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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군장성과 국방장관 등 일명 ‘군원로’들이 26일 오전 향군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들을 향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는 전직 군원로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직격탄을 날린 것에 대해, “우리들의 구국의 일념을 폄하하고 마치 국방비를 헛되게 낭비한 주범으로 몰아붙이는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에게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회견문에서 이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일생을 바쳐온 우리들은 지난 21일에 행한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우리 국민과 국군, 헌법을 모독하고 신성한 국방의무를 폄하한 데 대하여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주장이 사실 혹은 자격이 있는 말들인지부터 살펴보자.
군전투력은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먼저, “젊은이들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 그 동안에 열심히 활동하고 장가를 일찍 보내야 아이를 일찍 낳을 것 아니냐”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군원로들은 “국군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애국심을 가르쳐 훌륭한 민주시민으로 만들어 내는 국민교육의 도장”이라고 반박했다.
말이야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역대 국방장관 17명 중 오자복 전 장관은 지난 2005년 손자 2명이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유는 뭘까? 말할 필요 없이 ‘군면제’를 위해서다. 이게 ‘애국심’인가?
이들은 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지난 22일, “군 복무기간 단축 등을 비롯한 병역개선 방안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방안을 내 놓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군 인력수급의 어려움과 군 전투력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안위에 관한 중대 사안”이라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군 복무기간을 단축시키려는 시도에 대하여 우리는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좋다. 이들의 주장이 옳다고 하자. 그렇다면 하나만 물어보고 싶다. 이라크전과 그 이전에 벌어진 걸프전 등에서 미군이 병력이 많아서 전투력이 높았는가. 또 북한이 핵무기 개발이라는 비대칭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가 뭔가.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의 병력은 대략 80여 만 명 정도였다. 이 중에는 ‘공화국수비대’라는 이름의 ‘나름대로’ 정예부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저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는 수준의 병력이었다.
이에 비해 미군은 (수송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기는 하지만) 미 본토에서 공수한 제18공수군단과 유럽육군 소속의 기갑부대 등 약 40여 만명을 동원했다. 이 중, 18공수군단 예하에는 공격형·기동형 헬기만 수백대가 넘는다. 또 유럽육군 소속의 기갑부대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기갑전력인 M1A1 전차와 브레들리 보병전투차(장갑차)가 수백 대가 넘었다.
물론 해·공군 소속의 공중전력으로 이미 이라크군의 기간 통신망과 대공망 등을 거의 완전하게 파괴한 후에 지상전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이미 그 결과는 보나마나였다.
또 지난 이라크전에서는 사실상 미군은 제3기계화보병사단 하나로 전쟁을 수행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지금이 무슨 수나라 양제가 고구려를 침략하던 시기도 아니고, 더 이상 ‘쪽수’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군사전투력은 제대로 된 첨단 장비의 보유 유무와 장병들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복지, 그리고 ‘노블리스오블리제’로 대표되는 사회적 공동책임에서 나오는 것이지, 전직 ‘똥별’들이 말하는 것처럼, 병력의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이것을 모를 리는 없다. 다만, 자신의 명령(이라기보다는 사실 사적인 욕심채우기)에 죽는 시늉까지 하는 장병들을 많게는 수만 명씩을 거느리던 시절의 향수가 그들을 ‘치매 걸린 노인네’로 전락시킨 것이다.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북한 미사일이 노리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뿐일까
전직 ‘똥별들’의 주장 중 또 하나 웃기는 것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것이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북한 미사일의 공격대상은 누가 봐도 남한 국민들뿐”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속내는 뭘까. 정말로 남한의 인민들과 한국군의 주요 군사시설과 요충지를 ‘때리기 위한’ 것일까. 한 번 되짚어보자.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관한 소식과 정보가 전해질 때마다 가장 전율하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우리나라도, 미국도 아닌 바로 일본이다. 어떤 이는 ‘아마도 일본이 2차세계대전 당시 핵을 맞아본 경험이 있어서일 것’이라고 한다. 일견 타당한 주장이다.
