 들어갔더니 60대쯤 보이는 아저씨께서 앉아 계시기에 성당에서 나왔다고 친절하게 인사드리며 책을 드렸습니다. 받아 드시고 뒤적뒤적 넘겨 보시기에 종교는 있으시냐며 이것 저것 묻고 있는데 갑자기 “성당가면 할마이도 구해주나? 우리 할마이 갔는 지 7년이 되었는데!” 순간 당황이 되었으나 옆에 자매님도 계시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더 상냥하게 “예! 저의 성당에 나오시면 얼마나 좋으시다구요! 할머니보다 더 귀하고 좋으신 분을 만나게 해 드릴께요. 아저씨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건전한 종교인 저의 성당에 다니시면 마음이 편해지고 얼마나 행복해지시는데요?” 하면서 대화를 살짝 다른 쪽으로 돌리면서 소개서를 받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매우 외로워 보였습니다.
■ 철원성당은 감리교와 장로교가 많아서 선교하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어느 자매님을 만나 얘기하다 보니 “15년 전쯤 서울에서 ‘마리아’ 세례명까지 받았답니다. 철원으로 이사와서 성당은 멀고 옆에서 자꾸 교회 가자고 하여 지금은 가지만, 나중에는 내집에 가야지!” 하기에 연세도 드셨는데 미루지 말고 이분께서 잘 인도해 주실거라며 자매님을 인사 시키고 돌봐 드리도록 부탁드렸습니다. 그래도 무교인 분들은 교회인 개신교보다 성당을 참 좋게 생각하고 소개서를 써 주고 입교일을 가르쳐 드리며 권해보니 응답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개신교가 많은 동네는 선교가 더 시급하며 꼭 필요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 어저께 저는 대구 노원본당 선교를 돕기 위해 선교사 네 분과 갔습니다. 놀랍게도 선교대학을 수료한 선교사 주선으로 활동해보자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 신자분 5명과 함께 팔달시장 앞에서 신앙 상담소를 차렸습니다. 저는 선교사 한 분과 노원본당 신자 두 분과 함께 길 건너 버스 정류장 부근과 상가 방문 선교를 겸했는데 소개서를 받아 보니 멀리서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30대 초반 아저씨 한 분이 고령에서 왔는데 매우 호의적이어서 그곳 가까운 성당을 안내해 드리겠다고 하니 소개서를 직접 써주었습니다. 고2 남학생이 버스를 기다리기에 다가가서 책을 권하며 신앙 대화하니 친구와 같이 나오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마침 집이 노원성당과 가깝다고 하여 옆에 자매님께 꼭 연락하고 안내하라고 부탁드렸습니다.
■ 조금 있으니까 아주머니 한 분이 네 살쯤 되어 보이는 애기를 데리고 오길래 인사를 하며 애기가 참 예쁘게 생겼다고 칭찬하였습니다. 그분은 좋아하며 성당에서 나왔다고 책을 권하며 얘기 해보니, 지금은 동인동에 사는데 바로 집 앞에 교회가 있어서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서 나가다 말다 하였답니다. 성당이 좋은것 같다며 이달 말경 칠곡으로 이사가는데, 칠곡에도 성당이 있느냐고 묻기에 마침 칠곡으로 이사간 김안젤라씨가 길건너편에서 선교하고 있기에 소개서를 전해주고, 이사가기 전에 통화하여 약속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이날 약 2시간 선교하여 소개서를 21장 받았는데 입교 약속한 분들을 꼼꼼이 메모를 하여 전해 드리고 주님께 오늘 소개서를 써준 모든 분들을 봉헌하며 기쁘게 돌아왔습니다. 선교를 하다 보면 또 흔히 냉담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항상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주면 많은 분들이 회두하고 다시 나옵니다. 이 밖에도 저와 단원들이 선교하여 교리반에 입교시켜 잘 돌보고 있는데 영세하고 활동 중이거나 교리 중에 계신 분들도 많고, 영세 후 타본당으로 이사가서 그곳에서 선교 활동을 계속 잘하고 계십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선교야말로 저에게 큰 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