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태국동굴소년 구조와 명상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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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얼마나 차분히 앉아 있는지를 보세요. 아무도 울거나 우왕좌왕하지 않아요. 정말 신기하네요." 
  - 발견 당시 한 소년의 어머니 인터뷰, AP통신 

SNS에 널리 퍼진 구조전 아이들의 사진. 표정이 어둡지 않다.

  저도 여러 기사들을 찾아 보면서 아이들이 웃는 사진과 영상을 종종 보았습니다. 식사를 하지 못해 마르긴 하였지만 초췌해 보이진 않았고, 눈에 생기를 띤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 '구조가 시급한 위험한 상황이 맞는 건가?' 라며 의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구조 작전에 참여한 영국인 잠수사 벤 레이머넌츠가 전하길, 동굴을 탈출하기 직전에도 아이들이 코치와 함께 명상을 한시간씩 한 후 구조대에 몸을 맡기고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출처-Vox interview) 덕분에 아이들은 밝은 얼굴을 유지하며 간단한 입원 치료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Stop. Breathe. Let everything go.

  영어권 외신들이 보도한 엑까뽄 선생의 명상법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멈추고, 호흡하고, 모든 것을 흘려 보내라'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지만 역시 번역을 하지 않아야 뜻이 더 명료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매체들에 의하면, 엑까뽄 선생은 만 11세~ 16세 아이들과 2주 동안 매일 명상을 했다고 합니다. 마음 속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과 극한 상황에서 체내 에너지를 보존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저번 포스팅 마지막 문단에서 이야기 드렸지만 다시 한번 엑까뽄 선생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그는 12년간 태국의 수도원에서 수행을 한 승려였습니다. 10살에 부모를 잃고 수도원에 들어가, 22살이 되던 해에 할머니의 병을 간호하기 위해 수도원을 나와 보조코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승려의 신분을 벗었지만 평소에도 한시간 이상 명상 수행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그의 수행이 아이들을 구하며 극한의 상황에서 빛을 발하였습니다.

명상의 과학

  "기적인지, 과학인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 구조 작전에 참가한 한 태국의 네이비씰 요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입니다. 아이들을 발견한 것은 기적일지 몰라도 아이들이 건강을 유지하며 생존하였던 것은 과학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심은 바로 '명상' 이었습니다. 두가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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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dical Doctor 인 Jeff Draisin 이 어떻게 아이들이 명상을 통해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아래 글은 위 영상을 부분적으로 번역, 요약한 글입니다. (출처 - abc7)

  "명상을 하게 되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 느낌, 인식을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에 그것들로 하여금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위험하다고 느끼면 더 위험해집니다. 동굴 안에 갇혀도 명상을 하면 짜증, 당황, 불안, 공포가 몰려 오지 않고 '나는 동굴 안에 있구나' 라는 문구가 마음 속에 떠오르는 전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안과 호흡 이상 등으로 칼로리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에너지를 온전히 보존하는 이 방법은 스포츠에서도 쓰이는 기법으로, Locked-in 상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굴 안에서 생존자들이 쓴 명상법은 locked-in 기법과 일치합니다.
  생존자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루 1~2분만 코를 통해 공기가 출입할 때, 흉곽의 움직임을 관찰해보세요. 꾸준히 명상을 하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위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Wisconsin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Richard Davidson 교수의 연구도 명상을 통한 동굴 생존 이야기를 뒷받침 합니다. (출처-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742737/#R3 & business insider)

Richard Davidson

  교수는 실험 대상을 명상하는 사람들, 명상하지 않는 사람들 두 그룹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랄 만한 소음을 주었을 때. 명상하지 않는 사람들이 명상하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잘 놀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주는 소리를 통해 뇌의 MRI 패턴을 분석하여, 전문 명상가들에게서 뇌의 어떤 부분이 일반인들보다 활성화 되어 있음을 관찰하였습니다. 이 부위는 'Empathy', 즉 '공감' 혹은 '감정이입' 을 담당하는 부위였고, 명상가들은 타인의 상태를 더 잘 공감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이러한 교수의 연구를 토대로 동굴 생존자들의 생존을 분석하는 시도도 있습니다. Erin Brodwin 은 business insider 기사에서 동굴 생존자들도 명상을 통해 타인의 상태를 공감하는 능력이 증폭되면서 13명의 생존자들이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낙오자 없이 모두 생존했다고 주장합니다.

챙김이 아님

  그리고 챙김이는 생존자들이 어떻게 최소한 에너지로 그 오랜시간을 버텼나 궁금했는데요, 심혈관계 질환을 지닌 환자들에서 전통적인 명상을 수행하자 발병률을 낮추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찾았습니다. Figure 2를 보시면 심지어 건강 교육을 받고 있는 집단보다도 리스크가 낮다고 하네요. 뭐 혈압이 낮아지면 대사율도 감소할지 모르니 좀 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명상과 대사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연구한 자료는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챙김이는 그저 추측만 해봅니다.^^;;
http://circoutcomes.ahajournals.org/content/5/6/750#T3

Stress Reduction in the Second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Background— Blacks have disproportionately high rates of cardiovascular disease. Psychosocial stress may contribute to this disparity. Previous trials on stress reduction with the Transcendental Meditation (TM) program have reported improvements in cardiovascular disease risk factors, surrogat

circoutcomes.ahajournals.org

t/5/6/750#T3

극한 상황에서의 명상

  며칠 사이 천안함 생존자들의 PTSD 문제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천안함 사태는 그동안 생존자들의 삶은 조명하지 않은 채 정치적 이슈로만 논의된 사건이었습니다. 천안함 생존자들 중 일부는 아직까지 악몽에 시달리고 한국을 떠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PTSD를 극복하지 못한 일부 생존자들은 치료를 담당한 의료진으로부터 오히려 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챙김이는 천안함 생존자들도 명상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명상이 이번 동굴 구조 사건에서 뿐만 아니라, 세상 곳곳에서 극한의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처방약으로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pill of mindfulness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ppmindfulness&logNo=221321572876&proxyReferer=https%3A%2F%2Fsearch.daum.net%2Fsearch%3Fw%3Dtot%26DA%3DYZR%26t__nil_searchbox%3Dbtn%26sug%3D%26sugo%3D%26q%3D%25EC%2583%259D%25EC%25A1%25B4%25EB%25AA%2585%25EC%2583%2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