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화요일 눈이 왔다 그쳤다 하는 날
내 생애 최고로 즐거웠던 순간
난 지금 발이 뻐근하다. 하지만 기분은 좋다. 오늘 우리 가족이 어느 누구 하나도 빼놓지 않고 가족끼리의 데이트를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새해인데다가 심심했던 나머지 최대한 귀여운 척을 하면서 엄마와 아빠께 졸랐다.
“ 엄마, 나 예쁘지? 예쁜 아이는 상을 줘야죠? 그 상은 놀러가는 거예요!”
“ 우리 딸, 어디를 그렇게 가고 싶은데 안 하던 애교까지 하나?”
엄마의 물음에 나는 곧바로 제일가고 싶었던 시내를 외쳤다. 작년에도 가서 아주 즐겁게 놀았었기 때문에 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엄마께서는 좋다고 하셨고 오빠와 아빠역시 좋다고 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중구청에서 내려서 맛 집을 찾아 점점 올라갔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각이고 새해라서 그랬는지 가게가 죄다 쉬고 있었다. 연 가게를 찾아 우리는 쭉 올라가고 있었는데, 작년에 갔었던 아저씨 돈가스가 열고 있어서 그곳으로 들어갔다. 10분정도를 주울 걸어왔던 터라 다리와 손 등 두껍게 보호되지 않은 부분이 아주 차갑고 감각이 안 느껴질 정도로 얼어있었다. 하지만 가게에 들어와 아주 따듯한 스프를 먹고 있자니 몸이 모두 녹아버린 것 같았다. 나와 오빠는 치즈돈가스를, 엄마와 아빠는 그냥 돈가스를 시키고 오븐 스파게티도 시켰는데, 스파게티는 조금 물렁(?)했지만 아주 맛있었다. 돈가스 역시 아주 맛이 있었다. 다 먹고 나니 배도 빵빵하고 몸도 모두 녹아 마음이 아주 편했다. 가게를 나오니 제일 먼저 스티커 사진방이 눈에 띄었다.
“연정아, 우리 저거나 한 방 찍어보자! 엄마 전부터 저거 한 번 찍어보고 싶었는데......”
엄마의 말씀에 우리는 그 가게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가발과 모자, 가면 등이 있었다. 나는 노란 뽀글머리 가발을, 오빠는 스크림 가면, 아빠는 여우 모자를, 엄마는 마녀 모자를 고르셨다. 나는 엄마와 나중에 바꿨다. 우리는 액자를 고른 후 번갈아 가며 찍고 꾸민 후에 예쁜 알림말도 붙이고 넷이 같이 찍은 화면을 약간 짙은 분홍색으로 바꾸었다. 3천원을 내고 5,6만원 가족사진보다 더 예쁜 사진을 찍자 왠지 다시는 사진관에 가지 않고 스티커 사진만 찍고 싶었다.
“우리 매년 1월 1일마다 와서 사진에 이렇게 날짜도 써서 기념으로 모으자!”
엄마가 말씀하셔서 우리는 모두 좋다고 하였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핸드폰 폰팅 샾>이 눈에 띄었다. 우리 오빠는 그 곳에서 PUMA라고 써있는 것으로 폰팅을 했다. 그리고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였다. 다시 그 가게를 나와 지하상가 쪽으로 가 보니 시간은 3시가 되었다. 우리는 몸도 녹일 겸 미사도 드릴 겸 해서 대흥동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사를 끝내고 나와서 지하상가로 들어가 보니 그곳에는 예쁜 장식품, 화장품, 옷, 신발, 장신구 등이 아주 많이 팔고 있었다. 난 그 곳에서 하얀 옷 하나를 샀다.
다시 올라와서 성심당에 갔는데 그곳은 언제나 개미굴처럼 사람이 북적거리는 것 같다. 그곳에서 빵들을 좀 사고 나와 순돌이의 사료가 필요해서 큰 애완용품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골든 리트리버종의 큰 개와 아주 작고 못생긴 쭈글이가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왠지 쭈글이가 큰 개를 피해 다니는 것 같았다. 순돌이와 같은 요크셔테리어와 말티즈가 대부분이었고, 새끼 비글도 보였다. 모두들 너무 귀여웠다. 순돌이 간식을 2개 샀더니 아주머니가 4개를 덤으로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밖으로 나왔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 다시 사람 많은 시내로 들어갔다. 저녁은 아까 찍어두었던 CIN-CIN에 가서 먹기로 하였다. 친친은 만년동의 식당보다 작고 맛도 조금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여자아이 둘이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걸 모르고 있는 걸 보자 조금 불쌍했다.
다 먹고서 나와 큰 매장 두 곳을 다녀왔는데, 두 번째로 간 곳에서 오빠의 잠바와 나와 같이 쓸 모자 하나를 샀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오늘은 산 것도 많고 본 것도 많고 먹은 것도 많고 우리 가족의 사랑도 커져 더 없이 좋고 신난 하루였다. 엄마 말씀대로 매 해 1월 1일마다 시내에 와서 가족끼리 스티커 사진도 찍고 정도 쌓아갈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들뜨기만 하지 말고 새해 20008년에는 효도도 하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첫댓글 생각이나 글솜씨 또한 어른 스러운 연정이구나.