그렇다면, 북의 핵실험이 확인되기 이전에도 일본은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을까. 그것은 미국의 전 세계적인 군사전략의 변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미국은 현재 거대한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과거 냉전시절에 러시아의 대평양 진출을 막는 거대한 항공모함 역할을 했듯이, 냉전 이후에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진출을 막는 기지 구실을 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의 ‘전역 미사일 방어망(MD)'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럴 때,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으로 하여금 ‘북·미 간 직접 대화’에 나서게 하거나, 언제 종료될지도 모르는 ‘북·일 외교 정상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들이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여기고 있는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차라리 일본을 직접 협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다. 또 북의 핵은 남한을 직접 겨냥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자랑하는 로동미사일과 대포동 미사일도 말고, 그냥 스커트미사일로 남한 내의 수십 개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에 미사일 비를 내려주면 되는 것이다. 그 중 단 하나의 원전만이라도 파괴할 수 있다면, 비용 대비 효과가 아주 좋은데 뭐 하러 비싼 돈 들여서 핵을 개발하는가.
구닥다리 같은 ‘GDP 대비 국방비 몇%’ 지껄이지 마라
전직 ‘똥별’들의 회견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오래 묵은 발언’은 남북한의 GDP 대비 국방비 규모에 관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매년 6·25 무렵에 들고나오는 이 레퍼토리는 이미 그 효과를 상실한지 오래다.
그 내용을 잠시 들여다보자면, “2006년 기준해서 우리 국방비는 GDP의 2.6%규모인데 북한은 GDP의 30% 이상이고, 더구나 우리 국방비 중 26%만이 전력 투자비”라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맹점이 있다. 먼저 남한의 GDP는 북한의 33배가 넘는다. 한 번 계산해 보시라. 북한의 GDP 30%이라는 것이 남한의 GDP 2.6%와 비교해서 얼마나 되는지를. 중학교 때 수학시간에 졸은 분이 아니면 간단하게 풀 수 있는 문제이므로 답은 제시하지 않는다.
또 “우리 국방비 중 전력투자비 비율이 26%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자신들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언제는 군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한다면서? 전투력이 떨어진다고 하면서 말이다.
전력투자비는 말 그대로 ‘신무기 도입’이나 ‘개발’ 등에 투입되는 예산을 말한다. 예를 들어 ‘금강사업’, ‘백두사업’, ‘한국형구축함 건조 사업’, ‘한국형 잠수함 건조사업’, ‘차세대 전투기 사업’ 등에 투입되는 돈이라는 뜻이다.
이게 적은 이유는 바로 하나다. ‘인건비’ 등의 ‘경상경비’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놓고 “인력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군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모순이다.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똥별’들
이들 전직 ‘똥별’들은 또 말했다. “한미연합사의 해체를 몰고 올 전시 작전통제권 논의를 중단하라”고 말이다. ‘한 입으로 두 말한다’는 것은 이럴 때를 두고 한 말이다.
전작권 환수에 반대한다는 전직 국방장관 등 ‘늙은 똥별’들 중, 최세창, 이병태 전 국방장관은 재임 때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최 전 장관은 지난 1992년 9월 국방대학원에서 가진 ‘국방정책의 방향’이란 특강에서 “미국과 이미 합의한 대로 주한미군의 평시 작전권을 93~95년 중에 이양 받은 뒤 미군의 전시 작전권도 96년부터 2000년 사이에 한국이 이양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이병태 전 장관 역시 1994년 12월 8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훈시를 통해 “(평시 작통권을 환수한) 금년은 군의 명예와 자부심에 대한 자성의 해임과 동시에 한국방위의 기틀을 마련한 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안보가 불안하니 전작권 환수에 반대한다’고? 그럼 1992년과 1994년은 지금보다 훨씬 안보가 평안했던 시기란 말인가?
주지하다시피 지난 1994년은 북핵 문제로 인해 미국이 이른바 ‘H-HOUR(폭격시간)’을 재던 시기다. 비록 이것이 실행되기 10시간 정도 전에 전격적으로 중지되긴 했지만, 당시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김영삼 대통령까지도 이를 까맣게 몰랐다.
이게 바로 전지작전권은커녕 평시작전권조차 없던 ‘자주국방’의 실체다. 노 대통령의 말을 좀 빌리자. “부끄러운 줄 알라.”
