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5번째 편지 - 2023년 행복을 위한 실용적 전략
지난주 1월 2일 저희 회사도 시무식을 했습니다.
맨 처음 국민의례를 합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1절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합니다. 젊은 직원들은 공무원 냄새가 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 검사 생활 30년의 유산입니다.
다음 제가 2023년 HM company의 메시지를 던지는 짧은 강의를 했습니다. 금년에는 비전을 ‘다시 성장이다’로 정하고 경영철학인 행복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 직원이 한 사람씩 나와 2023년 자신의 다짐을 하였습니다. 이어 차례로 서서 서로를 격려하는 하이파이브를 하였습니다. 시무식은 전 직원이 점심시간에 떡국을 먹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저는 코로나 시대를 끝내고 다시 활기차게 시무식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날 강의도 행복에 대해서 했습니다. 과연 2023년 어떻게 살아야 더 행복해질까요?
최근 읽은 [행복의 해답]은 행복 추구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 책의 원제는 [Engineering Happiness], 행복 공학입니다.
저자는 “행복 = 현실 – 기대 (HAPPINESS equals REALITY minus EXPECTATIONS)”라고 정의합니다. 현실을 지금 수준보다 높이고 기대는 지금 수준에 머물거나 가급적 천천히 높아지게 만들면 그 차이가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대가 계속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가 없을 때는 경차를 사고 싶습니다. 그러나 경차를 사고 나면 중형차가 사고 싶고 중형차를 사고 나면 대형차가 사고 싶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기대는 왜 변화할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적응>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기대는 적응에 의해 변한다. (Expectations change by Adaptation)”
하버드 대학교 다니엘 길버트 교수는 복권 당첨자들을 연구하였습니다. 평생 즐거울 것 같았던 그들의 행복이 지속되는 기간은 겨우 3개월이었습니다. 최신형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의 행복도, 큰 집으로 이사 간 사람의 행복도, 승진한 사람의 행복도 3개월이면 사라졌습니다.
사람은 무엇을 가지면 그것에 익숙해집니다. 바로 적응입니다. 그래서 기대치가 그만큼 더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최적의 해결책은 소비의 분산과 증가 순서 정하기의 적절한 균형이다. (The optimal solution strikes the right balance between spreading out consumption and creating an increasing sequence.)”
자동차를 예로 들겠습니다. 평생 차를 10번 바꾼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처음부터 롤스로이스를 타면 다음에 어떤 차를 타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5년마다 차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은 전략입니다. 그때마다 행복감이 증진되고 그 행복감은 최소한 3개월은 갈 것입니다.
적응(Adaptation)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레센도(Crescendo, 점점세게 연주하라는 음악용어)입니다. 소비를 나누어 하고 제일 좋은 것은 마지막까지 아껴야 합니다. 여행 가서도 가장 좋은 객실은 마지막 날 밤에 묵고, 가장 멋진 관광지는 마지막 날 관람하세요. 여행의 행복도가 최고로 증진됩니다.
다음은 현실(REALITY)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행복 = 현실 – 기대입니다. 현실은 계속 올라가야 좋습니다. 그래야 기대와의 격차를 벌여 행복감을 최고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에는 포만(Satiation)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을 두 개 샀습니다. 첫 번째 아이스크림은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아이스크림은 첫 번째 만큼 맛있지 않습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포만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최근에 소비했다면 그다음 소비에서는 행복의 강도가 줄어든다. 최근 절제했다면 그다음 소비에서는 행복의 강도가 커진다. (Recent consumption reduces the happiness intensity of subsequent consumption; and recent abstinence increases the happiness of subsequent consumption.)”
포만은 배고픔에서 출발합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이 먹고 싶어집니다. 음식을 먹으면 기대가 충족되어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음식은 계속 먹을 수가 없습니다. 포만이 있어 먹을 때마다 행복감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포만 상태에서 소비를 하지 않으면 포만이 소멸됩니다. 한참을 지나면 다시 배고파지고 음식이 먹고 싶어집니다.
적응과 포만의 차이는 적응은 사라지지 않는 대상, 즉 물건에 대한 것이라면 포만은 사라지는 대상, 즉 경험에 대한 것입니다.
적응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됩니다. 자동차, 집, 명품, 보석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포만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원하는 것이 없어집니다. 음식, 파티, 운동, 여행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현실에서 포만이라는 복병을 피하고 현실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욕구의 강화를 일으키기 위한 자발적인 자제심은 소비가 다시 시작된 후 경험한 행복을 극대화시킨다. (Voluntary abstinence, which creates heightened need, maximizes the peak happiness experienced afterward, once consumption resumes.)”
“파티, 외식, 여행에 관해서는 약간의 속도를 늦추어서 포만 때문에 즐거움이 둔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When it comes to partying, eating out, and taking trips, it is wise to slow down a bit and not let satiation dull your joy.)”
저는 자제를 간격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자제라는 표현은 심리적 강박감을 줍니다. 그러나 간격(Interval)은 중립적 개념입니다.
정리하면 적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크레센도 전략>이 필요하고 포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터벌 전략>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돈이 무한하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유한한 시간과 돈을 잘 활용하여 행복감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은 인생일 것입니다.
2023년 행복을 극대화하려면 물건을 살 때는 <크레센도 전략>을, 경험을 할 때는 <인터벌 전략>을 한번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3.1.9. 조근호 드림
<조근호의 월요편지>
첫댓글 월요편지 오랜만에 읽게 되었네요!
늘 좋은글 사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뜻하는바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