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달 초 청약접수를 받은 춘천 후평동의 포스코 더샵 단지는 지방임에도 공급가구수의 2배가 넘는 수요자가 몰렸는가 하면 11일 접수를 진행한 여의도 자이는 평형별로 최고 9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단지 인지도나 희소성 및 향후 기대 수익률 등 가치 판단에 따라 단지별로 청약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양극화, 차별화 양상이 분양시장에서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는 것. 4월 이후 공급될 주요 아파트 중에서도 될성 부른 단지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 주요 초고층주상복합, 대단지 분양 웃었다
GS건설이 3년만에 여의도에서 초고층주상복합 분양에 나서며 관심을 모은 여의도자이는 입지 특성에 초고층주상복합 수요가 겹치면서 1순위에서 마감됐다. 특히 1,000만원짜리 통장으로 청약이 가능한 47평형은 9가구 밖에 일반분양분이 없어 총 829명이 몰리며 92대 1이라는 놀라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외 다른 평형들도 56평형은 2.9대 1, 61평형은 4.1대 1, 68평형은 8.8대 1의 경쟁률로 각각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은 6.34대 1이다. 청약접수일 아침에는 접수처 앞에 청약대기자들이 줄을 서는 등 오랜만에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달 서울지역 3차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용산파크타워도 민자역사, 민족공원 등 주변 입지 등이 관심을 끌고 초고층주상복합과 공원 조망권 등 단지 특징이 수요자들에게 어필하면서 1순위에서 마감됐었다. 1세대가 공급된 51A타입은 37대 1 경쟁률을, 59평형은 250명이 접수해 3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0평형대에는 무주택과 1순위 총 1,060명이 몰리며 26.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전 평형이 1순위에서 10~30대 1 안팎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4월 12일 당첨자가 발표됐고 18일부터 계약에 들어가 계약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지방에서도 입지 우수한 곳,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실계약률 높았다
지방 주요도시에서도 분양시장 분위기는 연말-연초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상대적으로 청약자격 제한 등 규제가 적은데다가 일반분양물량도 많다. 부산 등 광역도시 포함 6곳이 연초부터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후 1년으로 줄어든 것도 규제 완화 기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4월 6일과 7일 청약접수를 진행한 춘천시 후평동 포스코 더샵은 총 1,268명이 신청을 해 총 공급물량인 595세대의 2배에 달했다. 10개 평형이 순위에 마감돼 지방 분양임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총 1,792세대로 대단지인데다가 소형부터 대형까지 골고루 공급됐다.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순위 내 계약이 진행중이다.
이달 6-7일 청약접수를 한 강릉시 홍제동 현대홈타운스위트도 54평형이 26세대 공급에 7.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총 765명이 접수를 마쳐 주목을 받았다. 총 493세대 규모의 단지다. 마찬가지로 4월 13일부터 계약이 진행 중이다.
지난 달 28일 대구 수성구 노변동에서 공급된 시지유성월드메르디앙은 총 753세대 규모로 전세대 일반분양물량이다. 지방으로선 드물게 1순위에서 마감됐고 6일부터 진행된 계약에서도 대부분 실계약으로 이어져 현재 계약률은 98%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33평형 1-2층 일부만 계약 대기중이다. 시지유성월드메르디앙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역세권 등 단지 기본입지가 우수하고 연초 전매제한기간이 짧아진 점이 영향을 준 것 같다" 고 전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재건축으로 공급된 455세대 규모의 SK뷰는 바다조망권과 대연 재개발구역 구체화 등 입지면에서 관심을 모으면서 지난 달 청약접수결과, 24평형은 8.5대 1, 전체적으로는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4-6일 순위내 계약을 막 마친 상황에서 가계약을 포함해 78% 정도의 높은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SK뷰 마케팅 담당 김용과장은 "주변 입지면에서 수요자들에게 어필했고 분양가격이 인접단지들에 비해 저렴한 데다가 계약금 5% 적용 등 분양조건이 좋았던 점이 적중했다. 연초 전매제한 기간 완화 등이 부동산 규제 완화 신호로 여겨져 기대감이 형성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고 전했다. 현재 순위내 계약이 끝나고 선착순 접수 중이다.
<부산 대연동 SK뷰 계약일 등 모델하우스 전경. 지역 수요 관심이 높았다>
울산 중구 남외동에선 710세대의 푸르지오2차가 3월31일부터 청약접수를 진행했다. 이달 6일부터 계약을 진행했는데 현재 전 평형이 계약 완료된 상태다. 인근에서 공급된 920세대의 일신님 단지도 이달 8일까지 계약을 마친 현재 계약률이 높은 편이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분양에 나선 포스코 더샵 효자2차 단지는 269세대로 1차에 비해 규모는 좀 작지만 지난 달 말 청약접수결과는 좋은 편이다. 95평형 같은 대형의 경우도 2순위까지 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고 53평형 등도 3순위에서 500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중대형 중심의 공급과 적절한 타겟 마케팅이 주효했다" 면서 "6일부터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데 현재 92%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고 전했다.
- "될성부른"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단지가 분양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청약 결과가 좋았던 이들 단지들에서도 상대적으로 지역 수급이 잘 맞지 않은 중소형 일부 또는 대형 평형은 단지별로 미달이 되기도 했다. 지역별로 평형별 수급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강릉 홍제 현대나 춘천 후평동 포스코도 일부 평형은 순위내 청약접수에서 일부지만 미달분이 나오기도 했다. 단지별로 경쟁률이 높은 인기 평형도 각각 다 달랐다.
