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일정이 뭐가 중요해?’
2년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방한경기가 논란을 낳고 있다. 호화군단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파워엔진’
박지성의 모습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국내팬들의 즐거움이 되겠지만. K리그 일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맨유의 방한일정을 추진한 한 공연기획사의 ‘독불장군식 마케팅’이 K리그를 무시한 처사로 비난을 사고 있다.
맨유의 데이비드 길 사장은 지난 14일 마카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 여름 아시아 4개국(중국.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을 도는 ‘2009아시아투어’일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맨유의 한국 방한경기는 7월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맨유와 맞붙을 K리그팀은 아직 미정인 가운데 2년 전 맨유의 한국 방문 때 상대한 FC서울 혹은 2008년 K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맨유와 한국측 파트너인 공연기획사 ‘마스트 미디어’는 방한일정 확정에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문의를 하거나. 해당 구단과 제안 혹은 조율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낳고 있다.
올해 K리그 경기 스케줄을 들여다보면 맨유의 서울 경기 예정일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K리그는 제헌절 공휴일인 17일(금요일)부터 주말인 18.19일 사흘 중 홈팀이 하루를 택해 정규리그 16라운드를 치른다. 또 22일(수요일)에는 리그컵 8강 2차전이 잡혀있다. 그러므로 맨유의 서울경기는 정규리그가 있는 주말과 리그컵이 있는 수요일 사이의 월요일인 셈이다. 프로축구연맹 박용철 홍보부장은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맨유 투어 일정에 대해 들은 바 없다”라며 “알고싶지도 않고. 행여 그 때문에 프로경기 일정이 바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맨유 방한경기의 상대팀으로 거론되는 구단의 반응도 좋지 않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15일 “공식요청은 전혀 받은 바 없다. 7월20일 서울에서 하겠다는데 K리그 일정을 충분히 파악하고 추진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FC서울측도 “기본적으로 한 나라의 리그 일정이 결정된 뒤 상황을 보고 방문일정을 잡아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응했다.
결국 맨유가 이번 한국투어에서 경기는 하지 못하고 진짜 관광만 하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맨유는 2007년 아시아투어 때에도 아시안컵 개최기간 동안 개최지인 말레이시아에서 방문경기를 계획했다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항의로 방문일정을 뒤늦게 취소한 바 있다.
맨유의 한국측 파트너로 응찰했지만 맨유가 요구하는 금액이 너무 높아 포기했다는 한 스포츠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축구를 잘 모르는 공연기획사가 맨유와 조율하는데만 신경쓰느라 K리그 경기 일정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 같다”라고 씁쓸해했다.
정가연기자 what@
단체로 리모컨들고 맨유 서포팅하면 대박이겠다.. ㅋㅋ 여기는 ES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