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온 가족이 부산을 떨면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50분경. 체크인카운터에서 짐을 부치는데 근무자가 유모차에 타고 있던 제 아들을 보더니 유모차에다가 탭을 하나 걸어주더군요. 면세점 구경을 하다가 8시40분경 게이트에서 유모차(접는 유모차입니다)를 인계하고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자리를 찾아 휴대가방 집어넣고 앞에 모니터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승무원이 와서 뭐라 묻던데, 무방비상태에서 듣다보니 뭐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어도 마찬가지였겠지만..-_-.). 근데 다행이도 맨 마지막에 ‘--- child yummy?'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아, 무슨 어린이 먹을 것을 준다는 뜻인가보다 하는 생각에 가볍게 웃으며 Yes! 그러자 승무원이 좌석 위에다가 스티커를 한 장 붙여주고 가더니 간식과 점심 모두 아동용으로 갖다 주었습니다.(근데 귀국할때는 물어보지도 않고 알아서 스티커 붙이더군요)
아동용 기내식 - 볶음밥, 치킨, 참치샐러드, 카스테라, 사과주스, 초콜릿, 과자, 젤리 등
모두 애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입니다.
싱가폴항공 승무원들은 다 영어를 썼는데 명찰을 보니 한국인이 한 분 있었습니다.(돌아올때도 한국인이 한 분 계시더군요) 특별히 부탁할 일이 있으면 한국인 승무원을 찾으면 불편한 것은 없을 듯 싶습니다. 기내식은 큰 기대를 안 해서였는지 맛이 꽤 괜찮았구요, 원래 이코노미클래스 메뉴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요린데 다른 사람들보다 주문차례가 늦게 온 저한테는 돼지고기가 다 떨어졌다고 쇠고기 스테이크를 주더군요.(이런 횡재가..) 개인별 모니터는 한국영화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프로를 많이 해주었는데 전 그냥 음악만 주로 들었습니다.
창이공항에 도착한 것이 14시20분경. Arrival 표지판을 따라 가면 입국심사대 나오는데 별 물어보는 것 없이 도장 콱 찍어줍니다. 근데 다른 줄은 바로바로 빠져나가던데 제가 섰던 줄을 담당하던 인도계 여성근무자 행동이 무슨 슬로우비디오 찍는 것마냥 엄청 느리더라구요..제 뒤에 섰던 분들도 상황 파악하고 모두 다른 줄로 갈아타더니 결국 우리 가족이 제일 늦게 입국심사대를 통과했습니다.
자료조사하면서 미리 SIA스탑오버 카운터 위치를 머릿속에 그려놓았던 덕분으로 짐 찾고 세관검사 문 통과해서 바로 왼쪽으로 직진하자 수월하게 찾아갔습니다. 교통편 바우처 받고 스티커 주는데 그거 붙이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니 예의 꽃남방 아저씨들이 호텔 이름 부르면서 픽업해갑니다.
칼튼호텔까지는 한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도착하니 16시. 체크인하면서 미리 연습한대로 non-smoking room과 high story room을 요청했는데 10층을 받았습니다. 사전조사한다고 호텔 홈페이지(www.carltonhotel.sg)에서 알아볼 때 슈페리어 룸이 6-12층까지였으니까 잘 받은 셈이었습니다. 호텔 전체적으로 깔끔한 분위기에 은은한 향기(무슨 향인지는 모르겠음)를 느낄 수가 있구요, 룸 전망도 멀리 선텍시티, 바로 앞에 래플즈호텔, 오른쪽에 차임즈가 보여서 좋았습니다. 에어콘 잘 나오고 침대도 깨끗한데 화장실 시설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고, 실내 슬리퍼는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으니 갖다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칼튼호텔 룸에서 바라본 모습 - 멀리 선텍시티, 앞에 붉은갈색 지붕이 래플스호텔.