이들은 이어 “전작권이 환수되면 한미연합사는 해체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의 아둔한 시각을 반영하는 말이다.
‘참여포럼’ 겨울 특강의 네 번째 강사였던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은 “평작권을 환수 받을 당시 불충분하게 받아 왔다”며, “‘작전계획의 수립과 수행권, 군사훈련권, 정보권’ 등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그냥 줬다”고 밝혔다.
전작권 환수는 말 그대로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다. 군 작전권 중에서 핵심인 ‘군령’과 ‘군정’ 중, 군령은 우리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군정은 한미 대통령 모두에게 있다.
그런데 전작권은 군정권에 속한다. 헌법에 규정된 국군통수권이 명시돼 있지만, 전작권이 군사권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똥별’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전작권이 환수되면 한미연합사는 해체될지도 모른다. 껍데기만 남은 조직이 될 테니까.
하지만,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지금까지의 직렬적 지휘체계에서 병행적 지휘체계로 갈 것이다. 또 한미동맹의 요체라고 자신들이 주장해왔던 ‘상호방위조약’과 ‘전시주둔군 지위협정(SOFA)’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 중, SOFA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불평등한 곳이 없다. 매년 2000 건 이상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가 자행되고 있고, 이들은 ‘당연하게도’ 가벼운 처벌만을 받거나 아예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런 것부터 해결해놓고, 한미동맹 강화를 말하는 것이 훨씬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것이다.
한 마디 더 하자면, 전쟁억제는 한미연합사와 같은 조직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아프리카에 다자간 군사협력체제가 없어서 허구헌날 전쟁인가. 문제는 군사협력체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응능력이다.
북핵의 진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한반도를 위시한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동북아균형론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한 가지만 더 밝히고 넘어가자.
이번 성명에 이름을 올린 최세창 전 국방장관은 1979년 12·12 당시 3공수여단장으로 쿠데타에 병력을 동원하는 등 군사반란에 가담해 ‘반란모의 참여죄’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종구·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노태우 정권 당시 국방력 증강사업인 ‘율곡사업’과 관련해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이양호 전 국방장관은 1996년 희대의 로비사건이었던 무기중개상 린다 김과의 ‘몸로비’ 스캔들에 연루돼 장관직에서 해임된 뒤에도 구설수에 올랐다.
정래혁 전 국방장관은 1984년 부정축재자라는 투서를 받아 32억 원의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정계를 떠났다. 오자복 전 국방장관은 2005년 손자 2명이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윤성민 전 국방장관은 80년대 ‘녹화사업’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녹화사업은 전두환 정권이 1981~83년 사이에 학내외 집회 및 시위 차단을 목적으로 운동권 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특별교육을 시키고 보안사의 프락치 활동을 강요한 사건을 말한다.
윤 전 장관은 1982년 재임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문제 사병은 전방에 근무하도록 유도하고 전방부대에 있는 문제 사병은 후방 근무를 시키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지난 2002년 10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밝혀진 바 있다.
서종철 전 국방장관은 1975년 4월 인혁당 재건위 사건 당시 군법회의에서 8명에 대한 사형판결이 내려지자 그 즉시 사형집행명령서에 서명, 이들을 사형시킨 인물이다. 국정원 진실규명위원회는 최근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사실상 조작된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더 말해주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첫댓글 정말 글을 읽으니 통쾌합니다
이런 X별들에게 지출된 국민의 세금만 해도 얼마나 될른지...... 아까버라
병장님이 똥별들보다 났습니다.ㅎㅎㅎㅎㅎ
국군 장병 아저씨께...로 시작되는 위문편지 꽤 썼는데...그나저나 북한하고 많이 친해져서 핵이 어쩌구저쩌구해도 국민들은 별로 떨지도 않는데 잘난 아저씨들은 북한이 우리 위협한다고 자꾸 협박이나 해대고...안보와 사상이 그래도 아직 약발이 받는 모양입니다.
정말 왜 인간들이 부끄러운지들 모르고 저리 날뛰는지 원... 별을 달았었으면 별다운 행동을 해야지
ㅎㅎㅎ똥별... 창피한줄도 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