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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2위가 비열하게 서열 1위를 이겨먹으려고 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자기 방에서 밀실단식 농성 중인 여당의 이정현대표가 농성을 잠시 접고 관훈클럽에 가서 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그것만으로는 좀 애매하다. 서열 2위가 1위를 이겨먹으려 하는 행위 자체가 비열하다는 말인지 아니면 서열 2위가 1위를 이겨먹을 수는 있지만 이번에 국회의장이 이겨먹으려는 방식이 비열하다는 말인지 분명치 않다는 거다. 전후 문맥으로 보면 아마 전자를 말하려 했던 것 아닐까 싶다.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은 서열 1위이고 국회의장은 서열 2위인데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을 국회의장이 해임 안을 통과시킨 것은 대통령에 대한 도전이라고 보는 게다. 삼권분립을 상식으로 아는 사람은 좀 엉뚱한 소리일 수 있다. 행정부의 수반과 입법부의 장 사이에 무슨 서열이 있단 말인가. 근데 분명히 서열이 있기는 하다. 국가적 행사나 국가 간 행사에서 지켜야 할 의전서열이라는 게 그거다. 국경일 예식에서 의자를 어떻게 배치하고 외국의 국가원수를 맞이할 때 어떤 순서로 배열할 것인가를 규정하는 것이 의전 서열이다. 그런데 이정현 대표는 이 의전 서열을 권력의 크기 서열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권력 서열 2위가 1위에 도전하는 것은 자체가 반역 행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정현 대표를 개인적으로 몇 번 만나 얘기를 나눈 적 있다. 벌써 15년이 넘은 일이다. 내가 5.18연구소에 있을 때 일인데, 5.18 당시 광주시장을 지냈던 구용상 전의원의 시장 재직 시 광주상황을 기록한 메모를 기증하겠다는 연락을 해 와서이다. 이정현은 구의원의 비서로 있다 구의원 병사 후 민자당 당직자로 있었다. 내가 그에게 나쁜 인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의리를 지키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한 가지 그가 의리를 너무 일방적 복종과 봉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기는 했다. 이런 의심은 김대중정부 시절 그가 야당 대변인으로 활약할 때 염려로 바뀌었는데, 자기 정당의 대표를 즐겨 집안의 가장으로 비유하는 것을 듣고 나서였다. 정당이나 국가를 가족과 비유하는 것은 유교의 가부장주의인데, 공화정시대에 그런 낡은 관점이 민주정당 대변인의 인식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염려에서였다. 홍보수석을 하면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빵갱이요 종북이라고 했을 때 염려는 염려를 넘어 두려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의전서열을 권력서열과 혼동하는 것을 보는 심정은 거의 공포에 가깝다. 왕조사회나 북한과 같은 의사왕조사회에서야 의전서열이 바로 권력서열을 의미할 것이다. 그래서 북한 관련 뉴스에 김정은과 가까이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관심을 갖고 그를 통해 북한의 권력구조 변화를 예측하지 않는가. 민주공화국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의전서열은 의전을 위해서 편의적으로 정해 놓은 순서일 뿐이다. 의전서열 1위라 해도 그가 어떤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권력은 오직 people에게만 있고 오직 people로부터만 나온다. 의전서열 1위가 지니고 있는 것은 권한, 즉 위임받은 권력일 뿐이다. people은 자신들의 권력을 일시적으로 위임받은 자가 그 권한을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사용하는지 대표자를 뽑아 감시하게 해놓았다. 그것이 국회고 국회를 대표하는 자가 국회의장이다. 권한을 위임받은 자와 권한의 사용을 감시하는 자 사이에 어떤 서열도 있을 수 없다.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장관 해임안을 제출하고 이를 통과시켰다면 그것은 그들의 임무를 다 한 것이다. 이것을 서열 2위가 서열 1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민주공화국의 이념에 대한 무지를 폭로하는 것이고 우리나라의 정체를 왕조국가로 오해하는 것이다. 이런 무지와 오해를 국가의전을 담당하는 하위 공무원이 지니고 있다면 별 문제 아닐지 모른다. 대통령과 하루에도 수 십 번씩 통화한다는 공당의 대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사태는 심각하다. 헌법에 반하는, 그래서 국기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 그 통화에서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오가는 줄 누가 알겠는가. 나는 이정현의 사고방식이 그가 앉아있는 자리가 높아질수록 점점 더 위험스러워진다는 것을 알고 전율한다. 국기를 문란케 하는 반헌법적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얼른 내려 앉혀야 하지 않을까? 누가 이정현이좀 어떻게 해줘요!!!!! |
첫댓글 이정현 대표의 말과 행동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박근혜씨에게 뇌를 헌납하고 대신 권력을 잡은게 아닌가하는 짖궂은 생각이 드네요 ㅋㅋ
어디서 들은 얘긴데요 이정현 대표가 당당하게 자기는 경제는 모르는데 법인세 인상은 막아야 한다라고 외쳤다고 하는데 허 ㅡ 참 한나라의 여당 대표가 경제를 모른다는 걸 아무렇치 않게 말하는 태도가 어의가 없고 한심하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거기다 모르면 그냥 가만히 있지 법인세인상은 막아야한다는 거 또 어찌알고 그러는 건지 머어 다 박통의 전화 받고 네네 알겠습니다 그대로 시행하겠습니다 그랬겠지요
이러다 정권교체하기도 전에 이나라가 존망하는 건 아닌지 ㅠ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