잠시 룸에서 쉬고 전망도 구경하다가 16시30분경 호텔을 나와 에스플러네이드로 향했습니다. 가는 방법은 바로 앞 래플즈시티로 들어가서 시청역까지 간 후 거기서 시티링크 몰을 구경하면서 한 5분 정도 가면 에스플러네이드와 바로 연결됩니다. 전부 시원한 지하로만 다니니까 좋더군요. 에스플러네이드 구경하다가 Roof Terrace에 올라가시면 옥상에서 바라보는 싱가폴 강변 전망이 좋습니다. 1층 까페에서 아들 먹으라고 머핀 한 개(3.6$) 사줬는데 가격은 꽤 비싼데 비해 맛은 별로 없었습니다.
Roof Terrace - 왼쪽에 플러톤호텔과 멀라이언, 오른쪽은 두리안 닮았다는 지붕
에스플러네이드 몰에서 멀리이언 공원을 바라보면 바로 왼쪽에 글루톤스베이 호커센터가 있습니다. 관광청에서 받은 ‘싱가포르가이드’ 책에 보면 후키와 차꿰띠아우가 최고 인기메뉴라는데 10번째와 11번째 가게에서 팝니다. 전 후키 중간크기(6$)와 차꿰띠아우 작은것(4$)을 시켰는데 저나 아내 입맛엔 굴오믈렛인 후키는 별로였고 차꿰띠아우는 꼭 짜장면 매콤한 것과 비슷해서 먹을 만 했습니다. 에스플러네이드 홈페이지(www.esplanade.com)에 가시면 글루톤스베이 호커센터에 있는 가게들의 대표 음식들을 잘 설명해놓고 있습니다.
차꿰띠아우 - 보기에도 짜장면하고 비슷함
저녁을 먹은 후 당초 계획은 에스플러네이드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이었는데 멀라이언 공원을 먼저 구경한 후 거기서 배를 타고 강변을 한 바퀴 돈 후 에스플러네이드에서 내리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리버크루즈 홈페이지(www.rivercruise.com.sg)에서 요금과 강변의 선착장들 위치를 미리 알아 두었거든요. 멀라이언까지는 다리 하나 건너면 되고(5분) 관광객 뿐만아니라 현지인들도 구경 많이 합니다. 날이 밝을 때 보다도 어두어져서 조명이 들어오니까 더 멋있습니다. 저흰 어느 여행기에서 본 것처럼 멀라이언 입에서 나오는 물줄기를 받아먹는 포즈로 사진 찍으니 주변 사람들이 막 웃더군요.
멀라이언공원 - 똑딱이인 제가 봐도 사진이 제법 근사하게 잘 나온 것 같음.
멀라이언 옆 유람선 매표소에 가니 리버크루즈 말고도 리버익스피어리언스(?)인가 하는 매표소가 같이 있었는데 아무거나 타도 되지만 전 미리 알아둔 리버크루즈에서 표를 샀습니다.(24$) 아이 표도 사야 되냐고 물었더니 유모차에 타고 있는 제 아들을 보더니 무료라고 하더군요. 19시50분쯤 탄 유람선은 30분 정도 탔는데 강바람도 시원하고 책에서만 보던 강변의 야경이 정말 멋있습니다. 아이는 좋아서 막 노래 부르고 춤추고 난리 났었습니다. 유람선에선 사진 찍기가 힘들다고 해서 캠코더로 찍었습니다.
첫날이라 아이가 피곤해 할 것 같아 에스플러네이드에서 내려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래플즈시티 지하에 있는 수퍼마켓에 들렀는데 생각외로 제법 규모가 크더군요.. 과일하고 생수, 음료수, 과자 등등 장을 보고(23.75$) 호텔에 돌아와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첫날일정 : 호텔 출발 - 에스플러네이드 - 글루톤스베이 호커센터 - 멀라이언공원 - 리버보트 - 래플즈시티 - 호텔 도착
첫댓글 저희는 내일 떠나는데요.. 저희 아들이랑 나이도 같고 유모차도 똑같네요..ㅎㅎ 후기 넘 재미있고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넘 자세하게 적어주셔서....저희 신랑보고도 일정작성하기전에 님 글 꼭 참조하라고 해야겠어요^^
맞아요 입국심사대 그여자 정말 짱나요-_-; 보고있음 속터짐.
잘 읽었습니다. 자세하게 정말 잘 쓰셨네요..감사~
잘 봤습니다. 다음편도 기대되요
앙~~볼려 그랬던..퇴근하래요. 언넝 집에 가서 봐야겠어요..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