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고 있는 사진기가 일본제품입니다.
사진기 다섯 대와 렌즈 열여섯 개 중 사진기 네 대, 렌즈 열세 개가 일제입니다. 사실 이건 상당히 부끄럽고 낯 뜨거운 일입니다.
국산 사진기와 렌즈는 삼성에서 잘 만들다가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뒤에 접어서 지금 고급 사진기는 국산제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저도 돈이 여유가 있다면 사진기와 렌즈 전부를 다 독일제로 바꾸고 싶은데 상황이 그렇지를 못해 일제 사진기를 쓰면서 부끄러워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사진기와 렌즈 외엔 일본제품을 쓰지 않고, 소위 '일본식'이라는 것은 전부 피하고 있습니다.
<일본풍(風)이 거세다. 옷장 속부터 식탁 위까지, 일본 문화가 한국인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일본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소비의 자유'와 '도덕성'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2030 소비자 사이에선 역사적 아픔이 있는 만큼 일본풍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외식 분야는 일본 문화 대중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 중 하나다. 일본 음식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일본어로 된 상품, 식당 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30 소비자가 많이 몰리는 서울 홍대, 연남동, 강남 등 상권에서 일본 음식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가정식, 라멘집 등 한 집 건너 한 집이 일본어 간판을 내걸고 있는 상태. 종각, 합정에는 일본식 목조 건물 전체에 이자카야가 들어선 곳도 있다.
송유진씨(가명·27)는 "주변 지인들의 추천을 받고 얼마 전 종각에 있는 일본 술집에 방문했다. 건물 전체에 일본어 간판이 붙어 있는 걸 보니 신기했다. 모츠나베와 사케를 먹고 나오면서 친구가 '여기 진짜 일본 아니야?'라고 물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디저트 시장도 '왜색'이 짙어지고 있다. 모찌(찹쌀떡), 산도(샌드위치) 등 일본식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며 이를 판매하는 음식점도 많이 생겨났다. 편의점 업계도 '모찌롤', '타마고 산도' 등 일본식 명칭이 붙은 디저트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의류 시장은 '일본 브랜드 전성시대'다. 일본 기업인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2005년 한국에 들어온 유니클로는 진출 10년 만인 2015년 단일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후에도 매출은 △2016년 1조1822억원 △2017년 1조2376억원 △2018년 1조373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무인양품도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무인양품의 한국 매출액은 1378억원으로 2003년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본 문화 자체보다 이를 소비하는 이들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식'을 선호하는 이들을 '일빠(일본 극성팬)' '친일파' '매국노'라고 지칭하며 비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생적인 친일부역자를 뜻하는 '토착왜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직장인 정모씨(28)는 "일본도 싫지만 '일빠'가 더 싫다. 매국노, 토착왜구라는 말도 너무 약하다. 이를 대체할 만한 강력한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직장인 강모씨(30)는 "일본 여행가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100년된 우동집, 300년된 초밥집 등이 나온다.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그런 곳을 가서 '우와' 하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일본 아니었음 우리나라도 100년, 500년 가뿐히 넘는 주막집, 국밥집 전국에 널렸을 건데…"라고 말을 흐렸다.
반면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권모씨(27)는 "일본 음식, 일본 브랜드를 좋아하는 편이다. 같은 값이라도 일본 제품의 품질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전범기업 제품만 아니면 일본 브랜드를 소비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우리나라 대통령이 말로는 '친일파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과거의 친일파보다 더 무서운 것이 현재 살아있는 친일파일 것입니다. 일본 제품 쓰는 것을 좋아하고, 일본 여행을 선호하고 일본 문화를 숭상하는 사람들이 과거 일제시대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을 까요?
알면서도 그런 얘기를 했다면 위선이고, 모르고 했다면 무식한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제품이나 일본식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말로만 '친일파 청산'을 외쳐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것이 일본 것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일제를 쓴다고 하지만 소위 권력층, 지식층에서 일본을 선호하는 것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위선이고 정말 낯 뜨거운 일입니다. 특히 연예인들이 일제 광고에 나오고 그들이 진짜 일본 문화를 선호하는 모습들을 티비에서 아무 여과없이 보여주는 세상인데 대통령만 이를 모른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