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전.
편지를 쓰고 짐을 싸 김포공항으로 갔지.
몇 시였는지 기억은 않나.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었고 신짜꽃밴 팬클럽 회장 나꽃을 처음 만났어.
8시에 열린 촛불문화제.
친해져 있던 지킴이들과 포옹을 하고.
음 그때도 그렇게 썼던 것 같네.
서로 차마 잘 지내냐고 물어보긴 힘들었다고.
그래도 다들 역시 왔구나.
잘 왔어. 라고 했던 것 같아.
엄보컬 아코디언 김선수 부부는 실력이 대단했고.
아라엄마가 엔지젤터에게 가디건을 선물해줬어.
마을회관 1층에서 유목이 내려주는 차를 마시고 그리고 새벽 내내 잠을 못 잤을 거야.
아마도 지금 이 시간 즈음하고 비슷하겠구나.
다음날 승민이하고 포구 쪽을 돌아다니며 스케치했어.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약골이 웃고.
그러다 화약고로 갔지.
기습적으로 화약을 옮길 수도 있다는 제보를 받고.
그날 화약은 움직이지 않았고. 자동차만 압수당했지.
저녁 촛불문화제 대신 의례회관에서 비상대책회의가 열렸어.
마을주민, 지킴이들 전부 모여.
새벽 6시 동광리 화약고에서 화약이 운반될 거라는 소식.
운반되는 화약을 막기 위해 다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논했어.
난 회의가 끝나고 화약고로 가게 되었어.
그래 정확히 1년 전이야.
남쪽으로 간다. #1 을 정리하며.
공교롭게도 오늘이 그 날이었구나.
강정 사진들을 보다보면 쓸데없이도 참 많이 찍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시시콜콜한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짜증이 나.
내 안 좋은 버릇중 하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