최근 진행된 서울지역 등 수도권 동시분양의 경우를 봐도, 몇몇 대형브랜드 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달 사태를 보였다. 분양시장 자체가 연초 약세를 띤 탓도 있고 수도권의 경우 판교 변수가 작용하기도 했지만, 대형 주요 브랜드는 그 안에서도 인기를 끈 반면, 소형 단지나 외곽권의 중소 브랜드는 여지없이 미분양 사태를 보였다. 지난 3차 서울동시분양에서도 용산 파크타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지들이 미달 사태를 보였고 3월 진행된 인천지역 1차 동시분양의 경우 남구와 남동구 자체분양 대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순위 내 미달됐다.
한편 순위내 청약접수결과가 좋았던 단지들도 실제 계약률은 지켜봐야 할 문제다. 통장이 필요없는 3순위 접수가 많은 경우나 지역 수요층이 얇은 중소형이나 대형 일부 혹은 분양가격이 높은 경우는 청약률은 높아도 실제 계약으로 잘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청약 접수시의 상황과 향후 인기도나 수익률은 별개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간단히 말해 공급이 부족한 단지를 선별해 내는 것이 방법이다. 지역 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경우나 랜드마크가 될 만한 고급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 대상을 고르는 것이다.
- 4월 이후, 서울 마지막 동시분양 또는 경기-인천 대형 재건축 관심 - 대전 DTV2차 및 충남 아산, 천안 등 충청권도 주목 - 전매제한기간 짧은 광역도시 대단지도 바다 조망 등 장점 많아
4월 이후, 2분기에도 신규분양 물량이 많다. 특히 전국적으로 분양시장이 생기를 찾고 있고 주목할 만한 시장도 비교적 여러 곳 눈에 띈다. 우선 서울의 경우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동시분양 4차가 5월 2일부터 청약 접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남 대치 IPARK, 역삼 2차 IPARK, 송파 잠실 주공2단지 등 재건축 대단지 공급이 드디어 시작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단, 일반분양 물량의 해당 평형이 대부분 소형인 점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외 강남 대형 재건축은 6월까지 속속 막바지 분양 준비에 한창이다.
4월 20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가는 인천 2차동시분양은 4개 사업장에서 총 2,264세대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마전동 대림E-편한세상과 불로동 금호어울림, 가좌주공1단지 재건축인 한신 등이 규모가 크다. 인천은 5월 분양예정인 간석주공 재건축(2,432세대), 동구 송림동 풍림아이원, 부평 산곡동 금호어울림 등 4월 이후에도 1천세대 이상 대단지가 여럿 있다. 특히 입주를 앞둔 송도신도시에서 나오는 초고층 주상복합인 the#1stWorld(1569) 가 이달 4월말 분양에 나설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과천 중앙동 11단지가 5월경 래미안으로 공급 계획을 가지고 있고 비산 대림E-편한세상 등 재건축 일반분양을 서두르는 단지들이 대단지인 경우가 많다. 용인에서도 5월경 성복 자이를 비롯해 2분기 내 공급계획이 많다. 용인은 최근 판교-분당 등의 효과와 교통편 개선으로 중대형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미분양도 대부분 해소됐다.
광역도시에서도 대단지 공급이 많다. 대구에선 달서구 상인동 대림E-편한세상을 비롯해 달성군, 수성구 등에서 대단지가 많고 대전에서는 DTV 2차가 4월 말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다. 한화가 1,365세대 대단지로 총 2,760세대에 달하는 대형 분양이다. 부산에선 다대동 롯데캐슬몰운대2차(1,478세대) 등이 바다 조망권을 내세워 분양에 나서고 두산위브, 이안, 메가센텀한화꿈에그린 등 해운대구 공급이 많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울산에서는 야음동 롯데캐슬 재건축이 총 2,421세대로 대규모이고 그 외에도 북구와 범서읍에 1천세대가 넘는 대형 단지가 많다. 인기 주거지역인 남구 공급이 6월에도 2-3개 사업장에서 대기중이다.
기타지방에서는 단연 충남권이 두드러진다. 행정중심도시 이전과 최근 수도권 전철 연장 등 교통편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천안, 아산 등에서 2분기 공급이 많다. 아산 배방자이, 천안 쌍용 동일하이빌, 용곡 한라비발디, 청당 벽산블루밍 등이 1천세대가 넘는다. 자체 입지 외에도 최근 삼성 등이 이전하면서 기업도시화되고 배후수요도 크게 늘었다. 인근 주요 택지개발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 랜드마크 아파트, 고급 대형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외환이후 회복기간과 지난 2002-2003년 가격 급등기를 거친 주택-부동산시장 전반이 상대적으로 보합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사실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이 그때와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게 됐다. 또한 정부의 안정대책이 강화되면서 예전보다 규제가 많아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는 물론이고 신규분양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고수익이 기대되는 지역, 단지나 상품에만 신중하게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 예전과는 달리 부동산 투자층이 일부에서 크게 확대된 것도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극명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아파트시장의 경우 전체적으로 강보합세지만 호재가 있거나 물량이 부족한 일부 지역, 상품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고, 신규분양시장에서도 입지가 좋은 곳, 랜드마크가 될 단지들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
강보합세 속에서 각종 규제가 이어지면서 주택-부동산시장은 실수요층으로 재편되고 있고 전체적인 투자량은 주춤하는 듯 하지만, 여전히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 주변에 머물고 있고 투자시 주거공간이나 주변환경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요 개발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나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했던 고급 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