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넷에 퍼올려진 글인데요..
내일 공연 기다리며 울렁증에 시달리고 계신 분들 꾹~ 눌러주기 좋은 글 같아 퍼왔답니다.(제가 지금 딱! 그 상태여서요..공연 못 보시는 분들껜 정말 죄송해요..T.T)
92년도에 쓰신 글이니까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장장님 정말 한결 같으신 분이시란게 느껴지네요.
음악,공연에 대한 생각...
하다못해 그 재치스런 입담까지두요.
좀 닭살스럽긴 하지만 쭉~ 읽다보면 글속에 공장장님이 바라시는 [공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두 있답니다.
우리 지킬건 지키자구요!! ^^
딴지하나)요즘 가끔 선 뵈이시는 닭살스러움(?)..기원이 엄청 오래전이였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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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written by 이승환..
번호:6 글쓴이:桓長 조회:725 날짜:2001/01/29 21:34 ..
이 글은 이-오 앨범의 녹음이 막바지에 들면서
환님이 그룹 `올웨이즈'의 인원을 보강하고
라이브콘서트를 준비하던 어느 봄날 '하이틴'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92년 봄에요..^^
안녕하세요. 이승환입니다.
하이틴 애독자에게 공개 편지를 써달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편지 한장을 쓰려면 꼬박 밤을 새우며 끙끙대야 하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이것은 공개적으로 펼치는 고문이고 이승환을 음해하기 위한 음모가 아닐까.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송아지처럼 눈을 똥그랗게 뜨고
눈물을 그렁그렁하게 하고 이 편지를 씁니다. 떨립니다.
그래도 그동안 내게 편지를 보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한꺼번에(?)
답장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감히 펜을 들었습니다.
여러분, 건강하시지요. 꽃샘추위인지
지난 겨울 제대로 춥지 않았다고 뒤늦게 화풀이하는 건지
햇빛 쨍쨍하다가 우박 쏟아지고 다시 해가 나다가 비가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떠군요. 나도 유행에 뒤질 수가 없어서
약간의 감기와 몸살을 장만했습니다. 얼마 안 들었어요. 세일 중인 모양입니다.
감기를 달고 녹음을 하러 갔더니
다들 내게 멀찌감치 떨어져 얘기하면서 경의를 표하더군요.
녹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태호는 애저녁에 벌써 작업을 마쳤는데
나때문에 늦어져서 심통이 난 모양입니다.
감기를 나눠줄까. 몸살을 덜어줄까 생각 중입니다.
하필이면 오늘 녹음한 노래가 `우리'였습니다.
`태호랑 만나서 기쁘다'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었거든요.
태호뿐인가요. 여러분과 함께 만난 것도 기쁜 일이고,
만나는 사람 모두가 `우리'라는 생각이 든다면 서로 행복하지 않겠어요.
나의 착각(?)은 다른 노래에도 계속됩니다. `꿈꾸는 소년'으로 제목을 붙였는데
공연 실황같은 에팩트가 들리고 모든 여자가 자기를 좋아하는 소년을 노래한 것입니다.
나의 얘기냐구요? 절대로 아닙니다.
나는 모든 여자가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단 한 여자가 좋아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건...나'라는 곡은 처음에 클래시컬하게 시작했다가
끝에는 록으로 가는 6분짜리이며 `늘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도 녹음을 끝냈습니다.
이제 두, 세곡만 더 하면 늦어도 6월에는 햇빛을 볼수 있을 겁니다. ( 레코드가 햇빛보면 쭈그러들지요. 깜박 잊었습니다.)
그리고 그룹 `올웨이즈'(Always)의 멤버 보강이 끝나면
곧바로 라이브 콘서트를 기획할 것입니다.
그것은 가수인 나로서 가장 보람있고 행복한 시간들이기도 하지요.
팬여러분들과 얼굴을 맞대로 둘째줄 아홉번째 관객이 영희라는 것,
뒤에서 네번째 소녀가 전에도 전전번에도 봤던 기억은 내게 보물과 같습니다.
내가 처음 콘서트를 가졌던 것은 90년 5월 신나라콘서트홀이었습니다.
그때는 150분 정도 오신 걸로 기억합니다.
그후 소극장 공연을 오래하면서 여러분들의 따뜻한 사랑을 훔쳐보는 것은
저의 또 다른 행복이었지요.
함께 공연에 몰입할 수있는 관객들과는 마음의 맑은 흐름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것은 내게 생명과도 같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하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 아쉽고 섭섭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시냇물처럼 졸졸흐르다가 강물이 되니 흐린 물도 섞이는 것 같지요.
거창하게 말하라면 `공연문화의 정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공연장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가 부족한 행정당국에도 섭섭하구요.
여건 조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채 공연을 진행함으로써 오는 사고나 말썽을
방관하는 공연 연출자나, 약속을 저버리는 프로덕션도 섭섭합니다.
무지막지하게 막아대며 관객을 물건 취급하는 전경들도 섭섭하구요.
공연장에 가면 정학처분 내린다는 선생님에게도 섭섭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섭섭한 것은 공연 중에 이상한 소리를 질러 분위기를 깨뜨리거나 공연자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사람들이지요.
조용한 발라드를 부르고 있는데 `오빠 싸랑해요!" 하고 소리치면
아무리 분위기 있는 노래도 우습게 들리기 마련이고
그렇다면 노래 부르는 사람은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음악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감동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것이 아니지요.
관객이 가수에게 기쁨을 받는다면 그 가수 역시 관객에게서 기쁨을 얻는 것이지요.
나역시 여러분들의 따뜻한 사랑과 아름다운 마음에서 희망을 얻곤 합니다.
아무리 꽃샘추위가 내게 감기를 주었지만 봄날을 좋아합니다.
여러분의 맑은 눈동자를 보는 것같이 여겨지니까요.
이 편지를 읽는 분 모두에게 사랑과 평화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안녕.
카페 게시글
환장터 season1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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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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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2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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