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바람은 순하지 않다
연립 주택 옥상에 올라
기저귀를 내거는 뚱뚱한
새댁의 느린 걸음걸이
삼월의 바람은 출정하는 배들의
돛폭처럼, 흰 기저귀 하늘로
밀어올리고 뒤뚱거리는 새댁의 모습
귀지처럼 가볍게 눈앞에 떤다
다만 삭은 빨래집게의 풀어진
힘으로 우리를 이곳에 묶어두는
삶, 여러 번 살아도 다시 그리운,
[아, 입이 없는 것들],문학과지성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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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41 삼월의 바람은 /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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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14 06:3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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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앞으로 3월이면 이 시가 생각날 것 같아요.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