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황공!
처음 만난 자리에서
무엇이 황공했을까?
충정도 양반티를 내시느라고
황서방을 황공이라 불렀읍니까?
댁의 큰 따님께 장가들고 나서도 저를 보면 항상 황공해 했지요.
장모님은 잔잔하고 커다란 하나의 호수였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뒤로 하고 곱게 하늘나라로 떠나기 전
동자승처럼 앉아 계신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장모님 뺨에 살짝 입 맞춤.
그때 큰 사위 황공임을 금새 알아보셨나요?
그것이 마지막 작별인사였군요.
장모님께서 교회 다독대회에서 받은 상.
애기밥상 처럼 큼직한 성경책.
활자가 한 눈에 들어 오네요.
보고 싶습니다. 장모님.
황공입니다.
(주) 금년 3월 돌아가신 장모님을 생각하며 써보았습니다.
바쁜 회사 및 해외 주재 생활. 제대로 맏사위 구실을 못했지만
장모님은 95세에 천수를 누리고 아주 곱게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첫댓글 참사랑을 듬뿍 간직히신 황공선생님 ...잘읽었습니다. 본인의 애뜻한 사랑 이야기를 표현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더군요. 아! 나는 누구를 위한 사랑시를 써야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